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5일 IPO를 앞두고 단행한 크래프톤의 조직개편은 '선택과 집중'으로 요약된다. 크래프톤은 비개발 조직인 펍지(PUBG), 펍지랩스, 펍지웍스를 흡수합병해 경영 효율성을 높였다.
조직을 집중화해 경영 효율과 개발 역량을 높이겠다는 전략이다. 김창한 대표도 “제작중심의 콘텐츠 개발 회사로 운영될 것”이라며 “특정한 장르에서 경쟁력 있는 제작 능력을 갖추고, 자체적으로 지속가능한 성장을 할 수 있는 책임 제작을 실현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크래프톤이 조직개편으로 분위기를 띄우고 있지만 IPO를 향한 한계성 극복이 여전히 지적되고 있다. 글로벌 인기작인 배틀그라운드의 높은 의존성이 그중 하나다. 주요 게임사인 엔씨소프트와 넥슨, 넷마블 등은 다수의 인기 게임을 확보하고 있어 변동성에 탄력적이지만 크래프톤 매출 약 80% 이상이 배틀그라운에 집중돼 있어 포트폴리오 경직성은 위협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크래프톤의 올해 상반기 매출액은 8872억 원으로 영업이익 5173억 원을 기록, 엔씨소프트(4504억원)와 넷마블(1022억원) 영업이익을 뛰어넘었다. 엔씨소프트와 넷마블 등 수익 채널은 여러 게임으로 분산돼 있지만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 매출에 편중돼 있다는 점이다. 크래프톤은 배틀그라운드와 테라를 제외한 골프팅, 볼링킹, 아처리킹, 테라클래스 등은 좀처럼 존재감을 드러내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김 대표가 RFP 송부와 조직개편을 단행한 것도 이러한 한계 극복을 위한 조치로 해석된다.
크래프톤이 연내에 출시를 목표로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대규모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엘리온'을 기대하는 이유다. 국내와 북미, 유럽, 오세아니아 등 지역 퍼블리싱을 맡고 있는 카카오게임즈도 '엘리온'을 통해 또다시 흥행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엘리온이 예상대로 '흥행몰이'를 이끌어낸다면 크래프톤의 IPO에도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최근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영향에 힘입어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는 게임사들이 하반기 신작 출시를 예고해 치열한 경쟁과정에서 상대적으로 흥행이 제한적일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게다가 인도 서비스 중단 장기화 가능성마저 제기된다. 텐센트가 인도 서비스 운영권을 크래프톤 자회사인 '펍지'에 넘기고 배틀그라운드 서비스 재개에 나서고 있지만 인도 정부내에서 부정적 기류가 강해 당장의 서비스 재개는 힘들다는 게 외신 등의 관측이다.
미국 행정부 제재가 텐센트의 게임 분야를 향하고 있는 것도 크래프톤로으선 부담이다.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글로벌 서비스 운영권을 텐센트가 보유하고 있어서다. 미국 제재 화살이 화웨이에 이어 SMIC, 바이트댄스 등에서 텐센트 게임 분야까지 겨냥할 경우 크래프톤도 미국 제재에서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관측된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