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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트럼프 ‘조기 퇴원’ 방침에 의료진 당황…“최소 1주일 이상 세심한 진료 필요한 고령·비만 환자인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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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트럼프 ‘조기 퇴원’ 방침에 의료진 당황…“최소 1주일 이상 세심한 진료 필요한 고령·비만 환자인데”

미 언론 "조기 퇴원은 선거용, 코로나19 위험성에 무신경"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군 병원 입원 사흘만인 5일(현지시간) 퇴원해 백악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사진=트위터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군 병원 입원 사흘만인 5일(현지시간) 퇴원해 백악관으로 돌아갈 것이라고 선언했다. 사진=트위터 캡처
“오늘(5일) 오후 6시30분 훌륭한 월터 리드 군 병원을 떠날 것이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월터 리드 군 병원에서 머물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5일 자신의 트위터 계정에 올린 글이다. 글을 올린 시간은 오후 2시37분이다.
퇴원해 백악관에서 치료를 받으면서 업무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백악관은 트럼프 대통령의 퇴원 가능성을 시사했지만, 예상외의 빠른 퇴원이다.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은 이들이 이렇게 빨리 병원을 나와 자신의 거처로 돌아가는 경우는 흔하지 않다.

더구나 트럼프 대통령이 74세의 고령의 환자인 점을 고려하면 지난 2일 입원한 지 사흘 만에 이뤄지는 퇴원은 더욱 눈에 뜬다.

뉴욕타임스(NYT)는 이날 의학전문가들의 견해를 인용해, “74세 고령에 비만 체질인 트럼프 대통령은 확진 이후 최소 1주일 이상은 정밀 관찰과 진료가 필요하다”고 전했다. 여러 요인으로 급작스럽게 증세가 악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포스트(WP)도 트럼프 대통령이 코로나19에 취약한 환자라고 보도했다. 약물 조합 치료를 통해 세심산 주의가 필요한 환자라는 것이다. 그러면서 그의 조기 퇴원은 의료진을 당황하게 했다고 전했다.

그럼에도 트럼프 대통령은 퇴원을 선언했다. 메시지는 분명하다.
그는 “정말 상태가 좋다. 코로나19를 두려워하지 말라. 우리의 삶을 지배하게 해서는 안 된다. 우리는 훌륭한 약품을 개발해 왔다”고 주장했다. 그는 “20년 전보다 건강이 더 좋아졌다”고 했다. 눈에 보이는 과장 발언이다.

트럼프 대통령의 퇴원 공표에 주치의 숀 콘리 박사 등 의료진은 기자회견에서 “지난 24시간 동안 대통령의 상태가 계속 호전되고 있다”며 “대통령은 72시간 동안 해열제를 복용하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대통령의 상태가 낙관적이라는 설명도 더했다. 하지만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치료법은 아직 미지의 영역에 있다”고 말했다.

코로나19 완치가 불가능하다는 의미이다. 주치의로서 은연중 불안감을 피력한 것이다.

퇴원엔 그만큼 트럼프 대통령의 의지가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바로 11월 3일 대선이 있기 때문이다. 사실상 민주당 대선후보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에게 크게 밀리는 판을 역전시키기 위해서는 ‘코로나19에서 살아 돌아온 영웅’ 이미지가 필요할 수 있다. 코로나19로부터 미국인을 보호할 사람은 바로 트럼프 대통령’이라는 컨셉이 1개월 남은 대선판의 핵심 메시지로 등장할 수도 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백악관 복귀를 알린 이날 코로나19로 인한 미국인 사망자가 20만9000명에 이르렀다고 보도했다. NYT는 트럼프 대통령이 여전히 코로나19의 심각성을 무시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민주당은 즉각 20만명 이상의 사망자와 740만명의 확진 환자를 발생하게 하고, 미국인의 일상생활을 악화시킨 코로나19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무신경하게 무시한다며 비판했다.


유명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y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