26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에어버스 A350과 보잉 B777 여객기를 개조해 화물을 싣는다. A350-900 여객기 1대에 있는 이코노미 좌석 283석을 떼내고 화물 적재 공간으로 만들었다. 승객과 승무원이 오갔을 객실 바닥에는 짐을 떠받치는 팰릿(pallet:화물운반대)가 설치됐다.
아시아나항공은 지난 2분기 적극적인 화물기 투입으로 예상을 뛰어넘어 영업이익 1151억 원을 일궈냈다. 당시 화물을 싣던 B777-200ER 여객기 2대 적재 공간을 넓혀 대당 2톤을 추가 확보했다. 아시아나항공은 총 수송 능력을 1152톤에서 1175톤으로 늘려 남은 3·4분기에도 실적 선방을 노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은 특히 초대형 여객기 A380을 활용해 국내 상공을 2시간가량 돌다가 지상으로 내려오는 체험 상품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10월 24일과 25일 각각 오전 11시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강릉, 포항, 김해, 제주 하늘을 비행하다 오후 1시 20분 다시 인천공항으로 돌아온다.
'하늘 위 호텔'로 불리는 A380 여객기는 그동안 국제선 중에서도 장거리 노선에 투입돼 왔다. 이번에 출시된 항공 상품은 코로나19로 국제선 항공편이 줄줄이 끊기면서 마련된 고육책이다. 조종사들의 A380 운항 자격을 유지해야 하는 데다 항공기를 가만히 세워두기만 해도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에 차라리 영공이라도 맴돌게 하겠다는 게 속사정이다.
대한항공 역시 최근 국토교통부 승인을 받아 B777 기종에 대한 개조 작업을 마치고 화물 수송에 뛰어들었다. 이에 따라 대한항공은 원래 있던 화물칸에 더해 객실 좌석 269석을 뜯어내고 총 32.8톤가량을 싣는다. 아울러 아시아나항공과 유사한 국내 상공 여행 상품 출시도 검토 중이다. 대한항공은 지난 2분기 국내 항공사 중 가장 많은 영업이익(1485억 원)을 냈다.
생존을 위한 사투는 저비용 항공사(LCC)들도 예외가 아니다. 진에어는 '좌석 뜯기'에 동참했고 이달 26일부터 제주와 중국 시안을 오가는 항공편을 주 2회로 증편 운항한다. 티웨이항공은 지난 14일 국토부로부터 인천과 중국 우한 간 노선(주 1회) 운항 재개를 허가받았다. 에어부산은 신라대와 배제대 등 항공 관련 학과가 개설된 대학과 연계해 학생들을 대상으로 승무원 실습 프로그램을 운영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로 항공업계 최대 화두는 생존이 됐다"라며 "대형 항공사들은 2분기 예상 외로 무난한 실적을 냈지만 3분기에도 선방할지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고 LCC 역시 코로나19 타격이 비교적 적은 국내 노선에서 출혈경쟁을 벌여 실적이 불투명하다"고 털어놨다.
성상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