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과 글에 능통하고, 현장에서 초등학생들을 지도하는 경험은 글을 깊게, 쉽게 읽도록 만든다. 남을 이롭게 하는 일에 작은 깃털이 되겠다는 믿음으로 적선(積善)을 해온 이우는 묵묵히 자기의 길을 간다. 이우는 선과 점으로 춤이 되게 하고, 나비가 되어 꽃을 피워낸다. 그 세상은 어린아이들에게 신명을 불어넣는 거룩한 행위이며 동화적 판타지 세상을 여는 행위이다.
초등학교 저학년의 눈높이에 글을 맞추어 소중한 생명의 순환을 그림동화로 구성한다는 것은 무척 어려운 일이다. 민들레 홀씨가 날아 흙 속에 뿌리를 내리고 싹을 틔우고 다시 홀씨를 내보내는 과정은 감동적 이야기다. 이우의 원초적 동화 소스에 살을 붙이고, 각색이 잘 된다면 만화영화나 발레 작품 등으로 버전을 달리 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이 생긴다.
동화에 나오는 '듬이'가 홀씨이다. 홀씨 하나하나가 민들레 모체에 있어서는 보물일 수밖에 없다. 새 생명체를 담고 있는 소중한 홀씨는 보물이다. 그것이 보물이라는 것을 부모(모체) 입장이 되어서야 깨닫지만, 생명의 순환이 있는 생명체에게 있어서 소중한 보물이 아닐 수 없다. 이우는 등장인물인 ‘듬이’에게 성격과 언어, 움직임 동을 부여, 극성을 강화한다.
존재의 이치와 호기심을 채워나가는 것이 모든 동식물의 삶이다. “내 이름은 ‘듬이’예요. 큰 듬이, 작은 듬이, 키다리 듬이, 뚱뚱보 듬이……. 생김새가 달라도 모두 듬이예요.” “너에게 소중한 보물이 있단다.” “엄마가 말해 주었어요. ‘내 보물이 뭘까? 많이 궁금해요.” 동화작가는 어린아이들에게 집, 학교에서 맑은 호기심을 아름답게 답해주는 어린 시절의 큰 스승이다.
이우의 동화는 이야기의 실타래를 사실적으로 풀어 간다. 씨방에 잉태한 홀씨의 여행을 다룬 그림동화 <진짜 보물은 뭐지>에서 '듬이'로 명명한 홀씨가 엄마의 씨방에서 나와 새로운 세상을 만난다. 홀씨는 자신의 몸속에 보물이 있다는 엄마의 말을 되뇌며 바람, 햇빛, 비, 구름, 낙엽, 지렁이, 개미, 벌, 나비에게 묻지만, 자신의 보물이 무엇인지 알지 채지 못한다.
그러던 어느 날, 꽃이 진 뒤 자신의 품속에서 홀씨일 때의 모습을 닮은 '듬이'가 꼬물거리는 것을 보고 깜짝 놀라며 그것이 엄마가 말한 보물이었다는 것을 깨닫는다. 엄청난 반전이며 커다란 충격이고 화두를 깬 것이다. 스스로 성숙해 가는 것이다. 멀지 않은 곳에 진리가 있었다. 이우는 그림 동화집 <진짜 보물은 뭐지>를 통해 아이들이 바르게 성장하기를 기원하고 있다.
장석용 문화전문위원(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