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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3’ 손 들었는데… AK플라자의 중국 시장 생존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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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빅3’ 손 들었는데… AK플라자의 중국 시장 생존 전략은?

'티몰'통해 현지 소비자와 소통 강화하고 잘될 품목 '올인'
중국 최대 온라인 쇼핑몰 '티몰'에서 화장품 브랜드 선봬
팔로워 20만명 육박…광군제 매출 지난해 대비 70% 예상

AK플라자는 중국 현지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온라인 채널에서 방송을 활발히 전개해왔다. 사진= 애경산업의 뷰티 브랜드 '에이지투웨니스(AGE 20's)'와 '루나(LUNA)' 출시 기념 유튜브 방송 화면 캡처.이미지 확대보기
AK플라자는 중국 현지 소비자들을 사로잡기 위해 온라인 채널에서 방송을 활발히 전개해왔다. 사진= 애경산업의 뷰티 브랜드 '에이지투웨니스(AGE 20's)'와 '루나(LUNA)' 출시 기념 유튜브 방송 화면 캡처.
애경그룹의 백화점 ‘AK플라자’가 ‘선택과 집중’ 전략으로 중국 역직구 시장에서 주목할 만한 성과를 내고 있다.

역직구란 해외 소비자가 ‘Q10’, ‘아마존’과 같은 글로벌 온라인 쇼핑몰에서 국내 상품을 사는 소비 형태를 지칭한다.
3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롯데·현대·신세계 등 유통가 ‘빅3’가 중국 현지 온라인 시장에서 줄줄이 물러난 것과 달리, AK플라자는 알리바바 그룹이 운영하는 중국 최대 온라인쇼핑몰이자 B2C(기업·소비자간) 플랫폼인 ‘티몰’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실제로 티몰 내 AK플라자 전용관은 11월 초 현재 18만 명이 넘는 팔로워를 보유하고 있다. 올해 광군제(11월 11일)에는 한국 유명 화장품을 주력으로 선보일 예정이며, 지난해 대비 매출이 70% 신장할 것으로 예상된다고 AK플라자 측은 설명했다.

AK플라자는 지난해 9월부터 수원점에 방송 부스를 마련하고 티몰 방송을 진행해왔다. 올해 5월에는 AK플라자 본사 건물에 유통업계 최초로 티몰 방송실을 개설했다.

회사 측은 매일 6시간 이상 방송을 하며 광군제 대목을 앞두고는 하루 10시간 이상 방송을 내보내고 있다. 브랜드 주도의 직접 촬영 외에도 전문적인 촬영 장비를 기반으로 방송이 이뤄지고 있으며, 오는 광군제 때에는 중국과 교대로 방송을 할 예정이다.

AK플라자는 '화장품'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중국 역직구 사업을 진행 중이다. 사진=2019년 11월 AK플라자의 중국 '티몰' 사업을 소개하는 유튜브 방송 화면 캡처. 이미지 확대보기
AK플라자는 '화장품'에 집중하는 전략으로 중국 역직구 사업을 진행 중이다. 사진=2019년 11월 AK플라자의 중국 '티몰' 사업을 소개하는 유튜브 방송 화면 캡처.


이 같은 AK플라자의 성과는 최근 이마트‧롯데마트‧현대백화점‧신세계백화점 등이 티몰에서 온라인 판매를 철수한 것과 대비된다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각각 2015년과 2017년 티몰에 입점한 이마트와 신세계백화점은 최근 매출 하락을 고려해 전문관 운영을 중단했다. 이에 앞서 롯데마트는 2017년 1월 티몰 전문관 사업을 철수했으며, 현대백화점도 2014년 자체 온라인몰 ‘현대H몰 글로벌관’을 열고 전 세계 50개국에 상품을 판매했지만 지난해 4월경 운영을 잠정 중단한 후 폐쇄 조치했다.

AK플라자의 티몰 사업 담당자는 “여러 유통 업체들이 역직구 사업에서 손을 떼는 와중에도 굳건히 사업을 유지해올 수 있었던 것은 시작부터 타사와 다른 노선으로 가닥을 잡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에 따르면 AK플라자는 협력사와 긴밀한 협의를 거쳐 판매 상품을 정한 후 ‘잘될 상품’에 대해 초점을 맞춰 판매를 진행했다.

여러 품목에 손대지 않고 중국 시장에서 수요가 큰, 검증된 품목인 화장품에 집중해 중국 소비자들의 관심도를 높였다. AK플라자가 티몰에서 선보이는 화장품 브랜드로는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 ‘애경산업’이 있다. 이들 3대 화장품 브랜드를 한 번에 유통하는 티몰 샵은 AK플라자뿐이다.

사업의 몸집을 작게 설정하고 타깃을 명확히 설정해 리스크를 방지한 것이다. 브랜드 종류나 품목 수 측면에서 규모를 크게 설정할 경우 불황이 닥쳤을 때 부담이 돼 사업에 차질을 빚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AK플라자 측은 설명했다.

업계 한 관계자는 “과거엔 중국 보따리상이 국내 백화점이나 마트에서 김, 홍삼, 밥솥, 화장품 등을 사서 중국에서 팔았는데 이게 국내 유통기업들이 온라인몰에 진출한 배경이었다. 요즘에는 코로나19로 관련 여건 마련이 쉽지 않고, 항구 쪽 관리나 중국 내 국내 브랜드 인식 등이 변해 유통업체들이 역직구 시장에서 생존하기 쉽지 않았을 것이다”라고 말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