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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대홍수에 코로나19 2차 파동, 전 세계 식량위기 '부채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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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대홍수에 코로나19 2차 파동, 전 세계 식량위기 '부채질'

식량 공급 유럽과 북미 불확실성 초래…코로나로 물류 봉쇄 밀가격 상승 예상

세계 최대 곡물수출국인 러시아의 한 농부가 밀을 수확하는 모습. 러시아는 지난 4~6월까지 밀 등 곡물수출을 유럽연합 이외의 국가에 대해 금지했다. 사진=바이두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세계 최대 곡물수출국인 러시아의 한 농부가 밀을 수확하는 모습. 러시아는 지난 4~6월까지 밀 등 곡물수출을 유럽연합 이외의 국가에 대해 금지했다. 사진=바이두 캡처
유럽과 미국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2차파동이 우려되면서 코로나발 세계식량 위기가 다시 지구촌을 불안속으로 몰아넣고 있다고 중국 시나통신이 29일(현지시각) 보도했다.

중국의 감염병 전문가인 장원홍(張文宏) 푸단대 산하 화산병원 감염내과 주임은 최근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의 2차파동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현재 영국에서는 2차파동에 휩싸였으며 프랑스에서는 보름정도, 스페인에서는 보름이상 진행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글로벌 통계웹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전세계에서 확인된 코로나19 확진자수가 3300만명을 돌파했다. 유럽에서의 2차파동은 최근 수일간 크게 확산되고 있으며 매주 확인된 코로나19 감염자수가 지난 3월 정점을 넘어섰다.

현재 전세계 확진자수 톱10 국가에는 유럽에서는 스페인 1개국이지만 이탈리아와 프랑스 등 유럽국가들이 2차파동으로 코로나19 최대확진지역이 된 지난 봄의 상황이 재연될 가능성이 높은 실정이다.

실제 확진자 데이터에 따르면 프랑스 및 기타 유럽국가들에서 코로나19 재확산이 급격하게 진행되고 있다.

프랑스에서는 지난 18일 하룻만에 1만3000명을 넘는 신규 확진자가 발생해 하루 확진자수에서 새로운 기록을 세웠으며 21일까지 3일만에 약 3만명의 확진자가 나왔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발표한 데이터에 따르면 지난 17일부터 21일까지 스페인에서 3만명 가까운 신규 확진자가 추가됐으며 지금까지 모두 67만명의 확진자가 확인됐다.
영국정부 최고과학보좌관인 패트릭 발란스 경은 지난 21일 코로나19 대응 기자회견을 열고 영국에서는 코로나19 재확산 속도를 늦추지 못하면 10월 중순께 하루 신규 확진자가 5만명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영국에서는 지금까지 40만건 가까운 코로나19 확진건수를 기록했다.

이에 따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22일 오전 내각회의, 긴급안보회의인 코브라 회의를 잇따라 주재하고 코로나19 대응 조치를 논의한 뒤 영국정부는 코로나19 재확산 그림자가 드리우자 결국 제2 봉쇄조치(lockdown)에 시동을 걸었다.

우선은 펍과 식당 등의 영업시간을 제한하는 정도지만 바이러스가 계속 확산하면 추후 더 엄격한 조치를 도입키로 했다.

코로나19 2차파동이 이처럼 현실화할 조짐을 보이자 세계적인 식량 공급망도 분명한 압력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국제식량 수송이 줄어들고 있으며 식량부족 위기가 다시 나타날 것이라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이에 따라 세계는 50년 만에 최악의 식량 위기에 처해 있으며 올해 최소 25개국이 심각한 기근 위험에 직면할 것이라는 경고가 나온다.

그러나 이번 식량위기는 지난 2007~2008년의 세계적 식량위기와는 달리 식량부족 리스크는 장기적인 문제가 아니라 세계 식량비축은 여전히 충분한 상황이다. 이번의 식량문제는 곡물수송이 원활하지 않고 무역보호주의적인 곡물수출 규제에 있다.

최근 세계 곡물 무역이 활발해지면서 무역 물량이 증가추세를 보이고 있다. 유럽과 북미는 세계 식량수출의 주요 공급처이며 아시아와 아프리카는 세계식량 수입의 주요지역이다. 유럽에서의 코로나19 2차파동은 또다시 전례없는 불확실성을 글로벌 식량 공급망에 초래하고 있는 상황이다.

또한 식품 폐기물에 관해서는 유럽이 가장 심각한 식품 폐기물을 발생하는 지역이며 매년 2억명을 부양하는데 충분한 식품이 낭비되고 있다. 이코노미스트와 이탈리아 바릴라식품영양센터(BCFN)가 공동으로 발행한 보고서에 따르면 지나 2019년 가장 심각한 식품폐기물의 대부분은 선진국에서 발생했으며 식품폐기물 과대 발생 4개국은 유럽의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탈리아였다.

◇ 전세계 밀 가격 급격한 상승추세


올해초 이후 세계의 밀가격은 상승추세를 나타내고 있다. 지속적인 코로나19 팬데믹과 극단적인 기후변화에 따라 밀 생산국은 독자의 식량안전보장을 확보하는 데에 우선했다. 또한 코로나19 2차 파동으로 인해 물류가 봉쇄돼 밀가격은 상승할 것으로 예상된다.

