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주요 게임사들이 ‘불모지’로 꼽히는 일본에 토종 게임을 내놓으면서 시장 확대에 나서고 있다.
지난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태 촉발로 중국에서 판호(유통판매권) 중단이 4년째 이어져 일본 시장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한국을 제외한 글로벌 게임사들은 중국에서 점유율을 확대하며 막대한 수익을 벌어들이고 있다. 중국 시장 진입 차단에 따른 차선책으로 국내 게임사들이 일본 시장을 겨냥해 흥행작을 내세워 앞다퉈 공략에 나서는 모습이다.
넥슨은 지난달 24일 자회사 넷게임즈가 개발한 모바일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V4’를 일본에 출시했다. 일본에서 모바일 계정 연동으로 크로스 플레이가 가능한 PC 버전을 지원하는 한국 모바일 게임은 ‘V4’가 처음이다. 지난해 11월 국내 출시된 V4는 모바일과 PC 크로스플레이 등을 지원해 국내서 흥행에 성공한 게임으로 평가받고 있다.
일본에서도 초반 승기를 잡았다는 분석이다. 일본 출시 이후 V4는 구글 플레이스토어 무료 다운로드 인기 1위, 애플 앱스토어 인기 4위를 유지하는 등 초반 흥행몰이로 안착하는 모양새다. 일본 출시 전 사전 예약자 수가 50만을 넘기기도 했다.
넷마블은 하반기 첫 신작인 ‘BTS 유니버스 스토리’로 글로벌 시장 공략 포문을 열였다. 지난달 출시된 방탄소년단 IP(지식재산권)를 바탕으로 한 스토리 소셜 게임인 ‘BTS 유니버스 스토리’의 일본 시장 초반 공략은 성공적이다.
‘BTS 유니버스 스토리’ 사전 다운로드 당시 일본 애플 앱스토어 인기 게임 순위 상위권에 오르기도 했다.
지난 2014년 출시해 글로벌 6000만 누적 다운로드를 기록한 ‘세븐나이츠’는 한국뿐만 아니라, 태국, 인도네시아 등 아시아에서 큰 사랑을 받으며 장기 흥행 타이틀로 자리매김했다. 특히, 지난 2016년 일본에서 애플 앱스토어 최고매출 3위를 올리며 한국 게임의 위상을 높였다.
스마일게이트도 지난달 PC MMORPG ‘로스트아크’로 일본 시장 공략에 나섰다. 7년 개발 기간 1000억 원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된 대작으로 꼽힌다. ‘로스트아크’는 일본에서 사전 예약자만 10만 명을 넘기면서 흥행을 예고한 상태다. 로스트아크는 지난해 대한민국 게임대상에서 대통령상과 인기게임상 등을 수상하면서 작품성과 시장성을 모두 인정받았다.
일본 게임시장은 아시아에서 중국 다음으로 규모가 크다. 한국콘텐츠진흥원의 ‘2018년 주요 국가별 점유율 비교’에 따르면 일본 시장은 총 1783억6800만 달러(한화 약 209조) 규모인 세계 시장에서 미국(21.0%), 중국(17.7%)에 이어 3위(11.9%)를 차지하고 있다.
중국 시장 차단으로 일본 시장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지만 그간 일본 내에서 국내 게임의 성공 사례는 찾아보기 힘들다. 게임 출시 초반 게임 이용자 증가가 꾸준하지 못한 데다 매출 상승으로 연결되지 않고 있어서다. 일본 이용자의 게임 집중도를 이끌어내고 현지 게임 운영의 효율성을 높여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본 게임 이용자의 게임에 몰입할 수 있는 콘텐츠 개발과 현지 이용자의 성향에 맞춘 게임 운영 시스템이 게임의 충성도를 높이게 하는 요인”이라며 “최근 일본에 출시된 게임들이 초반 상승 분위기를 이어가고 있지만 좀더 지켜봐야 한다”고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