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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상반기 미국 기술분야 거래 동향 분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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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상반기 미국 기술분야 거래 동향 분석

- 코로나19거래액과 거래량은 2019동기 대비 다소 감소 -
- 그러나 하반기에는 기술 의료분야 중심으로 거래 활동 회복 기대 -



글로벌 컨설팅 회사인 PWC의 2020년 상반기 미국 기술분야* 거래 동향에 관한 보고서에 의하면 코로나19가 세계 경제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쳐 투자자들이 유동성과 단기 보호에 초점을 맞추면서 기술분야의 거래액과 거래량이 2019년 동기 대비 다소 감소하였지만, 투자자들이 기술 부문을 안전한 투자처로 인식하였고 나스닥 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등 긍정적인 신호를 보인 것으로 밝혀졌다. 해당 보고서에 의하면 미∙중 무역 갈등을 비롯한 글로벌 무역 마찰은 향후에도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겠지만, 기술분야 거래 활동은 2020년 하반기에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였다. 또한 기업들이 자본 보존에 집중하기 보다는 새로운 기회를 모색하기 시작하면서 점차 기술분야 인수합병(M&A)도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 여기에서 기술분야는 소프트웨어, 인터넷(게임, 소셜미디어, 전자상거래 등), IT 서비스, 반도체, 하드웨어 부문을 일컫는 것으로 한다.

이와 관련해 PWC의 미국 Technology, Media and Telecommunications 부문 팀장 Marc Suidan은 “기술 기업들은 인수합병을 통해 혁신을 유지하고 가상현실 및 클라우드 중심으로 비즈니스를 확장해야 한다고 인식하고 있는바, 앞으로 이를 중심으로 인수합병 활동이 더욱 강력히 전개될 것”이라고 전했다.

기술분야 메가 딜과 부문별 거래 동향

2020년 상반기 기술분야 메가 딜($5B 이상)은 총 4건, 거래액이 가장 컸던 건은 130억 달러 규모의 Koch Equity Development의 Infor 인수 건이었다. 두번째로 거래액이 컸던 건은 73억 달러 규모의Just Eat Takeaway의 Grubhub 인수 건, 세번째로 거래액이 컸던 건은 71억 달러 규모의 Intuit 의 Credit Karma 인수 건이었다. 2020년 상반기 기술분야 Top 10(거래액 기준) 거래 현황은 다음과 같다.

2020년 상반기 기술분야 Top 10 거래 현황
(단위: US$ 10억)
인수 기업명
피인수 기업명
발표일
거래액
부문
Koch Equity
Development
LLC
Infor Inc.
2020.2.4
13.0
소프트웨어
Just Eat
Takeaway.com
Grubhub Inc.
2020.6.10
7.3
인터넷
Intuit Inc.
Credit Karma Inc.
2020.2.24
7.1
소프트웨어
Visa Inc.
Plaid Inc.
2020.1.13
5.3
IT 서비스
Investor Group
Corelogic Inc
2020.6.26
4.4
IT 서비스
RSA
Security Inc.
SPV
RSA
Security Inc.
2020.2.18
2.1
소프트웨어
BMC
Software Inc.
Compuware Corp.
2020.3.2
2.0
소프트웨어
Zynga Inc.
Peak Oyun Yazilim
&
Pazarlama AS
2020.6.1
1.9
소프트웨어
Forescout
Technologies Inc.
SPV
Forescout
Technologies Inc.
2020.2.6
1.9
IT 서비스
Microsoft Corp.
Affirmed Networks Inc.
2020.3.26
1.4
IT 서비스
자료: PWC

Koch Industries는 연간 매출이 1,100억 달러에 달하는 미국 최대 민간 기업 중 하나로, 세계적 규모의 비즈니스 클라우드 소프트웨어 업체인 Infor를 인수하였는바, 전문가들은 이번 인수로 Koch Equity Development 의 글로벌 비즈니스 포트폴리오의 디지털 변환이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Grubhub는 미국 4,000개 도시에 걸쳐 약 300,000개의 레스토랑 리스트를 보유한 온라인∙모바일 음식 주문 및 배달 분야 선도 업체로서, Just Eat Takeaway는 이번 인수 건으로 미국의 온라인 음식 배달업에 진출하여 중국을 제외하고 세계에서 가장 큰 온라인 음식 배달 기업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발표하였다. Uber도 Grubhub 인수 협상에 참여한 것으로 알려졌지만 거래를 포기하였고 Grubhub는 Just Takeaway와 손을 잡았다.

핀테크(Fintech) 계의 거물인 Intuit는 재무 관리 솔루션인 TurboTax, QuickBooks 및 Mint를 주력 제품으로 하는 글로벌 금융 플랫폼 회사로, 영국, 미국 및 캐나다에 1억 명 이상의 회원을 보유하고 있는 Credit Karma를 인수함으로써 부채 관리, 저축 극대화, 대출 접근 등의 면에서 보다 개인화되고 경쟁력이 있는 금융 플랫폼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

2020년 상반기 기술분야 거래 활동을 종합해보면 기업이 다양한 형태의 지출을 삭감함에 따라 거래액은 총 729억 달러로 감소하였고, 거래량은 775건, 평균 거래 규모는 9,400만 달러로, 2019년 상반기 대비 둔화 폭이 컸다. 거래량은 6% 하락에 그쳤지만 큰 규모의 메가 딜이 줄어들면서 거래액은 2019년 상반기 대비 58% 감소하였으며, 평균 거래 규모는 약 56% 감소하였다.