9월 셋째주(18일까지) 세계 밀가격은 대부분 상승했다. 지난 18일 시카고상품거래소(CBOT)에서 적색연질밀(SRW)의 12월 선물가격은 일주일 전보다 부쉘당 약 33센트 상승한 5.7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캔자스시티선물거래소(KCBT)의 적색경질밀(HRW) 12월 선물가격은 부쉘당 5.0425달러에 거래됐으며 1주일 전보다 33센트 올랐다. 미니애폴리스곡물거래소(MGEX)의 12월 HRW 선물가격은 19센트 오른 5.5125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파리 유로넥스트(Euronext) 12월분 인도 제분밀 가격은 일주일 전보다 6유로 상승한 톤당 약 194.50유로에 거래를 끝냈다. 아르헨티나 밀의 현물 가격은 본선인도(FOB)조건 가격으로 일주일 전보다 1달러 오른 톤당 245달러였다. 중국 정저우(郑州)상품거래소 선물시장에서 내년 1월 밀 선물가격은 일주일전보다 1위안 하락한 톤당 약 2627위안으로 마감됐다.

최근 터키와 사우디아라비아의 경쟁으로 러시아산 밀의 수출 가격이 톤당 222달러로 상승해 올 시즌 최고가 기록을 세웠다. 두 나라 모두 러시아 산 밀을 대량 구매하고 있다.

또한 국제입찰 상황으로 판단해도 많은 나라들이 밀을 대규모로 구입해 식량 안전을 확보하기 위해 저장소에 쌓아두고 있는 상황이다.

지난 16일 이집트 국영수입업체 GASC는 입찰을 통해 23만5000만톤의 밀을 구입해 11월중순에 이집트정부에 납품했다. 평균 FOB가격은 톤당 233.8달러였으며 운임포함 인도가격(CFR)은 249.35달러였다. 이집트의 밀수입에는 러시아의 밀 4척분과 폴란드의 밀 1척분을 포함한다. 이집트가 폴란드 밀을 수입한 것은 지난 2015년 10월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18일 트레이더들은 미국의 농작물 가공기업인 ADM이 미국밀 8만2400톤을 한국제분협회(KOFMIA)에 판매했는데 평균 FOB 밀가격이 톤당 240.58달러였다.

트레이더들에 따르면 지난 18일 튀니지 국가곡물관리국(ODC)는 입찰을 통해 5만톤의 듀럼밀과 7만5000톤의 보리를 매입했다. 그러나 가격이 너무 비쌌기 때문에 요구했던 4만2000톤의 밀을 구매할 수 없었다.

지난 17일에는 요르단 무역부는 12만톤의 밀을 구입하기 위한 입찰을 열었으며 오는 23일 종료된다.

아르헨티나 부에노스아이레스곡물거래소가 아르헨티나 북부지역을 강타한 가뭄이 심각해져 수확되지 않은 밀밭 수가 증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 현재 세계식량 현황


현재 세계 식량공급은 비교적 충분한 상황이다.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세계 식량공급(대두 제외)은 34억7000만톤이며 총수요는 26억7000만톤으로 재고량이 거의 8억톤에 달한다. 재고소비율은 30% 가까이 되면서 공급측면에서 보면 세계식량은 부족하지 않은 상황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는 코로나19 팬데믹에 따라 4가지 요인으로 식량위기를 악화시키고 있다고 지적했다. 첫째로는 고용률이 떨어지고 임금이 하락하는데도 식량가격은 상승하고 있다는 것이다. 두 번째로는 팬데믹 대응책이 영향을 미치고 있다. 세 번째로는 정부세입의 감소를 들었다. 네 번째로는 팬데믹으로 인한 정치적 혼란과 분쟁을 꼽았다.

식량유통과 공급에 있어서 인위적인 장애물이 생기면서 식량 수입에 의존하는 지역은 심각한 문제에 직면하고 있는 상황이다.

유엔 세계식량계획(World Food Programme)의 발레리 과르니에리(Valerie Guarnieri) 부사무총장은 최근 콩고, 예멘, 남수단 그리고 수백만명의 기아에 시달리고 있는 국가들을 포함한 아프리카국가들은 현재 심각한 식량위기에 직면해있다고 지적했다.

대부분 기근의 이유는 식량공급의 감소가 아니라 사회적 및 경제적 요인이다. 레바논은 대규모 폭발사고에 휩싸였으며 주요 곡물창고가 폭발사고로 파괴됐으며 밀가루 재고량은 6주미만으로 예상되고 있다. 또한 레바논에서는 농업부문 투자 부족으로 주식인 밀의 최대 80%를 주로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에서 수입하고 있다. 러시아는 주요한 세계 곡물 수출국으로 지난 10년내에 처음으로 곡물수출 금지조치를 내렸으며 밀, 보리, 옥수수, 혼합밀 등 공물을 4~6월까지 유럽연합(EU) 이외의 국가에 수출하는 것을 중단했다.

식량수출 제한과 우려와 함께 이에 따른 식량비축은 국제적인 식량가격의 상승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집트는 세계 최대 밀 수입국이며 이집트 정부는 이전 최대 8개월간 곡물비축을 준비하기 위해 프랑스와 러시아로부터 대량의 곡물을 매입하고 있으며 이같은 움직임은 세계 밀가격의 급등을 가져왔다.

올해 5월에 식량수출의 약 3.8%가 제한됐지만 2007~2008년 세계 식량위기기간동안에는 식량수출의 약 4.7%가 제한됐다. 당시 국제 쌀가격은 216%, 밀은 136%, 옥수수는 125% 급등했다. 저소득 식량수입국으로서는 국내의 식료품가격이 상승하고 있으며 많은 빈곤층 사람들이 충분한 식량을 얻기가 어려워지고 있다. 식량수입국에서는 수출제한 또는 식료품시장의 수요감소, 식량 재고비용의 증가 및 전체적인 국내소비수준의 저하로 이어지고 있다. 이에 따른 식량수입국의 국내 식료품 가격하락은 식량생산국의 소득수준에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박경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hjcho1017@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