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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은 왜 고령국 일본에 투자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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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 기업은 왜 고령국 일본에 투자하는가?

- 일본의 해외 직접투자유치액은 3년 연속 증가 -

- 일본이 당면한 선진국 문제가 해외투자유입의 한 요인으로 작용 -

- 해외투자유입으로 오픈이노베이션 활성화 및 투자 유치 확대 선순환 -




일본의 대내 직접투자가 3년 연속 증가를 보이고 있다. 종래부터 강세를 보였던 제조업 관련 M&A와 증액 투자의 증가도 하나의 요인이지만 의료바이오계의 글로벌 기업과 혁신 기술로 무장한 해외 스타트업 등이 유럽에서 미국에서 일본으로 넘어오고 있다. 고령화, 저출산 문제를 앓고 있는 일본은 해외투자처로써 어떤 매력을 가지고 있을까?

일본 대내직접투자 증가세, 2020년까지 35조 엔 돌파 전망

일본 대내직접투자 잔액은 2001년부터 2008년에 걸쳐 서서히 증가 추세에 있었지만 2008년 리먼 사태나 2011년 동일본 대지진의 영향으로 제자리 걸음을 하고 있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일본 정부는 2013년 6월에 2020년 대내직접투자 잔액을 2012년 말의 17조8000억 엔에서 35조 엔으로 2배로 늘린다는 목표를 세웠다. 2018년에 대일직접투자 잔액은 최초로 30조 엔을 돌파했다. 최대 투자지역은 유럽(49.5%)으로 약 절반에 가까운 비중을 차지했다. 2019년 2분기까지 대일직접투자 잔액이 33조 엔으로 증가해 일본 정부가 내세운 목표달성에 한 걸음 가까워지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2018년 일본 대내직접투자액(수지)은 전년동기대비 24.5%가 증가한 2조9000억 엔으로 최고치를 경신했던 2016년 이후로 가장 높은 수준이다. 최대 투자 지역은 유럽으로 8049억 엔이 유입됐고 최대 투자국은 미국(6619억 엔)으로 전기기기 제품에 대한 투자가 2배 이상 증가했다. 아시아의 대일 직접투자는 전년 동기 대비 11.9%가 감소한 5522억 엔이었다. 아시아 국가 중에 한국이 2158억 엔을 투자하여 아시아 최대 투자국이 됐다.

대일투자잔액의 산업별 비중을 보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금융 보험업(7조6933억 엔, 34%)을 제외하고는 전통적인 제조업 분야에 대한 투자 비중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전기기계기구 3조7434억 엔[16.5%], 운송기계기구 3조4558억 엔[15.2%], 화학·의약 1조6241억 엔[7.2%])

일본의 지역별 대내직접투자액의 추이
(단위: 백만 달러)
국가‧지역
2016년
2017년
2018년
2019년 1~8월(P)

전 세계

44,915
22,963
28,590
29,811
아시아
9,496
6,268
5,522
4,854
- 중국
△ 111
1,101
886
987
- 홍콩
1,614
△ 379
864
1,310
- 대만
2,585
952
435
495
- 한국
666
1,272
2,158
515
- ASEAN
4,752
3,314
1,169
1,544
- 싱가포르
4,039
3,588
△ 327
801
- 태국
712
△ 501
1,318
503
북미
7,506
6,959
6,681
6,311
- 미국
7,477
7,016
6,619
5,802
중남미
1,709
3,129
4,782
3,553
대양주
869
274
2,104
1,042
유럽
25,076
6,172
8,049
13,284
EU 24,114
4,569
7,368
12,681
주*: 국제수지베이스, 순투자액(투자유입에서 유출액을 뺀 금액), 2019년은 1~8월
자료: JETRO, 일본은행


'혁신 창출을 위한 테스트베드' 일본에 투자하는 글로벌 기업들



탄탄한 내수를 바탕으로 성장을 일궈온 일본이지만 최근 고령화와 저출산으로 인한 인구 감소 및 일손부족 등 사회적 문제에 직면했다. 해외 기업에는 이런 상황이 미래 문제에 해결할 수 있는 테스트베드로서 최적의 환경을 제공해 직접 투자 유입의 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헬스케어 산업을 선도하는 필립스 재팬은 2019년 5월에 미야기현 센다이에 이노베이션 연구개발 거점인 Co-Creation Center를 설립했다. 필립스 재팬의 츠츠미 히로유키 사장은 토호쿠를 거점으로 삼은 것은 센다이는 저출산, 고령화나 의료종사자의 부족, 의료비 상승 등 문제가 일본 내에서 가장 두드러지는 곳이기 때문에 사회변혁을 리드할 수 있다는 강점을 가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한다. 필립스 재팬은 센터를 설립하기 전인 2018년부터 도호쿠대학 병원과 먼저 공동연구거점을 마련했고 센터를 설립해 3D프린터와 증강현실 기술을 이용하여 대형의료기기 배치 시뮬레이션이 가능한 시설을 설치했다.

미국발 스타트업인 스탠다드 코그니션(Standard Cognition)은 일본 소매시장의 인력부족 문제에 주목했다. 이 기업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해 천장에 설치된 카메라로 손님의 손에 있는 상품의 정보를 인증해 회계 계산대를 이용할 필요가 없는 결제시스템을 판매한다.
2018년 6월에 일본법인을 설립했고 화장품의약품 도매업체인 PALTAC가 이 시스템을 도입해 실증실험을 진행 중이다.

해외 투자기업이 꽃 피우는 오픈이노베이션 에코시스템


일본 국내에서도 오픈이노베이션을 창출하기 위한 친환경 시스템 형성에 지자체 및 기업의 관심이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외국 투자기업이 조류에 선두하고 있다. 외국계 액셀러레이터가 주관하는 오픈 이노베이션 프로그램이나 기업 벤처캐피탈(CVC)의 유치가 그러한 사례이다.

세계적으로 대활약 중인 스타트업 액셀러레이터 그룹인 레인메이커이노베이션이 작년 3월 오사카에 진출했다. 같은 해 6월에 한큐전철, JR 서일본 이노베이션과 함께 스타트업 지원프로그램인 Startupbootcamp(주제: 차세대 도시와 미래의 삶)을 일본 최초로 개최했고 향후 3년간 스타트업의 이노베이션 실현에 주안점을 두고 기업을 서포트할 계획이다.

독일 제약기업 바이엘약품은 현지의 풍부한 스타트업 자원과 오픈이노베이션을 통해서 디지털헬스 분야의 새로운 기술 개발을 도모한다. 해당 기업은 2018년 6월에 고베시에 인큐베이션시설 ’CoLaboratior Kobe’를 설치했다. 같은 해 11월에 오픈이노베이션 프로그램 ‘G4A Tokyo Dealmaker 2018’를 개최해 스타트업 12개사와 협업했다.

시사점



일본의 해외직접투자는 해외투자진출에 비해서는 미미한 수준이지만 최근 3년간 꾸준하게 투자유입이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전략적인 M&A 투자 및 사업 확대 등을 이유로 한 증액 투자가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난다. 최근 투자 동향을 살펴봤을 때 일본이 대변하는 선진국형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일본으로 진출하는 해외기업의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는 점에서 괄목할 만하다. 일손 부족에 대응하는 효율화, 고령화 사회와 관련된 바이오 헬스케어의 오픈이노베이션 사례는 한국에도 유의미하게 다가온다.


자료: 제트로, 경제산업성, pwc, 일본은행, TOPCOURT, KOTRA 오사카 무역관 보유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