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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IMF, 침몰하는 타이타닉(?)과 비슷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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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IMF, 침몰하는 타이타닉(?)과 비슷

올바른 방향 개혁하려면 시간 필요

국제통화기금(IMF)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움직이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려 마치 타이타닉과 비슷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국제통화기금(IMF)이 바람직한 방향으로 움직이기까지 너무 오랜 시간이 걸려 마치 타이타닉과 비슷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사진=로이터
국제통화기금(IMF)은 침몰한 거선 타이타닉과 비슷하다. 바람직한 방향으로 키를 돌려 움직이기까지는 너무 오랜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라고 로이터통신이 20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이달 초 ‘민간 채권자가 관계되는 소버린 채무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적인 구조-최근의 전개, 과제, 개혁 옵션’ 보고서에서 소버린 채무 문제를 둘러싼 환경이 변화한 것을 인정했다고는 하지만, 여전히 현실을 따라가는 작업을 진행시키는 단계에 머무르고 있다.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첫 번째로 전통적인 리스크 지표를 개정할 필요가 있다. 이것은 단지 현재의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 위기에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 선진국의 금리 수준이 제로 수준으로 낮아지고 있다. 신흥국에서도 예컨대 브라질이 2%까지 내려가게 되면 국가의 지속가능한 채무 수준은 어떻게 되는가. 과거의 전제조건이 통하지 않는다면 채무의 지속가능성에 관한 아무리 정교한 모델이라도 실제 도움이 되지 않는다.

또 IMF가 추진하는 포괄적 행동조항(CAC)은 결점을 포함하고 있다. IMF는 채무 재편에서 소그룹 채권자에 의한 간섭을 어렵게 하는 이 조항을 폭넓게 이용하는 것을 지지하고 있다. 최근에는 에콰도르와 아르헨티나의 채무 재편에서 CAC의 ‘강화판’을 활용했다. 그러나 이 같은 결정은 금액이나 상환 기간이 각각 다른 상황에서 합의를 도출하기에는 적합하지 않은 것으로 판명되고 있다.

마지막으로 IMF는, 필요한 채무 재편을 반대하며 소송을 불사하는 채권자가 초래할 위험에 대해 우려하고 중요시한다. 그러나 업계 집중화와 인덱스 투자 보급, 저금리 등의 영향으로 최근 채무재편 협의에서 중요한 플레이어는 약 8조 달러의 자금을 운용하는 블랙록이라든가 관리자산이 800억 달러에 이르는 신흥국 투자전문 애쉬모어 등이다.

이것이 새로운 문제를 제시한다. 거대 투자자 2~3개가 손잡으면 자신들이 탐탁지 않게 여기는 채무재편을 막을 만한 채권보유 비율을 확보할 수 있다.

이들이 동의하면 개편이 원활하게 이루어지겠지만, 채권자 측에 더 나은 조건을 계속 주장하면 협상이 마무리되지 않아 디폴트 발생의 위험이 커진다.

IMF와 같은 기구는 민간투자자에 비해 기동력이 떨어진다. 신형 코로나 위기로 디폴트로 이어지는 사태가 일어나기 쉬워졌지만 채무재편을 촉진하기 위해 IMF가 준비할 수 있는 전략은 한정돼 있다. 현실적으로 보면 IMF가 민간채권자들에게 대처하는 최선의 방법은 그들에게 적절히 행동해 달라고 부탁하는 것밖에 없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