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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잡스→팀 쿡…애플 1조달러 기업 만든 '리더십 유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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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잡스→팀 쿡…애플 1조달러 기업 만든 '리더십 유전자'

애플은 지난 8월 미국 상장사 중 처음으로 시가총액 2조달러를 넘어섰다. 사진=로이터이미지 확대보기
애플은 지난 8월 미국 상장사 중 처음으로 시가총액 2조달러를 넘어섰다. 사진=로이터
2018년 8월 2일 미국 기업 중 최초로 시가 총액 1조 달러를 넘어선 애플의 배경에는 팀 쿡 CEO의 리더십, 절세 노력, 경쟁적인 신제품 개발 등이 있었다고 26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윈코인이 보도했다.

스티브 잡스는 인간의 창의력은 아무리 큰 문제라도 해결할 수 있고, 세상을 바꿀 수 있다는 믿음으로 애플을 설립했다. 2011년 10월 5일 스티브 잡스 애플 공동 창립자의 별세 소식이 전해지자 "애플이 큰 위기에 직면했다"는 진단이 잇따르며 시장은 애플의 성장을 우려했다. 그러나 그로부터 8년 뒤인 올해 8월 애플은 미국 상장사 중 처음으로 시가총액 2조달러를 넘어섰다. 스티브 잡스 시절에는 없던 경이로운 성과였다.
애플은 2013년 아이폰과 아이패드 매출 덕분에 130억6000만 달러의 사상 최고 이익을 기록했다. 특이한 점은 애플의 주식이 당시 12% 감소했는데,투자자들은 안드로이드의 막을 수없는 속도에 대해 걱정하는 분위기였다. 당시 애플의 또 다른 시련은 2013년 5월 애플은 최대 440억 달러의 세금 회피 소송에 휘말렸다. 미국 상원은 애플의 지금이 여러나라로 이동하는데 의문을 제기했는데 당시 애플은 국내에 2470억 달러, 미국 이외 지역에 1450억 달러의 현금 자산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런 상황은 명백히 조세 회피의 시도로 보인다. 미국 상원에서 재판을 받은 쿡은 애플이 '필요한 모든 세금'을 지불했다고 주장했다.

팀 쿡의 논지는 이랬다. 애플은 제품을 판매한 수익을 관리할 때 모두 미국의 본사로 보내는 것이 아니라 각각 업종에 따라 세금을 적게 내는 나라의 지사로 수익을 보낸다는 것이다. 그리고 이 과정에서 윤리적인 비난은 있을 수 있지만, 불법은 아니라고 했다. 미국의 연방국세청(IRS)도 문제를 제기하지 않았다고 했다. 즉, 불법적인 탈세가 아니라 합법적인 절세라는 것이다.

중국 정부와 협력으로 애플은 중국에 애플 스토어를 더 많이 오픈했는데 당시 중국 소비자들을 지원하는 서비스로 보증 기간이 끝나지 않은 제품이 파손될 경우 교체를 해주는 것이 포함됐다. 이는 중국에서의 아이폰 판매를 성공적으로 이끌었다. 2013년 애플 전체 이익의 12%가 중국에서 나왔다.

애플이 중국과 우호적인 관계 외에도 중국을 비롯해 전 세계적으로 애플의 이익 증가에 큰 역할을 한 것은 2014년 터치ID(지문인식 스캐너) 아이폰 5S의 개발이다. iOS 7과 함께 애플의 새로운 장치는 그 시대의 다른 스마트폰에서 볼 수 없는 혁신을 보여주었다. 아이폰 5S는 64비트 데스크톱급 아키텍처를 갖춘 A7 프로세서도 탑재했다. 이 프로세서의 출시는 애플의 다른 경쟁사들, 안드로이드의 제조사인 퀄컴에게는 큰 충격이었는데 퀄컴이 A7과 동일한 아키텍처의 프로세서를 출시하기까지는 2년이 걸렸다. 놀랍게도 이러한 모든 성과에 대해 애플은 2014년 말 576억 달러의 이익을 기록했다.

이후 애플은 아이폰 센서를 활용해 신체의 상태에 대한 메모와 평가 기능을 갖춘 iOS 8을 출시했다. 애플의 건강데이터 공유 플랫폼인 헬스키트(Healthkit)는 사람들이 건강 데이터를 꼼꼼히 입력해 수시로 자신의 상태를 파악할 수 있게 해준다. 애플은 같은 해 아이폰6과 함께 처음으로 5.5인치의 아이폰6 플러스도 출시했다.

