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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조정유동성비율 규제 도입에 찬바람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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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사 조정유동성비율 규제 도입에 찬바람 예고

12월부터 우발채무 규제하는 자산건전성 강화
100% 가까울수록 채무보증추가따른 수익개선 한계

조정유동성비율 규제요약, 자료=신한금융투자이미지 확대보기
조정유동성비율 규제요약, 자료=신한금융투자
증권사 조정유동성비율 규제가 임박했다. 이는 우발채무를 규제하는 자산건전성 강화 조치다. 우발채무는 미래에 어떤 사건의 발생 여부에 따라 결정되거나 금액을 신뢰성 있게 추정할 수 없는 잠재부채를 뜻한다. 이 규제가 도입되면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등 공격투자를 통한 수익확대 전략에 제동이 걸린다. 업계에서 채무보증 추가여력이 있는 증권사와 그렇지 않은 곳의 이익창출능력의 격차가 커질 것으로 보고 있다.

◇ 12월부터 조정유동성비율이 100% 미만 증권사 패널티


28일 업계에 따르면 12월부터 조정유동성비율 규제가 시행된다. 조정유동성비율은 유동성비율에 채무보증을 포함하는 지표(3개월 내 유동성부채와 채무보증의 합계 대비 3개월 내 유동자산으로 산출)다. 이 조정유동성비율은 수 년 전부터 마련됐으나 경영실태평가의 계랑지표로 활용했을뿐 강제성은 없었다.

12월부터는 조정유동성비율이 100% 미만으로 하락하는 증권사에 대해 유동성관리방안 제출과 실태 등을 점검한다. 증권사 모두 조정유동성비율 100% 커트라인을 지켜야 할 상황에 놓였다.

증권사의 혼란은 없다. 지난해 12월에 예고된 규제로 이미 증권사는 1, 2분기 전후로 조정유동성비율관리에 들어갔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기준으로 조정유동성비율이 메리츠증권이 82.73%로 가장 낮았다. 교보증권 85.96%, 하나금융투자 92.74%, 신한금융투자 96.14%, 유진투자증권 98.62%, 하이투자증권 99.66% 등이 그 뒤를 이었다.

2분기 기준으로 조정유동성 비율이 100% 아래로 떨어진 증권사는 한곳도 없다. 신한금융투자에 따르면 지난 2분기 말 기준 국내 증권사의 평균 조정유동성비율은 112.8% 수준으로 당국의 눈높이를 충족하고 있다.

단 증권사별 상황은 희비가 엇갈린다. 주요 증권사의 조정유동성비율을 보면 NH투자증권 131.8%, 미래에셋대우 127.2% 등이 커트라인 위로 여유가 있는 반면 삼성증권 108.8%, 키움증권 103.2%, 한국투자증권 102.2%, 메리츠증권 101% 등은 100%선에 근접하고 있다.

이 가운데 시장의 관심이 쏠린 곳은 메리츠증권이다. 지난 1분기 기준으로 조정유동성비율이 업계 최하위로 과도한 우발부채규모에 대한 불안이 컸다. 2분기 동안 적극 자산부채 조정으로 이 같은 걱정은 사라진 상황이다.

메리츠증권의 채무보증규모는 지난해 12월말 기준 8조5000억 원에서 지난 2분기 기준 6조2000억 원으로 반년 만에 2조3000억 원을 줄였다. 기존에 보유한 부동산 투자자산(부동산PF대출•부동산담보대출•부동산PF 대출채권 매입확약)을 다른 증권사나 기관투자가에 매각하는 등 2분기에만 2조 원가량 감축했다.

장효선 삼성증권 연구원은 “메리츠증권은 지난 2분기에 2000억 원 규모의 유상증자뿐아니라 대출채권 4600억 원, 채무보증 9000억 원 등을 기관재매각(셀다운)하며 자산건정성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 채무보증 추가여력…수익개선 전망


주목할 대목은 조정유동성비율 100%를 놓고 비율이 많은 증권사와 그렇지 않은 곳은 투자여력에서 차이가 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번 조정유동성비율 규제에도 끄떡없는 곳은 미래에셋대우, NH투자증권이다

신한금융투자는 이 두개 증권사가 조정유동성비율을 100%로 낮추면 채무보증 추가여력은 각각 9조577억 원, 10조333억 원이 있다고 본다. 이 같은 투자여력을 활용해 세전이익은 각각 3350억 원, 3620억 원이 개선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반면 조정유동성비율 100%대인 증권사는 채무보증 추가여력이 신통치 않아 우발채무를 활용한 수익개선에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임희연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증권사가 신용보강을 제공할 때 실제자금의 투입은 없지만 신용보강금액을 매입약정 자금운용한도(book)에 담는다”며 “조정유동성비율이 100%에 근접한 증권사는 Book 한도를 늘릴 수 없고, 우발채무를 확대하기 어려워 수익성이 개선이 쉽지 않다”고 말했다.

임 연구원은 “자본조달이 원활한 증권사들의 시장지배력이 강화될 수 있다”며 “조정유동성비율 규제 도입으로 한정된 자본을 활용하기 위해 위험이 적고 수익성이 높은 우량딜을 선별하는 역량이 중요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성해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bada@g-e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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