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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리포트] 코로나로 車시장 '급브레이크'…판매량 늘리기 '할인전쟁' 불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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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리포트] 코로나로 車시장 '급브레이크'…판매량 늘리기 '할인전쟁' 불꽃

"연말까지 올해 모델 재고 소진 해야"
점유율 선두 최고급 모델 대대적 할인
베트남 도요타 비오스조차 할인 대상

베트남 완성차 업체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침체된 자동차 시장 회복을 위해 가격 할인경쟁에 나섰다.이미지 확대보기
베트남 완성차 업체들이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침체된 자동차 시장 회복을 위해 가격 할인경쟁에 나섰다.
베트남 완성차 업체들이 코로나19여파로 위축된 시장을 회복하기 위해 가격 할인경쟁에 돌입했다. 판매량을 늘리기 위해 가격 할인을 포함한 각종 판촉 행사를 벌이고 있다.

코로나19 여파로 위축된 차량 구매 심리가 좀처럼 되살아나지 않는 데다가 연말까지 올해 모델의 재고를 소진해야 하기 때문이다.
27일(현지시간) 카페비즈 등 베트남 현지 매체 등에 따르면 자동차 시장 점유율에서 선두를 달리고 있는 기업이나 최고급 모델조차 한달넘게 대대적인 할인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그만큼 시장이 어렵다는 반증이다.

모든 자동차 유통업체들은 연말까지 판매량을 최대한 늘리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베트남에서 매년 수개월 연속 최고 판매를 기록, '국민 자동차'로 불리는 도요타 비오스(Toyota Vios)조차 할인 대상이 됐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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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말까지 프로모션 '가속'...치열한 경쟁돌입

하노이에서 도요타, 기아, 현대 등의 자동차 유통업체는 차량 판매가를 대당 5000만~1억 동 할인하고, 창문용 단열 필름, 바닥 매트 등과 같은 사은품을 증정하고 있다. 국내에서 생산한 자동차를 구매하면, 올해말까지는 등록비의 50%를 감면받을 수 있다.

자동차 유통업체들은 대부분 경쟁 업체를 의식해 가격 할인율이나 사은품에 관한 정보를 공개하지 않고 있다. 유통업체들간 가격 인하 경쟁이 벌어지면 판매가를 더욱 낮춰야 하기 때문이다.

유통업체들은 소형차부터 최고급 세단까지 전 모델의 판매가를 할인하고 있다.
최고급 승용차인 메르세데스 벤츠(Mercedes-Benz)의 경우, S450 L, S450 L 럭셔리 버전 등을 정가보다 1억~2억5000만 동 낮은 가격으로 판매하고 있다. 등록세 감면 혜택을 합치면 최대 5억 동까지 할인받는 셈이다.

BMW는 현지에서 판매하는 차량을 100% 수입해 등록세를 감면받을 수 없지만 각종 할인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BMWX7은 정가에서 최대 8억1000만 동을 할인해 준다.

판매가 할인 뿐만 아니라 AS(After Service) 보증기간 관련 경쟁도 치열하다. 원래 신차를 구매한 고객에게는 '구매 후 3년간 혹은 주행거리 10만㎞'에 AS를 보증했다. 현재는 보증 기간을 5년으로 늘리는 자동차 업체가 많다.

프랑스의 푸조는 지난 2018년말 베트남에 진출한 자동차 기업중 최초로 AS 보증 기간을 5년으로 정했다. 베트남 토종 브랜드인 빈패스트도 럭스 SA2.0, 럭스 SA2.0의 AS기간을 '구매후 5년 또는 16만5000㎞(먼저 도래하는 조건)'로 조정했다. '24시간 365일 차량 구조 서비스'도 무상 제공한다.


◇ 특소세 인하 추진...가격 인하 기대심리 상승

하노이에서 중고차 거래소를 운영하는 투안 아잉(Tuan Anh)씨는 "자동차 모델의 생명 주기는 보통 3~5년 정도인데 새로 출시되는 모델이 많아지고 있다. 이 때문에 2021년 신형 모델을 입고하기 위해 2018년~2020년 생산 재고를 최대한 소진하기 위해 판매가를 낮출 수 밖에 없다"고 자동차 업체들의 대대적인 할인 판매 이유를 설명했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올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인해 경제가 어려워지면서 전 세계적으로 자동차 구매 수요가 계속 감소할 가능성이 높다. 지난 8월 발효된 베트남-EU 자유무역협정(EVFTA)은, 베트남 국내 자동차 시장에 또다른 변수로 작용하게 됐다. EVFTA로 인해 앞으로 유럽산 자동차의 세금 8%가 감면돼, 베트남 국내에서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유럽 고급 브랜드 자동차를 구매할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많은 자동차 기업이 판매가를 크게 내린 가운데, 2021년 시행 예정인 우대정책 덕분에 국내산 자동차 가격은 더욱 낮아질 것으로 보인다. 관련업계 관계자들은, 실제 많은 소비자들이 국내산 자동차 판매가격이 추가 인하되기를 기다리고 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베트남 정부는 지난 8월 6일 발표한 '보조산업 개발 촉진 방안 (115/NQ-CP시행령)'울 통해 자동차 관련 특별소비세 정책을 수정, 제10차 국회 회의에 제출할 것을 재무부에 지시했다.

국회가 새로운 특별소비세 정책을 승인하면 2021년부터 베트남 국내에서 생산하는 완성차 및 부품의 특별소비세가 면제된다. 부가가치세는 10%에서 5%로 감면된다. 때문에 현지화 비율이 높은 모델의 생산 단가가 낮아져, 수입차 대비 가격 경쟁력을 크게 높일 수 있다.

올해 하반기 들어 구매 수요가 증가세를 보임에도 불구하고 베트남 자동차 시장은 마이너스 성장률을 기록할 전망이다.

베트남 자동차제조업체협회의 통계에 따르면, 올해초부터 9월말 회원사들의 매출은 작년 동기 대비 25%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2021년 시행되는 정부의 부양책과 함께 전 세계의 코로나19 팬데믹이 진정세에 접어들어야 베트남 자동차 시장은 다시 활기를 되찾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응웬 티 홍 행 글로벌이코노믹 베트남 통신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