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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대선후보 토론회 앞두고 주목받는 트럼프의 '정치적 재주 10가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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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대선후보 토론회 앞두고 주목받는 트럼프의 '정치적 재주 10가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로이터

미국 대통령선거를 35일 앞둔 29일(이하 현지시간) 오하이오주 클리블랜드에서 첫 번째 토론회를 갖는 것을 시작으로 재선을 노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당선을 노리는 조 바이든 민주당 후보가 총 세 번의 토론회에서 격돌한다.

미국 시민운동의 상징이자 무소속으로 대선에 4차례 출마한 적이 있는 랄프 네이더와 작가 마크 그린은 27일 미국 대안매체 커먼드림즈에 게재한 기고에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코로나19) 사태에 대한 대응을 책임지는 위치에 있으나 제대로 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많고 대선 결과가 마음에 들지 않으면 불복할 수도 있음을 내비치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이 이번 토론회를 어떻게 활용할지 주목된다면서 ‘트럼프만의 정치적 재주 10가지’를 소개했다.

네이더와 그린은 ‘미국의 좌초와 트럼프의 불법과 거짓말(Wrecking Amercia: How Trump's Lawbreaking and Lies Betray All)’이란 책을 함께 지어 최근에 펴냈다.

◇도매급 정치의 달인


검은 백조는 흔한 백조가 아니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한 마리 검은 백조가 나타나면 마치 모든 백조가 검은 백조인 것처럼 몰아가는 재주가 있다는 게 이들의 분석이다.

그 근거로 최근 경찰 폭력에 의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 사망 사건에 항의하는 시위가 미국 전역에서 들불처럼 번졌을 때 이번 사건과 무관하게 수년전 경찰을 능멸하는 발언을 한 사람을 거론하면서 평화적인 시위를 벌인 시민들까지 폭도나 무정부의주의자로 매도한 사례를 들었다.

◇입으로 하는 정치의 달인


트럼프는 일어나지 않아 검증하기 어려운 말, 자신의 생각대로 하지 않을 경우 어떤 불행한 일이 벌어질 것인지를 과장해 강조하면서 여론에 영향을 미치는 능력을 지녔다는 게 이들의 평가다. 행동보다 말이 빠르기 때문에 트럼프는 나이키의 유명한 광고카피 ‘Just Do It(일단 해봐)'마저도 'Just Say It(일단 말해봐)’로 고치고도 남을 사람이라는 얘기다.

◇두려움 정치의 달인

트럼프는 군주론으로 유명한 이탈리아 철학자 마이카벨리의 철학에 입각해 통치하는 스타일로 평가된다. 그 가운데 ‘동시에 둘다 얻을 수 없다면 사랑보다는 두려움의 대상이 되는 게 훨씬 더 안전하다’는 마키아벨리의 주장을 절대적으로 신봉하는 것으로 보인다. 일상적인 트윗을 할 때 누군가를 증오하는 발언을 쏟아내거나 탄핵위기에 몰렸을 때 오히려 같은 공화당 상원의원들에게 윽박을 지르는 방식으로 위기를 타개하는 방식은 트럼프만의 ‘위험하지만 효과를 무시할 수도 없는’ 방식이다.

◇미사여구의 달인


트럼프는 진짜 질문이 아니라 수사적인, 미사여구의 질문을 종종 던짐으로써 본질을 호도하고 국민을 오도하는 데도 능하다는 게 이들의 평가다.

◇적반하장의 달인


누군가 자신의 약점을 공격하면 곧바로 공격하는 사람의 약점을 공격해 원래의 공격을 잊어버리 게 하는 적반하장이 트럼프의 특기다. 낸시 펠로시 미 하원의장이 ‘Make America Great Again(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자)’은 트럼프표 캐치프레이즈를 ‘Make America White Again(미국을 백인국가로 다시 만들자)’이라는 뜻이라며 트럼프의 인종차별적 발언을 비판한 것에 대해 ‘트럼프 진영에서는 인종이라는 말 자체를 꺼내는 것이 금기시돼 있다’며 역공을 퍼부은 것이 한 예다.

◇확증편향의 달인


트럼프처럼 과학을 무시하고 확증편향에 사로잡힌 정치인도 없다는 평가다. 팩트에 기반해 결론을 내는 방식에는 관심이 없고 정해놓은 결론에 따라 팩트를 구성하는 게 트럼프의 방식이라는 얘기.

◇인과오류의 달인


수탉이 울기 때문에 새벽이 오는 것처럼 말하는 것을 인과오류의 대표적 사례로 꼽는다. 자신에게 유리한 일이면 무리하게 자신의 업적인 것처럼 과장해 스스로 치켜세우고 불리한 일이면 최소한의 인과관계도 무시하고 부정하는 데 트럼프처럼 능한 정치인은 드물다.

◇양비론의 달인


지난 2017년 버지니아주 샬러츠빌에서 혐오를 부추기는 집회를 연 백인우월주의 극우단체의 집회에 대해 반발하는 맞불 시위가 열리자 맞불 시위에 극우단체가 폭력을 행사한 사태에 대해 트럼프가 양쪽 다 좋은 사람들이라는 식으로 넘어간 것이 그의 철저한 양비론을 보여준다.

◇과장의 달인


트럼프만한 과장의 달인도 없다는 게 이들의 평가다. 지난 2016년 선거에서 자신이 대통령으로 선출되지 않았으면 북한과 핵 전쟁이 벌써 일어나고도 남았을 것이라는 발언이 대표적이다.

◇거짓말의 달인


트럼프는 사자의 왕 ‘라이언 킹(Lion King)'이 아니라 거짓말의 제왕 ‘라잉 킹(Lying King)’으로 불리기도 한다. 정도의 차이는 있으나 이 세상에 거짓말 한번 안하는 대통령은 없지만 트럼프의 문제는 어쩌다 불가피하게 거짓말을 하는 게 아니라 입을 열 때마다 한다는 데 있다는 게 이들의 평가다.


이혜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rock@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