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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충격이 뭐야?"…코로나 팬데믹도 이기지 못한 韓 가전 저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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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충격이 뭐야?"…코로나 팬데믹도 이기지 못한 韓 가전 저력

삼성·LG전자, 코로나 위기에도 3분기 깜짝 실적 달성

삼성전자 모델이 서울 성수동에 마련된 체험존에서 '뉴 셰프컬렉션' 냉장고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삼성전자 모델이 서울 성수동에 마련된 체험존에서 '뉴 셰프컬렉션' 냉장고를 소개하고 있다. 사진=삼성전자 제공
“위기 때 진짜 실력이 나오는 거죠.”

이재용(52) 삼성전자 부회장은 지난해 초 '반도체 경기'를 묻는 문재인 대통령 물음에 이같이 답했다.
지난해 말부터 시작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사태로 글로벌 경제가 좀처럼 침체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가운데 국내 가전 업계를 대표하는 삼성전자와 LG전자가 각종 대내외 악재에도 올 3분기 깜짝 실적(어닝서프라이즈)을 거두며 한국 가전의 '진짜 실력'을 유감없이 보여줬다.

◇코로나 위기 속에서 더욱 빛난 삼성·LG

삼성전자는 3분기 연결 기준 잠정실적을 집계한 결과 12조30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8일 공시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7조7800억 원)대비 58.1% 증가한 수치다.

특히 삼성전자는 지난 2018년 3분기에 기록한 영업이익 17조5700억 원에 이어 2년 만에 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달성했다.

삼성전자의 이번 깜짝 실적은 모바일(IM)과 TV·가전(CE) 등 세트 부문 호조가 주 요인으로 풀이된다.
특히 소비자가전(CE) 부문은 올해 3분기 코로나19에 따른 '펜트업(pent-up·억눌렸던 소비가 폭발하는 현상) 수요' 덕분에 1조 원 중반대 수익을 거두며 역대 최고 실적을 달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통 가전 강자인 LG전자 역시 같은 기간 가전과 TV 사업 호조에 힘입어 역대 3분기 사상 최고 수준인 영업이익 9590억 원, 매출액 16조9196억 원을 기록했다.

특히 LG전자는 이번에 '상고하저'의 통상적인 실적 흐름을 깨고 상반기 좋은 실적을 하반기까지 이어갔다.

증권 업계는 이익 기여도가 높은 올레드(OLED), 나노셀 등 프리미엄 TV와 국내 의류관리기·건조기·식기세척기 등 프리미엄 신가전 부문이 높은 판매 실적을 올린 것으로 분석한다.

업계 일각에서는 LG전자가 올해 처음으로 연간 매출이 세계 최대 가전 업체 월풀 매출을 뛰어넘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까지 나오는 상황이다.

LG전자 건조기(모델명: TD-H802SJW) 연출 사진. 사진=LG전자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LG전자 건조기(모델명: TD-H802SJW) 연출 사진. 사진=LG전자 제공

◇韓가전 저력, '초격차' 기술력·혁신에서 나온다


삼성과 LG의 이같은 저력은 경쟁 업체를 압도하는 기술력에 특유의 혁신성까지 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삼성과 LG의 소비자가전과 프리미엄 TV 제품 등은 유럽과 북미, 아시아, 아프리카 등 각 대륙을 대표하는 각종 소비자기관 조사에서 최고 평가를 독차지하고 있다.

'삼성'과 'LG'라는 브랜드 자체가 세계 최고 기술력을 보증하는 상징으로 통할 정도다.

여기에 더해 삼성전자는 올해 가전 사업에서 ‘이제는 가전을 나답게’ 라는 통합 슬로건을 내세우며 '혁신성' 강화에 열을 올리고 모습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6월 ‘비스포크(BESPOKE)’ 냉장고를 공개하며 소비자 라이프스타일을 반영한 ‘맞춤형 가전’ 시대의 포문을 연 이후 인덕션, 식기세척기 등 가전제품 전반으로 비스포크 라인업을 늘리고 있다.

삼성전자의 이같은 시도에 소비자들은 적극 호응하는 모습이다.

올해 1월부터 5월까지 삼성 냉장고 국내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약 30% 증가했는데 비스포크가 전체 삼성 냉장고 판매의 60%를 차지한 것으로 나타났다.

LG전자 역시 자사 가전사업을 대표하는 '신(新)가전' 품목 확대에 나서며 전통 가전 강자의 지위를 더욱 공고히 한다는 계획이다.

특히 LG전자의 '신(新)가전' 대열에 새롭게 합류한 캡슐형 수제맥주제조기 ‘LG 홈브루’는 지난 7월 한 달 판매량이 지난해 동기 대비 4배 가량 늘어나는 등 인기몰이를 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로나19 장기화에 따른 펜트업 수요가 가전 수요를 이끌고 있다"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향후 실적이 더욱 기대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오만학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