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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쉐보레 콜로라도, "난 태생부터 달라" 픽업 본고장 자부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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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승기] 쉐보레 콜로라도, "난 태생부터 달라" 픽업 본고장 자부심

렉스턴 '독점' 국내 픽업 시장에 '미국 정통' 출현
영종도 미디어 시승회, 미국 황무지 옮겨놓은 듯
언덕·바위·계곡까지 안 가리는 기본기 좋은 픽업

한국GM은 지난달 쉐보레 '리얼 뉴 콜로라도'를 출시하고 인천 영종도 오성에서 미디어 시승회를 진행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성상영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한국GM은 지난달 쉐보레 '리얼 뉴 콜로라도'를 출시하고 인천 영종도 오성에서 미디어 시승회를 진행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성상영 기자
승용차와 트럭 중간 어디쯤에 있는 모호한 차라는 인식 때문이었을까. 국내 자동차 시장에서 픽업트럭은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 이에 따라 쌍용자동차 렉스턴 스포츠가 소리 없이 흥행하며 사실상 픽업트럭 시장을 독점해 왔다.

그러나 주 5일제 근무 전면 시행과 노동시간 단축은 여가 풍속도를 싹 바꿨다. 사람들은 자동차를 통해 재미를 찾기 시작했다. 20대 사회 초년생부터 가정을 이룬 40~50대까지 나이를 불문하고 '차박(차에서 숙박)'에 빠져든 최근의 현상은 비단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가 낳은 결과만은 아니다.
픽업트럭은 지금 분위기에 꼭 들어맞는 차다. 쉐보레가 픽업트럭 '콜로라도' 부분변경 모델 '리얼 뉴 콜로라도'를 국내에 출시하며 '미국 정통', '리얼(진짜) 픽업트럭'이라는 수식어를 사용한 이유다. 지난달 인천 영종도에서 열린 미디어 시승회에서 한국GM 한 관계자는 "렉스턴 스포츠를 경쟁 상대로 보지 않는다"라며 "콜로라도는 태생부터 다르다"며 자신감을 보였다.

영종도 오성산을 끼고 넓게 펼쳐진 오프로드(험로) 구간은 자연적으로 만들어진 지형과 인공적으로 조성한 장애물이 혼재했다. 주행 난이도를 높여 '렉스턴 스포츠보다 한 수 위'라고 말하려는 듯했다. 시승 구간 전체 분위기는 영화에서 보던 미국 황무지였다.

쉐보레 '리얼 뉴 콜로라도'가 인천 영종도 오성산에서 트레일러를 매달고 오프로드를 달리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성상영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쉐보레 '리얼 뉴 콜로라도'가 인천 영종도 오성산에서 트레일러를 매달고 오프로드를 달리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성상영 기자


콜로라도는 3.6리터 6기통 직분사 가솔린 엔진을 탑재했다. 최고출력 312마력, 최대토크 38kg·m를 낸다. 콜로라도는 30도가 넘는 비탈길을 극복하는 데 문제가 없었다. 견인 능력이 3.2톤에 이르러 뒤에 트레일러를 매달고도 언덕을 무난하게 넘었다. 전자식 사륜구동 시스템과 차동제한장치(LSD)는 미끄러운 진흙에서도 차체를 잘 잡아줬다.

콜로라도는 바위와 계곡이 많은 우리나라 지형에도 딱 맞는 차다. 오성산에는 일반 승용차는 꿈도 못 꿀 정도로 날카로운 바위가 단단하게 박힌 길이 꽤 많았다. 기본적으로 지상고(지면에서 차 바닥까지 높이)가 높은 데다 거친 노면에도 잘 버티는 '올 터레인 타이어'를 장착해 가뿐히 지나갔다. 바위가 바닥을 때리는 소리가 들렸지만 하부 보호 커버가 있어 마음이 놓였다.

도강 능력도 탁월했다. 물이 탁해 깊이를 가늠하기 어려웠으나 선두 차량을 따라 일단 앞바퀴를 집어넣었다. 보닛 끝에서 물이 찰랑거리는 게 보였다. 전장(길이) 5395mm, 전폭(너비) 1885mm, 공차중량 2톤의 육중한 차량은 물보라를 일으키며 지나갔다. 콜로라도는 성인 남성 엉덩이 쯤 되는 수심 80cm까지 건널 수 있다고 한다.
쉐보레 '리얼 뉴 콜로라도'가 인천 영종도 오성산에 있는 오프로드를 달리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성상영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쉐보레 '리얼 뉴 콜로라도'가 인천 영종도 오성산에 있는 오프로드를 달리고 있다.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성상영 기자


가장 긴장된 구간은 '범피 로드(Bumpy road·울퉁불퉁한 길)'였다. 깊이가 50cm는 넘어 보이는 구덩이 여러 개를 좌우 번갈아가며 파놓은 곳을 지나갔다. 구덩이 때문에 왼쪽 앞바퀴와 오른쪽 뒷바퀴가 붕 뜬 상태에서 나머지 두 바퀴만 지면에 붙어 있었다. 콜로라도는 운전자를 안심시키려 무던히 애를 썼다. 몸이 몇 번 들썩이더니 다시 평탄한 흙길로 나와 있었다. 쇼크업소버가 위아래로 움직이는 범위가 넓어 높낮이 차이가 심한 길도 잘 빠져나왔다.

목적에 따라서는 다소 부족한 점도 있었다. 최근 출시되는 국산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이 대화면 내비게이션, 시동 버튼, 첨단 운전자 보조 시스템 등 사양으로 무장한 데 비해 콜로라도는 국내 소비자가 좋아할 만한 사양이 상당 부분 빠져 있다. 차량 성격을 생각하면 우물에서 숭늉 찾는 격일지도 모르지만 남성들이 필수로 꼽는 통풍시트도 없다. 이른바 '옵션'에 큰 의미를 두지 않거나 일상용 차량 외에 레저용 차를 한 대 더 산다면 우선순위가 올라갈 듯하다.

리얼 뉴 콜로라도는 다섯 가지 등급(트림)으로 판매된다. 트림별 가격은 △익스트림 3830만 원 △익스트림 4WD 4160만 원 △익스트림-X 4300만 원 △Z71-X(오프로드 특화 트림) 4499만 원 △Z71-X 미드나잇 에디션(디자인 차별화 트림) 4649만 원이다. 시승 차량은 Z71-X 트림이다.

한국GM이 지난달 출시한 쉐보레 '리얼 뉴 콜로라도' 내부.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성상영 기자이미지 확대보기
한국GM이 지난달 출시한 쉐보레 '리얼 뉴 콜로라도' 내부. 사진=글로벌이코노믹 성상영 기자



성상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