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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회의를 위한 소확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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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회의를 위한 소확행

제임스 홍 플랜비디자인 컨설턴트
제임스 홍 플랜비디자인 컨설턴트
코로나 상황으로 비대면 화상 회의가 많아지면서 기존의 회의문화를 다시 한번 돌아볼 필요성이 생기기 시작했다. 대면 회의에서는 잘 드러나지 않았던 회의에 대한 문제가 비대면 화상 회의를 통해 더 잘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한 개인의 평생 전체 노동 시간을 평균 7만5000시간이라고 가정했을때, 평균적으로 회의에 참석하는 시간은 1만5000시간이다. 이는 전체 노동 시간의 20%에 해당한다. 20%라는 수치는 사람의 평균 수명에서 수면 시간이 차지하는 비율과 동일하다. 만약 매일 진행되는 회의 때문에 스트레스를 받는다면, 마치 매일 악몽을 꾸는 것과 같은 경험을 하고 있는 것이다. 매일 같이 악몽에 시달리지 않으려면 회의를 효율적으로 진행하는 역량이 필요하다. 어떤 비즈니스에서 어떤 일을 하든, 회의는 어떻게 사용하냐에 따라 한 개인의 성장과 성취에 도움을 주는 하나의 훌륭한 수단이 될 수 있다.

회의를 변화시키기 위해서는 대단하고 큰 행동의 변화가 필요한 것이 아니다. 매일 같이 진행되는 회의에서 실천할 수 있는 작은 행동이 더 효과적이다. 회의를 바꾸는 소확행(소소하지만 확실한 행동)이 필요한 시점이다.
첫째, 회의결행을 기억해야 한다. 올바르게 진행되는 회의란 무엇인지에 대한 명확한 이미지를 가지고 있어야 한다. 진짜회의란 ‘회의결행’이 있는 회의이다. 혼자하지 않고 올바르게 모이는 회(會), 모이지만 않고 의견을 나누는 의(議), 의견만 나누지 않고 결론을 내리는 결(結), 결론만 내지 않고 실행으로 옮기는 행(行)이 있어야 한다. 회의결행의 관점에서 내가 일하는 조직의 회의를 다시 한번 점검하고 이 관점에서 우리 조직의 회의가 잘 진행되려면 무엇이 필요한지 고민해야 한다. 여러 다른 기업의 회의 사례를 살펴보는 것이 도움이 될 수도 있지만, 중요한 것은 존재하는 다양한 회의 진행 방식 중에서 우리 조직에 맞는 방식은 무엇인지 찾아 나가는 것이다.

두 번째, 회의를 놓고 다른 구성원들과 대화해야 한다. 회의전문가들은 동일하게 회의를 평가하는 것이 효과적인 회의를 만들기 위한 핵심이라고 말하고 있다. 매번 회의가 끝날 때마다 혹은 특정 시기마다 회의를 평가하는 방법이 있다. 매 회의가 끝날 때마다 이번 회의의 목적을 얼마나 달성했는지, 회의를 통해 개인의 목적이 얼마나 만족되었는지 평가해 보자. 그리고, 더 나은 회의 진행을 위한 대화를 짧게 하면서 회의를 마무리하는 것이 좋다. 혹은 워크숍을 통해 진짜 회의란 무엇이라 생각하는지, 진짜 회의가 중요한 이유는 무엇인지, 진짜 회의를 만드는 것이 어려운 이유는 무엇인지, 어떻게 해야 진짜 회의를 만들 수 있는지를 놓고 대화해야 한다. 대화를 통해 회의에 대한 문제를 수면 위로 올리고 외면하기보다 직면하는 것이 필요하다.

세 번째, 용기를 내지 않아도 말할 수 있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 대부분 우리는 회의에서 발언하기 위해 용기를 내야 한다. 용기를 내지 않고도 자유롭게 의견을 낼 수 있는 문화가 자리 잡아야 한다. 회의 참석자들이 심리적 안전감을 느낄 수 있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분위기 형성을 위한 체크인 대화로 회의를 시작해보자. 페이스북, 3M과 같은 글로벌 기업에서도 진행하는 체크인 대화는 회의를 시작할 때 일상적인 대화를 짧게 나누거나 회의 시작 전 참여자들의 안부 또는 근황에 대해 먼저 이야기를 나누는 것을 의미한다. 체크인 대화는 너무 길게 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너무 길면 이 또한 시간 낭비라고 참석자가 느끼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무거운 안건을 다루는 회의일수록 꼭 진행하는 것이 발언을 위한 분위기 조성에 도움을 줄 수 있다. 또한, 회의를 진행하는 리더가 마지막에 말하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리더가 먼저 의견을 제기하면 나머지 참석자들은 다른 의견을 제시하는 데 너무나 큰 용기가 필요해져 버린다.

이처럼 회의를 바꾸는 것은 결코 위대한 행동이 필요한 것이 아니다. 소소하지만 시시하지는 않은 회의문화를 소확행으로 실천해보자.


제임스 홍 플랜비디자인 컨설턴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