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 공모전은 인천 부평 미쓰비시 사택지의 역사적 가치와 교훈을 남기고 지역주민들의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상생을 모색하기 위해 ‘병참기지화의 현장, 부평 미쓰비시 사택지의 실천적 재생’을 주제로 열렸다.
박유진(28)·김명수(27)·서재연(27)학생은 철거를 원하는 주민들과 보존을 원하는 외부인들의 첨예한 대립에 주목하며, ‘이 땅에 무엇을 남길 것인가’란 고민 끝에 형태와 공간을 남기는 대안을 제시했다. 학생들은 “금방이라도 무너질 것 같은 구시대 유물의 껍데기는 벗기고 알맹이인 형태만을 남김으로써 당시 강제노동자들의 생활상을 드러내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학생들은 형태를 유지하면서 새로운 모습을 만들어내기 위해 본을 뜨는 방식을 선택했다. 낡은 벽과 삭은 판자지붕 등 줄사택의 외관은 지우고 순수한 줄사택의 형태(VOID)만 남겼다. 줄사택을 역전해 빈 공간으로 규정하고 빈 공간 사이를 새로운 ‘구축’으로 채웠다.
학생들은 “길게 늘어진 줄사택의 형태(VOID)는 부평일대의 기억을 모아서 보여주는 부평동 기록소의 전시대상이자 전시공간, 전시동선이 될 수 있다”며 “방문자들은 이제 밖에서 낡은 외형을 바라보는 것이 아니라 내부에서 당시 생활환경을 경험하며 전시물 모두를 시공간적으로 체험해 기록(기억)하게 된다”고 말했다.
온기동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1699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