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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길 전 대리대사 국내 거주…‘친구’ 태영호 의원 편지 주목 “성길아, 자서전 쓰면 좋겠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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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성길 전 대리대사 국내 거주…‘친구’ 태영호 의원 편지 주목 “성길아, 자서전 쓰면 좋겠어.”

조성길 전 주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리대사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조성길 전 주이탈리아 주재 북한 대리대사 사진=뉴시스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출신인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 사진=페이스북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영국 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출신인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 사진=페이스북 캡처

조성길 전 주이탈리아 북한 대사대리가 국내에서 거주하며 보호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역대 북한 최고위급 외교관의 한국 망명이 확인되면서 조성길 전 대리대사와 영국주재 북한 공사 출신이었던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과의 관계가 다시 관심을 받고 있다.

조 전 대리대사의 국내 거주는 JTBC의 보도 이후 국민의힘 하태경 의원의 페이스북 글을 통해 전해졌다.

JTBC의 보도에 국가정보원과 통일부 등 탈북자 관련 주무부처는 “확인해 줄 수 없다”고 했지만, 국회 정보위원회 간사인 하 의원이 “조 전 대사대리가 지난해 7월 한국에 입국해 보호를 받고 있다”라고 밝혔다.

조 전 대사대리는 2018년 11월 평양 귀임을 앞두고 잠적했다. 하 희원의 글로 그의 한국행이 처음으로 확인됐다. 황장엽 전 노동당 국제 비서 이후에 북한 최고위층 인사의 한국행이기도 하다.

정부가 그동안 조 전 대리대사의 망명 사실을 함구한 것은 그의 안전문제, 평양에 남겨진 딸, 남북관계 등을 고려한 조치로 풀이된다.

조 전 대리대사의 잠적과 해외 망명설이 제기되자 일부 보수 세력 인사들은 그의 한국행을 적극 주장했다. 영국주재 북한대사관 공사 출신으로 탈북했던 국민의힘 태영호 의원은 국가정보원의 보호를 받던 지난해 1월 ‘조성길에게 보내는 편지’에서 그를 ‘친구’로 부르며 한국행을 권유했다.

당시 공개된 편지의 일부는 이랬다.

북한 외교관들에 대한민국으로 오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이다

나의 친구 조성길에게 !

성길아, 너와 직접 연락할 방도가 없어 네가 자주 열람하던 나의 블로그에 너에게 보내는 장편의 편지를 올린다. 우리가 평양에서 헤어진 지도 어엿 6년이라는 세월이 흘렀구나. 자네 가족이 이탈리아에서 잠적했다는 보도가 나온 날부터 우리 가족은 아침에 일어나면 인터넷에 들어가 자네 가족 소식부터 알아보네.

애들과 집 사람은 자네 소식이 나올 때마다 2008년 1월 우리 가족이 로마에 갔을 때 자네가 우리 애들을 로마시내와 바티칸의 성 베드로 성당에 데리고 가 하나하나 설명해주던 때를 추억하네.

~~중략~~

나는 올해 말이면 2년제 석사과정을 졸업하네.

지금은 석사논문 때문에 머리가 좀 아프네.

그래도 주중에는 강연도 하고 남북대학생들을 모아 놓고 통일교육도 하고 주말에는 공부하려 대학에 나가고 한주일이 어떻게 흘러가는지 정신이 없네.

내가 쓴 책 ‘3층 서기실의 암호’는 6개월 동안 15만권이상이 팔렸고 6개월째 서점에서 정치사회도서 5-6위선을 달리고 있네.

그만큼 한국에서 통일을 바라는 마음이 크다는 것일세.

자네도 한국에 와 자서전을 하나 쓰면 대박 날걸세.

~~중략~~

성길아 !

대한민국 헌법에 ‘한국의 영토는 한반도와 부속 도서로 이루어졌다’고 되어 있어. 이 말은 북한 전체 주민들이 다 한국 주민들이라는 뜻이야. 미국쪽으로 망명타진을 했더라도 늦지 않았어.

이제라도 이탈리아당국에 당당히 말해. ‘나는 대한민국 헌법에 따라 대한민국 공민이다, 나의 조국인 대한민국으로 가겠다. !’ 하고. 그러면 자네의 앞길을 막지 못할거 네. 민족의 한 구성원이며 북한 외교관이였던 나나 자네에게 있어서 한국으로 오는 것은 선택이 아니라 의무일세.

자네가 한국으로 온다면 북한에서 신음 받고 있는 우리 동료들과 북한 인민들이 질곡에서 해방될 날도 그만큼 앞당겨 질 것이네. 자네가 서울에 오면 더 많은 우리 동료들이 우리 뒤를 따라 서울로 올 것이고 그러면 통일은 저절로 될 걸세.

서울에서 자네를 기다리겠네.

지금 불안한 나날을 보내고 있을 자네에게 이렇게 지루한 긴 편지를 보내서 미안하네. 상봉의 그날을 고대하면서

2019년 1월 5일 서울에서 태영호


유명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y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