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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임직원 '심리방역' 마련한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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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그룹이 임직원 '심리방역' 마련한 이유?

코로나19 장기화로 올해 상반기 우울 상담 건수 급증
코로나 블루 해소 위한 상담이 유통업계 한 흐름으로

롯데그룹이 임직원의 정서적 안정을 위한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사진=롯데지주이미지 확대보기
롯데그룹이 임직원의 정서적 안정을 위한 관리 프로그램을 운영할 계획이라고 7일 밝혔다. 사진=롯데지주
롯데그룹이 코로나19 장기화와 관련해 임직원들이 정서적‧심리적 안정감을 찾도록 나선다고 7일 밝혔다.

롯데인재개발원은 올해 9월 임직원 221명을 대상으로 코로나 블루(코로나19로 일상에 큰 변화가 닥치면서 생기는 우울감)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이번 진단은 조직 내에서 임직원이 느끼는 정서를 점검하고 이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이뤄졌다.
◇ "코로나 블루, 감정적 타격 커"

롯데인재개발원은 코로나 블루가 발현되는 4개 영역(감정‧인지‧사회‧신체)으로 나눠 검사를 진행했다. 그 결과 임직원들은 감정적 영역(응답자의 53.3%)에서 코로나 블루를 가장 빈번히 느끼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타인과 상호작용하는 측면을 지칭하는 사회적 영역에서는 타 영역 대비 코로나 블루의 인지 빈도가 낮은 것(28.1%)으로 집계됐다. 이는 동료나 지인들과 물리적 거리는 멀어졌으나 재택근무‧화상회의 등으로 비대면 소통이 일어나 사회적 거리는 크게 멀어지지 않았음을 입증한다.

직급별‧산업군별로도 차이가 분명하게 있었다. 대리급 직원들은 인지적 영역에서(58.8%), 임원들은 사회적 영역에서(42.9%) 타 직급 대비 코로나 블루를 경험하는 빈도가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관광‧서비스 분야에서 일하는 직원이 코로나 블루를 뚜렷하게 느끼고 있었으며, 화학‧건설군 종사자는 타 직업군 종사자 대비 코로나 블루를 느끼는 정도가 낮았다.

롯데 인재개발원은 이번 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임직원들이 겪는 심적 어려움을 돌보고 그들에게 정서적 안정을 지원하기 위해 크게 4개 영역(캠페인‧리더십‧마음건강‧몸건강)으로 진행되는 ‘롯데 회복탄력성(Resilience) 프로그램’을 마련할 계획이다.

롯데 인재개발원은 리더‧해외주재원‧사내 카운셀러 중심으로 전개된 ‘마인드풀니스(마음챙김) 프로그램’의 콘텐츠를 다양화하고 교육 대상을 확대해 임직원들의 정신 건강과 정서적 안정을 지원한다. 이와 함께 재택근무자들이 건강한 생활 습관을 유지할 수 있도록 온라인 교육 프로그램, 원격 피트니스 클래스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할 방침이다.
◇ 코로나19 장기화에 유통업계 '마음 어루만지기' 활발

국가트라우마센터에 따르면 올해 1~8월 우울 관련 상담 건수는 40만 건으로 지난해 총 상담 건수인 35만 건을 뛰어넘었다. 이에 롯데그룹을 포함한 유통업계는 코로나 블루 치료에 나서고 있다.

롯데백화점 대구점은 코로나19 확진자가 급증한 지난 6월 임시 힐링 상담소를 열고 직원과 고객에게 심리 상담을 제공했다. 롯데백화점 센텀시티점은 지난달 말 우울증 극복을 위한 사회 공헌 프로그램 '리조이스'를 도입했다. 신세계백화점 강남점도 6월 가족 클리닉 원장을 초청해 ‘내 아이를 위한 감정 코칭’ 강연을 열었다. G마켓은 심리 치유 캠페인 ‘터치’를 운영하며 코로나19 의료·보건·방역 인력 30명에게 심리 상담을 하고 있다.

윤종민 롯데 인재개발원 원장은 “코로나19 상황이 이어지면서 개인의 우울감과 조직에서 느끼는 불안감이 기업의 성장동력에 악영향으로 작용할 수 있어 선제적 관리가 필요하다. 이번 검진으로 임직원들이 겪는 심적 고충에 조금이나마 공감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