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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북한 열병식 ‘유리한 해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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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점] 북한 열병식 ‘유리한 해석’

북한 조선중앙TV가 10일 방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공개되고 있다. 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북한 조선중앙TV가 10일 방영한 노동당 창건 75주년 경축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이 공개되고 있다. 뉴시스


지난 2006년, 북한이 ‘대포동 2호’를 들고 나왔다. “온 나라가 전쟁의 화염 속에 휩싸이게 될 것”이라고 위협했다.
북한의 움직임은 시시각각으로 보도되고 있었다. 발사대를 설치했다, 연료를 주입했다는 등이다. 세계가 북한의 동향에 촉각을 세우고 있었다.

그런데, 정부는 개성공단 입주업체에게 특례보증을 해주겠다는 논의를 하고 있었다. 금강산 관광도 계속될 것이라고 했다. 요컨대, ‘경제협력과 미사일은 별개’라는 것이다.

지금은 또 어떤가. 북한은 노동당 창건 75주년 열병식에서 신형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과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 등을 공개했다.

일본의 고이즈미 유(小泉悠) 도쿄대 첨단과학기술연구센터 특임조교는 NHK와의 인터뷰에서 “세계 최대급 이동식 ICBM이라고 말할 수 있다”며 “미사일 하나에 핵탄두 2~3개를 탑재하면 요격이 어려워진다. 따라서 북한 당국자들이 일정 수준의 대미 핵 억지력을 갖추고 있다고 판단된다”고 분석하고 있었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우리 군사력은 누구도 넘보지 못할 만큼 발전하고 변했다”며 “그 어떤 군사적 위협도 통제할 수 있는 억제력을 갖췄다”고 과시하기도 했다.

그러나 정부와 여당은 김 위원장의 “하루 빨리 보건 위기가 극복되고 북과 남이 다시 두 손을 마주잡는 날이 오기를 기원한다”는 발언에 더 비중을 두고 있는 듯 보이고 있다.
지난달 남북 정상의 친서 교환, 우리 공무원 피살 사건에 대한 김 위원장의 사과가 담긴 통지문에 이어 남북 소통의 끈을 놓지 않겠다는 김 위원장의 의지가 읽힌다는 것이다.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페이스북에 “김 위원장이 먼저 ‘다시 두 손을 마주잡는 날이 오기를 기원한다’며 애정을 표시했다”면서 “코로나 이후 다시 남북협력의 시기가 도래할 것이라는 기대를 갖게 하는 발언”이라고 썼다.

청와대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 긴급 상임위원회 회의를 열고 “환경이 조성되는 대로 남북관계를 복원하자는 북한의 입장에 주목한다”고 했다.

통일부는 “한반도 평화와 남북관계 발전으로 이어지기를 기대한다”며 “남북 간 대화 복원이 이뤄지고 환경이 조성되는 대로 코로나19를 포함해 인도·보건의료 분야에서부터 상호 협력이 재개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9월 제75차 유엔총회 기조연설에서 강조한 종전선언과 동북아방역보건협력체 구상 제안에 대한 북측의 호응을 기대한다”고 했다.

우려 표명도 물론 있었다. 국방부는 입장문에서 “북한이 새로운 장거리탄도미사일로 추정되는 무기를 공개한 것에 우려를 표한다”며 “실질적인 군사적 긴장 완화에 호응하라”고 촉구했다. 정부는 북한이 공개한 무기의 분석에 착수했다고도 밝혔다.

야당인 국민의힘 김은혜 대변인만 논평에서 “문재인 정부의 종전선언에 김정은이 ‘핵 전략무기’로 화답했다”며 “북한에 우리 정부는 또 다시 뒤통수를 맞았다”고 비난하고 있었다.


이정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ellykim@daum.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