연도별 기술분야 인수합병 동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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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PWC

2019년 상반기 및 하반기 대비 2020년 상반기 기술분야 거래 활동 비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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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PWC

기술 부문별로 보면 소프트웨어 부문은 437건의 거래, 총 거래액이 420억 달러에 달하면서 기술분야에서 가장 활발한 거래 활동을 보였으며, 2020년 현재까지 거래량의 56%와 거래액의 58%에 기여하였다. 한편 2020년 상반기 SaaS 및 데이터 분석 기업은 인기있는 인수 대상이었으며,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장기화되면서 비디오 게임 분야도 소비자의 수요가 급상승하며 거래가 활발히 이루어졌다. 특히 인터랙티브 엔터테인먼트 분야의 글로벌 리더인 Zynga사는 모바일 게임 회사인 Peak Oyun Yazilim & Pazarlama AS를 19억 달러에 인수하며 모바일 게임 산업에 큰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또한 모바일 앱 기반 음식 배달 분야도 코로나19의 영향으로 빠르게 성장하면서 경쟁업체들이 시장 점유율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며 활발한 거래가 이루어졌다. Just Eat Takeaway사의 Grubhub를 인수 건이 대표적이며, 해당 인수 건은 앞서 살펴본 바와 같이 기술분야에서 올해 상반기 거래액 2위에 랭크되었다.

향후 기술분야 거래 전망

코로나19 덕택에 경제∙사회의 전반에 걸쳐 디지털 전환이 가속화되고 있고, 이러한 상황에서 기업들은 시장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인력, 제품 및 서비스, 최종 사용자 경험 등이 디지털 플랫폼에 의해 어떻게 촉진되는지에 대한 비즈니스의 모든 측면을 재고하기 시작하였기에 앞으로도 기존의 역량을 개선하거나 보완하려는 기업에게 기술분야의 기업들은 매우 매력적인 M&A 대상이 될 것으로 보인다.

부문별로는 소프트웨어 부문의 경우 코로나19로 인해 SaaS, 클라우드 및 구독 기반 비즈니스 모델의 수요가 급증하고 있고, 보안 분야도 성장 모멘텀이 존재하는 바 전문가들은 이를 중심으로 거래활동이나 IPO 활동이 활발해질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인터넷 부문에서는 코로나19로 사회적 거리두기와 재택경제가 일상화되면서 게임, 온라인 소셜 활동의 사용량이 늘고 있어 이를 중심으로 거래 활동도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많은 기업들이 가상 운영 및 온라인 전자 상거래 플랫폼을 도입하고 있고 오프라인 소매 업체는 점점 경쟁력을 잃고 있는바 전자 상거래 분야의 거래 활동도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한편 PWC는 반도체 부문의 전망과 관련해 화웨이 제재 조치로 대표되는 미∙중 무역 분쟁과 더불어 미국 규제당국이 미국의 핵심기술 인수에 대해 강경 노선을 취하고 있어 중국의 대미 인바운드 투자가 더디게 진행될 것으로 분석했다.

이러한 전망은 점차 현실로 나타나고 있다. 실제로 기술분야가 거래 활동의 회복을 주도하고 있는 것이다. 2020년 하반기에 들어 일련의 블록버스터급 딜이 연달아 발표되었고, 지난 8월에만 거래 액이 50억 달러 이상인 메가 딜이 무려 9건이 발표되면서 현재까지 발표된 메가 딜의 합산 가치는 약 2,560억 달러에 이르렀다. 이 중 상당 부분은 기술 및 의료분야가 주도한 것이다. 기술분야의 거래액은 총 693억 달러로 8월 한달 동안 전 세계적으로 발표된 가장 큰 10개의 거래 중 6개가 기술분야와 관련이 있었으며, 의료∙건강분야의 거래액은 총 385억 달러로 2019년 12월 이후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하고 있다.

시사점


투자은행에서 근무했던 기업금융 전문 애널리스트 I씨는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 인터뷰에서 “신규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앞세운 스타트업이 기존의 벤더로 이루어진 생태계를 교란하고 있는 상황이며, 기업의 소프트웨어와 서비스 환경은 코로나19 팬데믹 와중에도 진화하고 있다. 특히 클라우드 서비스 시장은 클라우드에서 실행되는 소프트웨어와 이를 구동하는 하드웨어 측면에서 모두 급변하고 있다”고 하며, 앞으로도 실리콘밸리의 테크 기업들은 경쟁력 확보를 위해 거침없이 신기술을 인수하고 기존의 사업과 시너지 효과를 이루며 지속적인 성장의 기틀을 마련할 것으로 전망했다.

전문가들은 국내에서 중소기업·벤처기업에 대한 투자금 규모는 점진적으로 늘어나고 있긴 하지만, M&A 시장이 거의 전무한 수준이고, 이 덕분에 투자금 회수가 원활하지 않아 건강한 창업생태계가 형성되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지적하고 있다. 적극적이고 활발한 M&A 시장 형성을 위해서는 기업들이 M&A를 단순히 비용 지출의 대상으로 보지 말고 미래를 준비하기 위한 투자의 관점에서 접근해야한다. M&A를 단순히 비용 지출의 대상으로 보면 기술의 가치를 제대로 보기보다는 그저 인수 비용을 낮추는데 급급해지기 때문이다. 국내 기업들도 M&A에 대한 가치관을 재정립하고, 전략적인 기술 인수로 경쟁력을 제고하며 사업의 다각화를 모색함으로써 급변하는 미래를 대비하여야 하겠다.


자료: PWC, Marketwatch, Nasdaq, Techcrunch, CNBC, Refinitiv, KOTRA 실리콘밸리 무역관 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