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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코로나19 이후 일본 M&A 시장 현황과 전망(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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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코로나19 이후 일본 M&A 시장 현황과 전망(1)

사와다 히데유키 주식회사 RECOF 기획관리부 리서치 담당


1. 일본 M&A 시장 추이: 2011년 1687건을 저점으로 꾸준히 증가해 2019년 4088건으로


본 기고는 ‘코로나19 이후 일본 M&A 시장 현황과 전망’을 2편에 걸쳐 다룬다. 먼저 1편에서는 일본 M&A 시장의 주요 동향에 대해 알아본다.

필자가 속한 RECOF는 1987년 설립된 일본 최고의 M&A 자문회사로, 그룹 내 계열사인 RECOF DATA는 1985년 이후 발표된 일본 기업의 M&A 데이터를 집계해왔다. (주1 참조) 해당 자료에 따르면 1998년까지 수백 건 정도로 추산된 M&A 건수는 1999년에 처음으로 1000건을 상회한 이후 폭발적으로 증가해 2005~2007년에는 매년 약 2700건이라는 수준에 도달했다. 건수 증가 요인 중 하나로는 90년대 후반 ‘일본판 빅뱅’으로 불리는 금융제도 개혁의 일환으로 순수지주회사 제도의 해금과 주식교환 및 주식 이전제도 도입 등의 제도개정이 시행되면서 M&A 계획이 활발하게 진행된 점을 들 수 있다.

그 후 2008년의 리먼 쇼크를 계기로 경기가 크게 후퇴해 M&A 건수도 감소했다. 2011년 1687건을 저점으로 이후 회복세로 돌아서 2017년에는 3050건으로 과거 최다를 기록했다. 이후로도 M&A 건수는 꾸준히 늘어 2019년에는 4088건을 기록했다. 2011년과 2019년의 M&A 건수를 IN-IN(일본 기업 간 M&A)과 IN-OUT(일본 기업 인수 외국기업 매각), OUT-IN(외국기업 인수 일본 기업 매각)으로 나눠 보면 IN-IN은 1086건에서 3000건으로 거의 3배 가까이 늘었다. IN-OUT은 455건에서 826건으로 1.8배 증가했다. OUT-IN의 경우에 건수 자체는 적지만 146건에서 262건으로 증가 추세다. 특히 IN-OUT 건수는 2012년에 역대 최고치인 517건을 기록한 이후 2014년 이후 매년 최고치를 경신하고 있다. IN-OUT에는 눈길을 끄는 대형 안건이 많다. 2016년에는 소프트뱅크가 인수금액 기준 사상 최대규모인 3조3000억 엔을 투자해 ARM HOLDINGS(영국의 반도체 설계기업)를 인수했다. (주2 참조) 2018년에는 다케다약품공업이 약 7조 엔을 투자해 SHIRE(아일랜드의 제약회사)를 인수했다. 그러나 전체 M&A 건수에서의 구성으로 보면 IN-IN이 매년 전체의 70% 정도로 비중이 높다.

M&A 건수의 변동추이는 다음과 같은 복합적인 요인에 근거한 것으로 생각된다. 2012년 12월 발족한 제2차 아베 정권은 ‘아베노믹스’라는 성장전략을 수립 및 실시했다. 이후 일본은행에 의한 금융완화를 배경으로 엔화약세, 주가 상승, 금리 저하가 진전되면서 기업실적이 회복돼 보다 적극적인 경영전략을 내세운 기업이 늘었다.

한편, 일본 기업의 수익원 자체가 장기간 침체를 겪고 있는 점을 고려해 아베 정권은 일본 재부흥 전략의 일환으로 상장기업의 수익향상을 위한 기업 지배구조 개혁을 추진했다. 2014년에는 기관투자가 건설적인 대화(Engagement) 등을 통해 투자기업의 지속적인 성장을 촉진해 수탁자 책임을 완수하기 위한 원칙인 ‘일본판 스튜어드십 코드’를 발표했다. 2015년에는 기업의 지속적인 성장과 중장기적인 기업가치 향상을 위한 기업 지배구조 규범인 ‘기업 거버넌스 코드’를 발표했다. 그간 이토 쿠니오 히토츠바시 대학원 교수를 중심으로 하는 프로젝트팀이 ‘기업은 ROE(자기자본이익률) 8%를 하한선으로, 그보다 높은 수준을 지향해야 한다’는 내용의 ‘이토 보고서’를 발표했다. 각각 법적 구속력은 없지만 이로 인해 기업 가치에 대한 의식이 높아져 사업 포트폴리오 재검토에 나선 상장기업이 증가했다.

