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중국 2위의 매물 개발업체인 헝다그룹의 현금흐름과 관련한 문건이 유출되면서 이로 인해 2021년 채권시장에서 부동산 개발업자들의 채무상환 능력에 대한 압력이 높아졌다고 애널리스트들은 경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자산 대비 순부채 비율을 100% 아래로 유지하거나 단기 부채를 갚기 위한 최소 현금을 마련하도록 하는 등 규제가 논의될 수 있다. 회사채를 지금보다 더 많이 발행해 현금을 확보하는 전략은 어려울 것이라는 의미다.
리피니티브 자료에 따르면, 헝다그룹은 아시아에서 가장 큰 정크본드(투자 부적격)를 발행한다고 알려진 가운데 지난해 462억3000만 달러에 달하는 회사채를 발행했다. 이는 2018년의 두 배 많은 수준이다. 정크본드는 높은 디폴트 리스크를 안고 있는 비투자 등급 채무증권으로 보통 리스크를 보상하기 위해 더 높은 이자율을 수반한다.
실제로 일각에서는 헝다그룹이 지방정부에 구조조정 지원을 요청했다는 소식이 전해졌으며, 지난달에는 아파트와 오피스 빌딩을 3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한다고 발표했다.
글로벌 신용평가기관인 무디스는 헝다그룹의 신용 등급을 '투자 주의'에 해당하는 B2로 평가했고,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헝다그룹의 신용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강등했다.
S&P글로벌 레이팅스는 "활발한 부동산 프로젝트 인수로 헝다그룹의 단기 부채가 급증했기 때문에 전망을 부정적으로 수정했다. 단기부채 수치는 6월 30일 기준 3960억 위안(580억 달러)에 달했다"며 "우리는 이전에 이 회사가 특히 어려운 경제 환경을 감안할 때 단기 부채를 해결할 것으로 예상했었다"고 말했다.
ANZ는 노트에서 "새로운 규제로 인해 개발자들의 부채 탕감 능력이 제한돼 현금 수요와 부동산 투자 활동이 위축될 수 있다"며 "내년에 수백억 달러 규모의 채권이 만기를 앞두고 있는 헝다그룹 같은 기업들은 현금을 조달하기 위해 채권을 재발행 해야 하는 문제에 직면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S&P의 크리스토퍼 입 기업등급평가 선임 디렉터는 CNBC와의 인터뷰에서 "은행 대출이 조여들수록 기존에 레버리지를 많이 일으킨 기업들은 더 나은 성장 전망을 내놓을 수밖에 없다. 2021년 부동산 업종에 대한 재융자 요구는 그 어느 때보다 높다"며 "중국의 부동산 기업들은 내년이 되면 달러화 부채를 리파이낸싱(재대출)할 필요가 더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김수아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suakimm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