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글로벌-이슈 24] 중국 수산업계, 정부 보조금 등에 업고 전세계 바다 '싹쓸이 조업'

공유
0

[글로벌-이슈 24] 중국 수산업계, 정부 보조금 등에 업고 전세계 바다 '싹쓸이 조업'

칠레·한국 등 특정지역 가리지 않고
불법 조업혐의 적발 中 국적 대다수

서아프리카, 칠레, 대한민국, 갈라파고스 해양보호구역 등 특정 지역을 가리지 않고 전 세계에 걸쳐 중국의 어선이 해양을 공략하고 있다. 사진=ctv뉴스이미지 확대보기
서아프리카, 칠레, 대한민국, 갈라파고스 해양보호구역 등 특정 지역을 가리지 않고 전 세계에 걸쳐 중국의 어선이 해양을 공략하고 있다. 사진=ctv뉴스
전 세계에서 노동법 위반과 불법조업 혐의로 적발되는 외국 선박의 절대 비중은 중국 국적이 차지하고 있다. 서아프리카, 칠레, 대한민국, 갈라파고스 해양보호구역 등 특정 지역을 가리지 않고 전 세계에 걸쳐 중국의 어선이 해양을 공략하고 있다고 ctv뉴스가 20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이들은 주로 중국 정부의 보조금에 의해 지원되기 때문에 통제되지 않는다. 중국 스스로도 역사적으로 어업을 규제하지 않는다.
미군이 서아프리카와 중동에서 철수하자 중국은 이 지역에서 어업과 해군 주둔을 강화했다. 남중국해와 북극의 항로에서는 중국이 해저 석유와 가스뿐만 아니라 선박 운항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고 있다. 중국의 힘 때문에 해역을 침범당해도 이들을 몰아내는 나라는 거의 없다. 중국이 보유한 원양어선은 대만, 한국, 일본, 스페인 4개국을 합친 것보다 3배나 더 많다고 한다.

미국 워싱턴 대학의 타비타 그레이스 말로리 교수는 “지난 20년 동안 중국은 수산업 지원을 위해 수십억 달러를 투입했다”고 말했다. 2018년 전 세계 어업보조금은 총 354억 달러로 추정됐는데 이 중 중국이 72억 달러다. 말로리 교수에 따르면 이 금액의 대부분은 ‘해로운’ 보조금이라고 한다. 어선의 규모를 축소하기보다는 확대하고, 선단 규모를 늘리기 위한 새로운 선박이 포함되기 때문이다.

대니얼 폴리 브리티시 컬럼비아대 해양수산업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중국의 보조금 지급으로 선박이 경쟁지역에 진입할 수 있게 해 지정학적 긴장을 증폭시키고 있으며 무차별 조업으로 인해 어획량 자체도 줄어들고 있다고 설명했다.

어패류에 대해 재정적인 지원을 받는 한 지속가능한 어획은 불가능하다고 전문가들은 주장한다. 유엔 식량농업기구에 따르면 상업용 어류의 90%는 양식이다. 이미 중요 어종은 지속가능한 공급 능력을 상실했다는 의미다.

물론 중국만이 자국 어선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것은 아니다. 국립지리학회 엔리크 살라의 연구에 따르면 정부 보조금이 없으면 세계 어업의 절반 이상이 수익을 내지 못할 것이라고 했다. 일본은 공해상에서 어업을 하는데 가장 많은 비용을 지출하고 있으며 이는 전 세계 공해 어업 보조금의 20%에 해당하는 8억 4100만 달러다. 14%는 스페인이 차지하고 있고 그 다음 중국이 10%를 점유하며 이어 한국과 미국이 뒤를 잇고 있다.

그러나 규모에 있어서는 중국이 단연 압도적이다. 공해상에 800척 이상의 선박을 보유하고 있는 중국은 2014년 공해상에서 보고된 전 세계 어획량의 35% 이상을 차지했다. 다음으로는 593척을 보유한 대만으로 어획량의 약 12%를 차지했다. 일본은 478척의 선박으로 5% 미만이었다.
그래도 약간의 개선 조짐은 보인다. 해양보호단체와 외국 정부의 국제적인 압력에 따라 중국 정부는 최근 몇 년 동안 자국 선단에 대한 통제를 강화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환경보호론자들과 어업 전문가들은 회의적인 태도를 유지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016년 원양어선을 2021년까지 3000척 이하로 제한하는 내용의 5개년 계획을 내놓았다. 그러나 정부가 선박 번호에 대한 자료를 거의 공개하지 않고 있기 때문에 중국이 이 목표를 향해 어떤 진전을 이루었는지는 불확실하다.

지난 6월, 중국 어업 당국은 오징어 개체수의 보충을 이유로 7월부터 11월까지 남미 특정 해역에서 중국 어선의 오징어잡이를 폐쇄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중국이 자발적으로 폐쇄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그러나 이 같은 통제가 지속될 것인지는 의문이다. 중국은 중산층의 급속한 증가에 대응해 자연산 생선 의존도를 줄인다며 2015년에서 2019년 사이에 2억5000만 달러 이상의 보조금을 지급해 양식 산업을 활성화시켰다. 그러나 양식장에서는 고단백 어분을 양식장 먹이로 사용한다. 이것이 또다른 문제를 야기한다.

해양 보호론자들은 중국의 양식 어류 생산마저도 해양 고갈을 가속화하고, 불법 어획을 늘리며, 수산물 먹이사슬을 불안정하게 하고, 지역 생존에 필요한 단백질 공급원을 차단하고 있다고 경고하고 있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