또한, 일본의 인구감소가 현실화되고 저출산고령화가 심화된 점도 M&A 증가요인이 됐다. 중장기적인 인구감소 예상에 따라 향후 국내 성장둔화 우려가 높아지는 가운데 대기업이 자본력과 자금조달 능력을 무기로 M&A를 통해 해외에서 성장기회를 찾는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중소기업은 경영자의 고령화에도 후계자를 찾기 어려운 경우가 많아 M&A를 통해 비즈니스 연속성을 도모하는 사업승계형 M&A가 급증했다.

최근에는 디지털 혁신에 관한 개발이나 새로운 서비스를 다루는 벤처기업이 대두했다. 대기업의 관련 계열사가 벤처기업에 자본참가(주3 참조)해 벤처기업과의 연계를 강화하고 기술력, 개발력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2. M&A 시장에서 코로나19의 영향


전술한 M&A의 증가요인은 구조적인 것으로 생각되며, 2020년 초 필자는 미중 무역마찰 등의 우려에도 불구하고 1년간 M&A가 증가세를 이어가 적어도 2019년의 4088건을 상회할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코로나19라는 예기치 못한 사태의 영향으로 올해 M&A 건수가 전년대비 증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도표1은 2020년 1~8월의 M&A 건수 중 총 90% 이상을 차지하는 IN-IN과 IN-OUT 각각의 월간 건수의 전년 동월비 추이이다. 코로나19 감염 확산으로 긴급사태 선언이 발표된 4~5월 IN-IN, IN-OUT 각각의 건수가 전년 동월비 크게 감소했다.

M&A 실무에 있어 코로나19가 미친 영향에 대해 RECOF DATA가 2020년 4월 21~27일 주요 기업, 컨설팅회사 등 총 97개 사에 긴급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코로나19 상황 속 M&A 검토상황'에 대해 “중단된 인수안건이 있다”가 31%, “중단된 매각안건이 있다”가 15%, “전사적으로 M&A 검토가 임시동결됐다”가 5%, “사실상 M&A 동결상태에 있다”가 26%로 조사됐다(복수응답 허용). 코로나19 사태로 M&A 검토를 중지 또는 중단한 기업이 늘어나 결과적으로 M&A 건수가 크게 감소했다.

2020년 IN-IN, IN-OUT M&A 월간 건수와 전년 동월 대비 (도표1)
(단위: 건, %)
2020년
1월
2월
3월
4월
5월
6월
7월
8월
합계
IN-IN
건수
202
253
293
237
193
229
247
233
1,887
증감률
-1.5
-4.5
3.9
-23.3
-20.2
6.5
-1.6
0.9
-5.7
IN-OUT
건수
70
64
56
44
35
38
45
33
385
증감률
-6.7
-9.9
-6.7
-49.4
-51.4
-44.9
-38.4
-49.2
-32.7
자료: (주) RECOF DATA

3. 회복을 위한 IN-IN, 그 요인 (1)


도표1을 보면 6월 이후 IN-IN 건수가 상당히 회복된 데 비해 IN-OUT 건수는 여전히 전년 동월 대비 감소세가 지속되고 있다.