불행히도 몇 달 후 애플이 아이폰6 시리즈에서 '밴드 게이트(Bendgate)'가 발생했다. 밴드게이트는 아이폰6 시리즈를 뒷주머니에 넣고 자리에 앉거나, 손으로 조금만 힘을 가해도 쉽게 구부러지는 문제로, 애플은 당시 9대만이 구부러지는 현상을 보였다며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2015년 애플은 출시한 아이폰 6S 시리즈에 알루미늄 합금을 사용하고 두께는 0.2mm 늘리는 등 사실상 아이폰6 시리즈에 문제가 있음을 간접적으로 시인했다.
2014년 9월 팀 쿡은 '애플의 새로운 라운드'로 신제품 애플워치를 발표했다. 이 스마트워치는 심장 박동수 모니터와 피트니스 추적 기능을 갖추고 있어 애플이 건강에 관심을 쏟는 소비자들에 판매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한다. 건강 데이터를 자동으로 수집할 수 있는 스마트 기기라면 당연히 자기 건강에 대한 보다 철저한 통찰력을 가질 수 있다. 당시 피트니스 트래킹으로 활용할 수 있는 스마트워치 제품이 보편화됐지만, 애플은 소비자가 건강을 모니터링 할 수 있는 포괄적인 생태계를 마련했다. 당시 안드로이드는 여전히 스마트워치 부문에 특별한 초점을 두지 않았기 때문에 애플의 마케팅은 훨씬 더 흥미로웠다.

2014년 11월 애플의 밸류에이션은 처음으로 7000억 달러를 기록했다. 당시 애플의 가치는 구글의 2배, 세계 굴지의 석유회사인 엑슨모빌에 비해 3000억 달러나 높았다.

애플은 개인정보 보안 문제를 증명하기 위해 힘겨운 싸움을 벌여왔다. 2013년 12월 유출된 문서에 따르면 미국 국가안보국(NSA)은 애플이 소프트웨어가 백도어를 사용해 모든 통신을 감시하는 프로그램을 갖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애플은 이러한 주장을 거부하며 "아이메시지는 애플이 메시지를 읽을 수 있도록 설계되지 않았다. 정부가 우리에게 백도어를 만들어 달라고 요청하면 해커들도 이를 악용할 수 있을 것이다. 따라서, 애플의 독점 제품에 같은 백도어는 없다"고 반박했다.

2014년 9월 또 다른 사건이 터졌다. 헐리우드 영화배우 제니퍼 로렌스(Jennifer Lawrence), 유명모델 케이트 업튼(Kate Upton) 등 유명 연예인의 누드사진 500여장이 유출돼 인터넷에 유포되는 '셀럽 게이트(Celebgate)' 사건이 일어나 논란이 되었는데, 이 사진들은 아이클라우드 액세스에서 입수된 것으로 알려졌으며 애플은 '아이클라우드를 제대로 보호하지 못한다'고 비난받았다.

팀 쿡은 찰리 로즈와의 인터뷰에서 "이 일에 대한 오해가 있다. 이 사건의 공격자는 피싱을 사용해 아이클라우드 서버에 로그인하지 않고 가짜 이메일을 보내 아이디를 도용했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2015년 12월 샌버나디노에서 총격 테러 사건이 발생했을 때도, FBI는 범인의 아이폰을 열어달라고 애플에 부탁했다. 하지만 애플은 '백도어 기능을 하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해 제공할 수 없다'는 이유로 거절했다. 그때서부터 둘 사이에 법적 공방이 시작됐고, 이는 지난하게 이어지다가 2016년 FBI가 애플의 암호화를 뚫어내는 제3자의 기술을 확보하면서 허무하게 끝났다. 당시 일부 매체에서는 FBI가 기술 확보에 100만 달러를 썼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2017년 9월 12일 팀 쿡은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기자회견을 통해 "첫 아이폰은 10년 동안 기술 혁명을 일으켰고 그 과정에서 세계를 변화시켰다. 향후 10년간 기술세계로 가는 길을 보여줄 제품을 오늘 선보이겠다"고 말했다. 이날 애플은 '10주년 기념폰'인 아이폰X를 비롯해 아이폰8·8 플러스 등 다양한 제품을 공개했다.

많은 사람들은 아이폰X를 '혁신적이지 않다', '세상을 바꿀 제품이 아니다'라고 불평하기도 하며 팀 쿡이 마땅히 받아야 할 공을 인정받지 못하는 듯했으나 실제로 통계에 따르면 그의 리더십 하에 애플은 1조 달러 가치 평가를 돌파한 첫 번째 회사가 되었다.


김수아 글로벌이코노믹 해외통신원 suakimm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