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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G 국감 "이재광 사장 집 1인시위에 직원 보초 세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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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UG 국감 "이재광 사장 집 1인시위에 직원 보초 세워"

野의원 "민원인 시위에 직원 순번 돌려 보초 갑질행위"..."산하조직서 한 일" 발뺌 해명
여야 일제히 HUG 고분양가 심사 문제점 질책..."가격 2배 상승", "풍선효과 시장교란 초래"

이재광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이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HUG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이재광 주택도시보증공사(HUG) 사장이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국토교통위원회에서 열린 HUG 국정감사에서 업무보고를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국내 분양보증시장을 독점하고 있는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분양보증 독점권을 이용해 강력한 분양가 억제정책을 펴고 있지만, 오히려 '로또청약' 같은 부작용을 초래하는 등 분양보증 사업장 리스크 관리를 제대로 수행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21일 업계와 국회에 따르면,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국토교통위원회의 HUG 국정감사에서 더불어민주당 김회재 의원은 "분양가 인하를 목적으로 도입된 HUG의 '고분양가 심사제도'가 오히려 청약시장 과열을 부추기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에 따르면, HUG가 고분양가 심사로 분양가를 인하했던 219개 단지 중 준공된 8개 단지의 시세를 살펴본 결과, 8개 단지 모두 분양가 대비 2배 가량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서울 영등포구 '보라매 SK뷰'의 경우, 2017년 5월 당시 3.3㎡당 분양가는 1946만 원이었으나, 현재 시세는 4171만 원으로 2.1배 뛰었다.

가장 적게 상승한 서울 서초구 '방배 아트자이'도 3.3㎡당 3798만 원에서 6007만 원으로 1.6배 올랐다.

HUG는 고분양가 확산에 따른 주택시장 과열을 차단하고 HUG 보증리스크를 관리하기 위해 지난 2016년 8월 서울 강남구와 서초구에서 처음 고분양가 심사를 시작한 이래 지금까지 219개 단지의 분양가를 관리해 왔다.

그러나, 낮은 분양가 책정으로 청약 당첨만 되면 로또가 된다는 생각에 사람들이 몰려 청약시장이 과열되고, 그 결과 주변 시세가 상승하는 악순환이 반복된다는게 김 의원의 주장이었다.

이같은 지적에 이재광 HUG 사장은 "적정 수준의 분양가 관리는 필요하지만 분양가와 시세 간 괴리를 개선하는 방안을 찾겠다"고 답변했다.
국회 국토위 소속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도 HUG의 고분양가 관리제도가 서울 전지역에 시행된 2017년 이전과 이후의 분양가 상승률을 비교하면서 HUG 고분양가 관리제도가 수도권에서는 주택가격 안정효과가 없고, 규제지역 밖에서는 '풍선효과'를 일으켰다고 질타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지난 6월 HUG가 내부적으로 고분양과 관리제도 효과를 분석한 결과, 서울 전 지역으로 규제가 확대된 2017년 3월 이후 서울지역 연간 분양가 상승률은 4.08%로, 규제 이전 2.08%보다 약 2배 높게 나타났다.

반면, 같은 기간 경기도 내 조정대상지역 중 고분양가 관리 제외지역이던 화성 동탄은 분양가 상승률이 -1.11%에서 27.6%로 급등했고, 고양에서도 10.56%에서 33.21%로 3배 이상 치솟았다.

이 의원은 "수도권 주택시장에서 고분양가 관리제도가 가격안정 효과를 전혀 내지 못했을 뿐만 아니라, 인근 부동산 시장까지 교란시킨 셈"이라고 제도와 HUG의 운용 문제점을 질책했다.

같은 국민의힘 김은혜 의원 역시 HUG가 분양보증을 독점하고 있으면서도 정작 분양보증 사업장 리스크 관리는 허술하다고 지적했다.

HUG는 분양보증을 발급한 이후, 분양보증 사업장을 공정부진율과 분양부진율에 따라 ▲정상 ▲관찰 ▲주의 ▲관리 ▲경보 등 5단계로 나누어 관리하고 있다.

김 의원은 "2016년부터 현재까지 분양보증사고가 발생한 사업장은 11개"라며 "이 중 절반이 넘는 6개 사업장은 사고 직전까지 '정상 사업장' 또는 '관찰 사업장'으로 관리됐다"고 밝혔다.

또한 "올해에도 8개의 분양보증사고 사업장 중 4곳이 보증사고 당시 정상 또는 관찰 사업장으로 관리되고 있었다"며 HUG의 분양보증 부실을 꼬집었다. 각 사업장별로 위기단계에 따라 신속한 조치를 취하기 위해 관리기준을 마련해 운영하고 있지만, 정작 사업장의 현황 파악이 소홀했다는 주장이었다.

김 의원은 "분양보증 독점권을 놓지 않으려는 HUG가 정작 보증사업장 리스크 관리라는 공적 책무는 소홀히 하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이날 국감에서는 분양가심사를 위한 기준이 되는 '비교사업장' 선정도 HUG 직원의 '입맛대로' 이뤄지고 있는 문제점이 제기됐다.

국민의힘 송언석 의원은 "2016년부터 현재까지 고분양가 심사가 이뤄진 205곳 가운데 비교사업장 선정기준을 충족하지 못했지만 분양보증이 발급된 사업장이 18곳이나 됐다"면서 "현행 제도는 HUG 영업부서장이 고분양가 심사 과정에서 임의로 비교사업장을 선정해 분양가를 높이거나 낮출 수 있는 맹점을 지니고 있다"고 비판하며, HUG가 임의로 비교사업장을 선정할 수 없도록 제도를 개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밖에 이재광 HUG 사장은 지난해 국감에 이어 올해에도 '갑질' 질타를 받았다.

국민의힘 이헌승 의원은 "지난 9월 9일부터 한 민원인이 (이재광 사장 자택 앞에서) 1인 시위를 했는데, (HUG 직원들을) 순번을 정해서 보초를 서게 한 것은 갑질 행위라고 본다. 민간회사도 이렇게 직원을 시켜 감시하게 하는 일은 없다"고 강하게 힐책했다.

그러나 해명에 나선 이재광 사장은 "(직원들이 보초를 선 것은) 북부관리센터에서 알아서 했다", "나는 지시한 적 없다"며 산하 조직에 책임을 전가하는 발언으로 해명했다.


김철훈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ch0054@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