도표2는 2020년 IN-IN의 사업 승계를 목적으로 한 M&A(이하 ‘사업승계 M&A’라 한다)와 벤처기업에 대한 M&A(이하 ‘벤처투자’라 한다)의 월간 건수 전년 동월비 추이이다. 사업승계 M&A는 4~5월에 전년 동월 대비 두 자릿수의 감소율을 기록했으나 6월에서 8월까지는 증가세로 전환해 2020년 8월까지의 중간합계의 증가율은 전년 동월 대비 5.6%였다. 벤처투자는 4월에 전년 동월비 두 자릿수의 감소율을 기록했으나, 5월부터 7월까지는 전년 동월비 증가하여, 2020년 8월까지의 중간합계의 증가율은 전년 동월비 1.4%였다.

2020년 IN-IN 사업 승계 M&A 및 벤처투자 월간 건수 및 전년 동월 대비 (도표2)
(단위: 건, %)

2020년
1월
2월
3월
4월
5월
6월
7월
8월
합계
사업 승계M&A
건수
46
49
64
49
40
46
58
46
398
증감률
-2.1
4.3
30.6
-16.9
-20.0
21.1
23.4
15.0
5.6
벤처 투자
건수
72
87
99
84
92
87
95
84
700
증감률
4.3
-1.1
7.6
-16.8
17.9
10.1
6.7
-10.6
1.4
주: 공개정보에서 수집한 '판매측 경영자 및 개인 주주가 주식의 대부분 또는 일정규모를 매각 한 안건(오너 경영 기업 매각 안건) "을 사업 승계 M&A로 정의. 일부 벤처 투자와 중복되는 경우가 있음.
자료: (주) RECOF DATA

과거부터 중소중견기업은 저출산고령화가 진전되는 가운데 경영자가 고령이 돼도 적절한 후계자를 찾기 어렵다는 ‘후계자 문제’가 사업존속을 방해하는 요인으로 작용해왔다. 최근에는 후계자가 없어 도산해버리는 경우도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후계자 문제’는 심각해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기업을 타사에 매각해 비즈니스 연속성을 도모하는 사업승계 M&A는 매각기업 입장에서는 직원의 고용 계속 등을 위한 중요한 수단이라는 인식이 강해지고 있다.

또한 디지털 혁신이 맹렬한 스피드로 진전되는 가운데 클라우드와 AI를 활용해 새로운 서비스를 개발하는 벤처기업이 대두했다. 최근에는 대기업 계열사가 기술개발에 드는 시간과 노력을 절약하기 위해 벤처투자를 통해 벤처기업과 연계를 강화해 자사의 기술력, 개발력을 강화하고 서비스 향상을 도모하려는 움직임도 급속히 확대되고 있다. 또한, 미래의 ‘캐피탈 게인’을 목적으로 자본참여를 통해 벤처기업에 대해 경영지원을 하는 투자회사도 급증하고 있다.

인수자 측에서 보면 사업승계 M&A와 벤처투자 모두 기본적으로는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하는 만큼 비교적 인수 및 지분 참여의 규모가 작은 경우가 많다. 대형 안건에 비하면 리스크가 작은 만큼 검토가 쉽다는 점이 M&A 건수 회복의 요인이 된 측면도 있다고 생각된다. IN-IN 회복의 또 다른 요인으로는 상장기업의 사업 포트폴리오 재검토 동향을 들 수 있다. 다음 편에서 이어서 다루기로 한다.

주1: RECOF DATA는 원칙적으로 공표일을 기준으로 M&A 안건에 대한 집계를 하며, 공표 후 교섭과정에서 인수금액 등의 데이터 내용이 변경되는 경우가 있다.
주2: 2020년 9월 소프트뱅크 그룹은 ARM HOLDINGS의 모든 주식을 미국 반도체기업인 NVIDIA에 최대 4조2000억 엔으로 매각한다고 공표했다.
주3: RECOF DATA는 M&A 형태를 합병(지주회사 형태에 따른 경영통합을 포함), 인수, 사업양도, 지분참여, 투자확대로 분류하고 있으며 지분참여는 “50% 이하의 주식취득. 단, 자회사가 되는 경우는 제외한다. 증자를 받아 기존 주주로부터 최초 취득한 것에 한한다”고 정의하고 있다.

※ 해당 원고는 외부 전문가의 기고문으로, KOTRA의 공식의견이 아님을 알려드립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