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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인도 뒤덮은 ‘하트라스의 공포’…집단성폭행 사망에 분노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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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인도 뒤덮은 ‘하트라스의 공포’…집단성폭행 사망에 분노 확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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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최하층 계급 달리트(Dalit·불가촉천민)의 여성이 상위계급 남성 4명의 잔혹한 성폭력과 폭행 등으로 병원에 옮겨진 뒤 사망한 사건이 발생해 현지가 분노로 들끓고 있다.

트위터에서는 사건이 발생한 지역명을 딴 ‘HathrasHorror(하트라스의 공포)’라는 해시태그까지 생겨 해당 키워드를 검색하면 누리꾼의 분노부터 관련 소식들까지 한꺼번에 볼 수 있다.
사건은 지난달 14일 인도 북부 우타르프라데시주(州) 하트라스의 한 주택 근처 들판에서 달리트인 19세 여성이 상위계급 남성들에게 이 같은 피해를 당하면서 발생했다. 차마 입에 담지 못할 정도의 잔혹한 범행 수법에 피해를 당한 여성은 위중한 상태로 병원에 옮겨져 치료를 받았으나, 보름만인 같은 달 29일 사망했다.

경찰은 가해 남성 4명을 강간, 살인 등의 혐의로 입건했다.

이 같은 사실이 공개되자 인도 계급사회의 현실에 반발하는 시위가 일어나는 등 곳곳이 분노로 들끓고 있다. 피해 여성이 옮겨졌던 병원 앞에는 ‘달리트의 동등한 권리’를 주장하는 사람들과 여성에 대한 성폭력 근절을 촉구하는 시민 수백 명이 모여 집회를 열었다. 달리트 운동가 찬드라 셰카르 아자드는 “우리는 더는 이런 일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우리는 정의를 얻을 것”이라고 외신과의 인터뷰에서 강하게 주장했다.

인도 국가범죄기록국에 따르면 2018년부터 현재까지 3만3000건 이상의 강간 사건이 보고됐다. 하루에 약 91건 발생하는 셈이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피해자들이 성적 수치심과 2차 가해를 두려워해 신고를 꺼리기 때문에 실제 사건은 더 많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한편, 인도 구자라트주의 한 법원이 세 살 여아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혐의 등으로 기소된 30대 남성에게 최근 사형을 선고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어서, 향후 사법부가 비슷한 사건을 다룰 때 판례가 될 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이 남성은 2017년 2월 납치한 3세 여아를 성폭행하고 살해한 뒤 아기의 몸에 있던 금붙이를 훔친 혐의로 기소됐으며, 재판부는 인도 형법 등에 따라 이 같은 판결을 내렸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노정용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noja@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