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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중국 네티즌의 BTS 비판…외신 "악의 없는 BTS 발언에 과도한 대응" 쏟아지자 중국 정부 급수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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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중국 네티즌의 BTS 비판…외신 "악의 없는 BTS 발언에 과도한 대응" 쏟아지자 중국 정부 급수습

'불매운동' 우려한 휠라 등 글로벌 기업들은 BTS 관련 광고 내려

서울 롯데백화점 본점 스타애비뉴에 걸려있는 방탄소년단(BTS)의 사진. 사진=트위터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서울 롯데백화점 본점 스타애비뉴에 걸려있는 방탄소년단(BTS)의 사진. 사진=트위터 캡처
K팝그룹 방탄소년단(BTS)의 한미동맹 역사 언급에 중국 네티즌들이 거친 공격을 하자 기업들은 광고를 내렸지만, 외신은 중국 네티즌들의 극단적인 애국주의를 지적했다. 미국과 영국 등 외신의 비판적인 보도에, 중국 당국은 자국 네티즌들의 BTS 비판을 수습하면서 국제사회의 비판에 대응했다. 일단 표면적으로는 중국 당국이 네티즌들과 부화뇌동하지 않는 모습을 보였다.

13일(현지시간) 뉴욕타임스(NYT) 등 외신에 따르면 최근 BTS는 한미관계 발전에 기여한 공로로 미국 비영리단체 코리아소사이어티에서 주는 ‘밴 플리트상’을 수상했다. BTS 리더 RM(본명 김남준)은 화상을 통해 “올해는 한국전쟁 70주년으로 의미가 남다르다. 우리는 양국이 함께 겪었던 고난의 역사와 많은 남성과 여성의 희생을 영원히 기억해야 한다”고 수상소감을 밝혔다. 군더더기 없는 수상소감이었다.
민족주의 성향을 지닌 중국 환구시보(環球時報)는 이에 대해 “BTS의 수상소감이 중국 네티즌의 분노를 일으켰다”며 문제시했다. 그러면서 “국가 존엄을 건드리면 용서를 못 한다”, “BTS가 '항미원조'(抗美援朝·미국에 맞서 북한을 도움)의 역사를 잘 알지 못한 채 전쟁에서 희생된 중국 군인을 존중하지 않고 중국을 모욕하고 있다”는 자국 네티즌의 비판을 실었다.

삼성전자와 현대차 휠라 등 일부 기업들은 BTS와 관련한 제품들을 소개하는 영상 등을 중국어 온라인에서 삭제했다고 환구시보는 전했다. BTS와 관련된 상품 노출을 제하는 것은 ‘불매운동’을 방지하려는 글로벌기업들의 고육지책의 일환이라고 미국 블룸버그통신 등은 보도했다.

숫자의 힘으로 밀어붙이려던 중국은 곧장 역풍을 맞았다. 중국 네티즌들의 과도한 비판이라는 주장이 힘이 실리면서다. BTS에게는 열성적인 팬클럽 아미도 있다.

NYT는 “중국 네티즌들이 BTS의 악의 없는 발언을 공격했다”고 비판했다. NYT는 “BTS는 한국전쟁 희생자들을 기렸지만, 일부 중국인들은 (BTS 발언에서) 모욕을 감지했다”며 비판적 기사를 게재했다.

영국 BBC방송은 “중국 일부 네티즌은 중국판 트위터 웨이보에서 눈에 띄지 않게 조용히 있자고 서로 요청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일부는 RM의 발언이 중국을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고 있다며 트위터에서 BTS를 옹호했다고 설명했다.

이런 와중에 중국 외교 당국은 자국 네티즌들을 진정시키려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자오리젠(趙立堅) 외교부 대변인은 지난 12일 정례브리핑에서 BTS 발언에 대한 논평 요청에 “역사를 거울로 삼아 미래로 나아가며 평화를 아끼고 우호를 촉진하는 건 우리가 공동으로 추구하고 공동으로 노력할 가치가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자오 대변인의 발언은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소셜미디어 공식 계정인 샤커다오(俠客島)가 웨이보에 올라갔다. BTS에 대한 중국 네티즌들의 공격도 다소 줄어들었다.


유명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yo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