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나훈아가 15년 만의 방송 출연으로 화제인 가운데 공영방송 KBS와 정치권을 향한 쓴 소리에 정치권도 들썩였다.
나훈아는 공연에서 "우리는 많이 힘들고 많이 지쳤다. 하지만 역사책에서 왕이나 대통령이 국민 때문에 목숨 걸었다는 사람은 못 봤다. 바로 여러분들이 이 나라를 지켰다"며 "긍지를 가져도 된다. 분명히 코로나를 이겨낼 수 있다"고 했다.
또 "국민의 소리를 듣고 같은 소리를 내는, 국민을 위한 방송이 됐으면 좋겠다"며 "모르긴 몰라도 여러분 기대하세요. KBS가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소신 발언에 정치권 일각에서 자성의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힘도 나고 신이 났다. 그런데 한켠으론 자괴감도 들었다"며 "이십년 가까이 정치를 하면서 나름대로 애를 쓰곤 있지만 이 예인(藝人)에 비하면 너무 부끄럽기 짝이 없기 때문이다"고 했다.
장제원 국민의힘 의원도 "그는 대한민국을 흔들어 깨웠고, 지친 국민들의 마음에 진정한 위로를 주었다"며 "권력도, 재력도, 학력도 아닌, 그가 뿜어내는 한 소절, 한 소절, 한 마디, 한 마디가 국민의 마음을 하나로 묶고 움직이고 위로했다"면서 이를 "미(美)친 영향력"이라고 표현했다.
이재명 경기지사는 페이스북에 "인생의 고단함이 절절히 녹아들어 있는 그의 노래는 제 인생의 순간들을 언제나 함께 했고, 그는 여전히 저의 우상"이라며 "나훈아 님의 '이제 내려올 때를 생각한다'는 말에 짧은 인생의 무상함도 느낀다"고 적었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