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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한국 올 기업파산 13% 증가, 내년 0%…전세계 올 26% 급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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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한국 올 기업파산 13% 증가, 내년 0%…전세계 올 26% 급증

세계적인 신용보험사이자 채권추심업체인 아트라디우스(Atradius).이미지 확대보기
세계적인 신용보험사이자 채권추심업체인 아트라디우스(Atradius).
세계적인 신용보험사이자 채권추심업체인 아트라디우스(Atradius)는 한국의 올해 기업 파산 건수가 466건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지난해에 비해 13%나 증가한 수치다.

금융위기 때인 지난 2008년 전년 대비 19% 치솟았던 기업 파산이 꾸준한 감소세를 보이다 12년 후인 2020년 대공황에 버금가는 코로나19 사태를 맞아 다시금 고개를 치켜들 것이란 전망이다.
아트라디우스의 스미드 테오(Smid Theo) 이코노미스트는 최근 전 세계 주요 국가의 기업파산 전망을 담은 아트라디우스의 최근 보고서에서 조사 대상 31개국의 기업 파산 건수가 전년 대비 평균 26% 증가할 것으로 예측했다. 우리나라에 대해선 올해 13% 증가한 뒤 내년에는 0%를 나타낼 것으로 분석했다. 평상시라면 매우 실망스런 성적이겠지만 코로나19 사태로 세계 각국 경제가 너나 할 것 없이 휘청거리는 상황 속에서는 중간쯤에 해당한다.

테오 이코노미스트는 총 16년치에 해당하는 한국의 기업 파산 건수와 전망치를 제시했다. 그에 따르면 금융위기 때인 2007년 2294건에서 2008년 2735건으로 급증한 한국의 기업 파산 건수는 2019년 414건에 이를 때까지 줄곧 감소세를 보여왔지만, 2020년 코로나19 사태는 이러한 추세를 뒤집었고 한국의 올해 파산 건수가 466건으로 증가한 뒤 내년에도 466건으로 동일하게 유지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국내총생산(GDP)과 기업의 부실률 사이의 일정한 상관관계를 토대로 이러한 파산 건수를 계산해냈다는 설명이다.

테오 이코노미스트는 "2020년에는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하락함에 따라 기업 부실률이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며 "2021년에는 다시 한국의 성장세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돼 전년 대비 파산 증가율을 0%로 전망했다"고 말했다. 다만 그는 "다른 나라에 비하면 파산 건수와 증감율 모두에 있어서 한국의 기업 파산 수준이 높지는 않다고 생각한다"면서 올해와 내년에 걸쳐 최다 파산 건수를 기록할 국가로 프랑스를 지목했다. 프랑스의 올해 기업 파산 예상 건수는 5만9443건, 내년에는 7만2521건이다.

우리나라에 비하면 최대 156배에 달하는 수치다. 이는 프랑스가 경제에 타격을 입히는 봉쇄 조치를 비교적 긴 기간에 걸쳐 매우 엄격하게 시행한 탓이라는 분석이다. 프랑스는 또한 코로나19 사태의 직격탄을 맞은 관광업과 서비스업에도 크게 의존하고 있다.

기업 파산을 방지하기 위한 효과적인 정책으로는 "임금 보조금이나 임대료와 같은 고정비 보조금 등을 회사에 직접적으로 지급하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그러면서도 이러한 조치가 일시적이며 사실상 모든 국가에서 파산 완화 조치는 2020년 2분기나 3분기에 종료된다고 내다봤다. 전 세계 각국이 동원한 파산 방지 정책이 일시적인 효과가 있을지 몰라도 장기적으로는 정부의 예산에 큰 부담을 주며 부실기업의 증가를 막기에 역부족이라는 이유에서다.

테오 이코노미스트는 이어 "전세계 기업 파산은 올 4분기가 시작되는 10월부터 실제 증가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다. 올해 상반기와 달리 하반기에는 막혔던 둑이 터지듯 파산 건수가 훌쩍 뛰어오를 것이란 분석이다. 다만 그는 "2021년 전 세계적으로 경제 회복은 불확실한 상태"라며 "한국의 재정 정책은 파산 기업의 증가를 막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단서를 붙였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