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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나서는 대어 크래프톤, 한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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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장나서는 대어 크래프톤, 한계는?

IPO준비하는 크래프톤, ‘배그’ 히트작으로 매출 고공행진
단일 인기작 ‘배그’에 압도적인 매출 치중…‘한계성’ 지적 여전
印 정부 배그 차단 장기화…美, 텐센트 등 中기업 압박 ‘변수’

[사진=크래프톤]이미지 확대보기
[사진=크래프톤]
하반기 기업공개(IPO) 최대어로 꼽히는 크래프톤이 상장을 위한 절차에 돌입했다. 크래프톤이 각 증권사에 입찰제안요청서(RFP)을 송부하고 동시에 게임 개발 집중도를 높이기 위해 독립스튜디오와 비개발 부문 통합법인 체제로 법인을 재편하는 등 기업공개(IPO)를 향한 움직임이 어느 때보다도 분주하다.

지난달 25일 IPO를 앞두고 단행한 크래프톤의 조직개편은 '선택과 집중'으로 요약된다. 크래프톤은 비개발 조직인 펍지(PUBG), 펍지랩스, 펍지웍스를 흡수합병해 경영 효율성을 높였다.
이번 통합법인은 다양한 타이틀을 효과적으로 자체 서비스할 수 있는 역량과 스케일을 확보해 '펍지 스튜디오', 협동과 성장 기반의 MMORPG를 개발하는 '블루홀 스튜디오', 캐주얼게임 중심의 제작 스튜디오 등의 독립 스튜디오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업무환경을 조성하는 역할을 하게 된다. 물적분할로 설립되는 블루홀 스튜디오는 '테라', '엘리온' 및 신규 개발 중인 RPG 게임 개발 등을 담당한다.

조직을 집중화해 경영 효율과 개발 역량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김창한 대표도 “제작중심의 콘텐츠 개발 회사로 운영될 것”이라며 “특정한 장르에서 경쟁력 있는 제작 능력을 갖추고, 자체적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는 책임 제작을 실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크래프톤이 조직개편으로 분위기를 띄우고 있지만 IPO를 향한 한계성 극복이 여전히 지적되고 있다. 글로벌 인기작인 배틀그라운드의 높은 의존성이 그중 하나다. 주요 게임사인 엔씨소프트와 넥슨, 넷마블 등은 다수의 인기 게임을 확보하고 있어 변동성에 탄력적이지만 크래프톤 매출 약 80% 이상이 배틀그라운에 집중돼 있어 포트폴리오 경직성은 위협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크래프톤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8872억 원으로 영업이익 5173억 원을 기록, 엔씨소프트(4504억원)와 넷마블(1022억원) 영업이익을 뛰어넘었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등 수익 채널은 여러 게임으로 분산돼 있지만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매출에 편중돼 있다는 점이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와 테라를 제외한 골프팅, 볼링킹, 아처리킹, 테라클래스 등은 좀처럼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 대표가 RFP 송부와 조직개편을 단행한 것도 이러한 한계 극복을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크래프톤이 연내에 출시를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엘리온'을 기대하는 이유다. 국내와 북미, 유럽, 오세아니아 등 지역 퍼블리싱을 맡고 있는 카카오게임즈도 '엘리온'을 통해 또다시 흥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엘리온이 예상대로 '흥행몰이'를 이끌어낸다면 크래프톤의 IPO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에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게임사들이 하반기 신작 출시를 예고해 치열한 경쟁과정에서 상대적으로 흥행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미국의 제재를 받고 있는 중국의 거대 인터넷 기업인 텐센트와의 관계성도 변수다. 크래프톤 2대 주주(13.2%)인 텐센트는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글로벌 운영권을 보유, 크래프톤의 최대 수익 채널이다. 그러나 인도와 중국간 국경분쟁 촉발로 텐센트가 서비스한 배틀그라운드의 인도 현지 서비스가 중단된 상태다. 글로벌 최대의 게임 시장 인도에서 앱 다운로드 건수만 1억8000건에 이르는 등 압도적 인기를 누려왔지만 서비스 중단으로 크래프톤의 실적 타격이 예상되고 있다.

게다가 인도 서비스 중단 장기화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텐센트가 인도 서비스 운영권을 크래프톤 자회사인 '펍지'에 넘기고 배틀그라운드 서비스 재개에 나서고 있지만 인도 정부내에서 부정적 기류가 강해 당장의 서비스 재개는 힘들다는 게 외신 등의 관측이다.

미국 행정부 제재가 텐센트의 게임 분야를 향하고 있는 것도 크래프톤로으선 부담이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글로벌 서비스 운영권을 텐센트가 보유하고 있어서다. 미국 제재 화살이 화웨이에 이어 SMIC, 바이트댄스 등에서 텐센트 게임 분야까지 겨냥할 경우 크래프톤도 미국 제재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