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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코로나19 유행 중 드러난 것은 국민 상당수가 '트럼프 신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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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이슈 24] 코로나19 유행 중 드러난 것은 국민 상당수가 '트럼프 신자'

미 국민의 상당수가 트럼프 종교 신자이며 이 때문에 대통령 선거의 원활한 실시가 어려워지고 자칫하면 미국이 내전 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미 국민의 상당수가 트럼프 종교 신자이며 이 때문에 대통령 선거의 원활한 실시가 어려워지고 자칫하면 미국이 내전 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사진=로이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신형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 기간 중 드러난 것은 미 국민의 상당수가 트럼프 신자이며 이 때문에 대통령 선거의 원활한 실시가 어려워지고 자칫하면 미국이 내전 상태에 빠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뉴스위크는 20일(현지시각) 트럼프 대통령의 신형 코로나 감염 소식은 그야말로 독재자풍의 값싼 연극거리가 됐다고 보도했다. 월터 리드 군의료센터에 입원한 지 얼마 되지 않아 의사의 조언을 무시한 채 경호원들을 감염 위험에 노출시키면서까지 병원 근처를 드라이브했다. 병원 앞에 모인 열성 지지자들에게 사의를 표하기 위해 프란치스코 교황처럼 천천히 차를 몰라고 명령했다.
트럼프는 입원하고 불과 3일 만에 무리하게 퇴원했다. 병원에서 백악관으로의 귀환은 황제를 방불케 했다. 저녁 TV뉴스 시간에 맞춰 대통령 전용헬기를 타고 백악관에 내려서자 영웅적으로 계단을 올라갔다. 그리고는 아래를 내려다보며 마스크를 벗은 채 헬리콥터에 2분간 경례해 보였다. 이후 2시간도 안 돼 이 모습을 담은 동영상이 트럼프 캠프에서 공개됐다.

보도에 따르면 지금 미국에서는 나라를 뒤흔들 수 있는 두 개의 심리 드라마가 진행되고 있다고 한다. 하나는 트럼프 개인의 심리 드라마고 다른 하나는 미국민이 사회 차원에서 갖고 있는 망상의 드라마라는 것이다.

백악관 귀환 중 마스크 벗고 경례까지
트럼프 정신 단순…불편한 진실 거절

트럼프의 정신은 지극히 단순하다. 트럼프는 사물을 모두 이기고 지는 것을 기준으로 생각한다. 항상 승자이고 싶다. 그 자아 이미지를 뒤흔드는 현실은 받아들이지 않는다. 매사 불편한 진실을 거절하거나 누군가를 탓한다.

문제는 병을 앓고 있는 것은 트럼프 만이 아니라는 것이다. 지도자의 언동은 집단의 의식을 형성하는 힘을 갖는다. 이성이나 사실에 의해 그런 집단 내의 논리를 뒤집는 것은 불가능하다.

트럼프와 반지성주의와 인종차별주의에 관해 많은 미국인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것은 바로 그런 현상이다. 미국 사회의 다양성이 높아짐에 따라 백인 남성들은 불안감이 커졌다. 그 결과 그러한 불안을 달래 주는 환상에 빠져들기 쉽다.

이런 층의 미국인들은 퇴원한 트럼프가 백악관에서 연기한 영웅적 지도자상을 그대로 받아들여 자신들의 주군인 트럼프에게 불편한 사실은 모두 거짓이라고 몰아붙인다.

심지어 트럼프가 TV토론회에서 백인우월주의 단체를 향해 물러나 대기하라고 한 것도 용인한다. 이후 무장 백인우월주의 단체가 미시간 주지사 납치를 기획한 것으로 드러났고 트럼프가 이 사건과 관련해 주지사를 비판했어도 그런 생각을 바꾸지 않고 있다.

트럼프는 자신의 신형 코로나 감염을 정치선전의 도구로 삼아 이기심을 만족시키려 하고 있다. 그리고 많은 미국인은 사회를 뒤덮는 불안과 지도자의 병리로 인해 망상과 위태로운 집단사고에 빠져 있다. 그 결과 위협받는 것은 미국 사회의 평온과 민주주의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