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 주재 중국 대사관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 3월부터 전 세계에 마스크 1515억 장, 보호복 14억 벌, 고글 2억3000만 쌍, 인공호흡기 20만9000개를 보급하는 세계적인 원조 프로그램을 시행했다. 이제 이 프로그램을 코로나19 백신 보급으로 확대하고 있다.
중국 백신은 인도네시아, 파키스탄, 방글라데시, 러시아, 사우디아라비아, 아랍에미리트, 모로코, 브라질, 아르헨티나에서 자원 봉사자들에 의해 임상시험이 실시되고 있다.
미국, 유럽 일부, 아시아, 호주 등 부유한 국가들이 유망한 백신 도입을 국내 제조사와 연계해 성사시킨 반면 중국은 모든 국가가 재정적 능력을 갖추지는 못했다는 점을 노리고 있다.
특히 중국은 남중국해에서의 공격적인 태세로 동남아시아 이웃 국가들과 갈등이 심화된 것을 마스크 외교와 마찬가지로 코로나19 백신 외교를 통해 풀겠다는 속셈이 있는 것으로 외교가는 분석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백신이 준비되면 글로벌 공공재로 선언하고 개발도상국들과 우선적으로 공유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다자주의적인 접근법을 강조하면서 중국은 최근 전 세계 백신 할당 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에 참여하기로 했다. 중국 외교부는 특히 개발도상국에 대한 백신의 공정한 분배를 보장하기 위해 구체적인 조치를 취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 일환으로 최근 몇 달 동안 인도네시아, 필리핀 등 코로나19를 억제하지 못하고 감염률이 증가하는 국가에 희망을 주는 거래가 이루어졌다.
인도네시아 국영 제약회사 PT바이오파마는 중국 시노백과 협력하고 있다. 이 회사의 백신 후보 코로나백은 서부 자바 반둥에서 1620명을 대상으로 테스트 중이다. 이 거래에 따라 바이오파마는 내년에 2억5000만 개의 백신을 생산할 계획이다. 이와 별도로 시노팜은 2021년 말까지 인도네시아인들에게 3억 개의 백신을 공급할 수 있는 별도의 계약을 체결했다.
필리핀 역시 민심은 남중국해에서의 공격적인 자세와 코로나 바이러스의 근원으로 볼 때 중국에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호주, 일본, 한국, 미국, 서유럽 국가 등 14개국의 시민들을 대상으로 한 퓨 리서치센터의 최근 조사에서도 지난 1년 동안 중국의 부정적인 의견이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중국이 코로나19 백신을 먼저 개발해 중국 정부가 공언한 대로 동남아 등 신흥 개발국을 대상으로 조건 없이 최우선적으로 공급한다면 중국의 영향력은 증가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가 변수이기는 하지만 수천만 명의 생명을 구하는 것이 우선일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