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회장은 이날 경북 안동시 소재 전통리조트 ‘구름에’에서 열린 ‘제7회 21세기 인문가치포럼’에 초청 연사로 참석해 “기업인의 한 사람으로 현실을 냉철하게 직시하고 있으며 큰 책임감도 느끼고 있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최 회장은 구체적으로 과거 벌목회사를 예로 들면서 기업은 기업에 필요한 가치와 함께 사회가 필요로 하는 가치를 만들어 내야 지속가능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과거에는 저렴한 비용으로 최대한 많은 나무를 베어 비싸게 파는 것이 최고 가치였다”면서 “그러나 필요한 가치만 추구하면 삼림보호에 대한 사회적 요구가 높아질 뿐 아니라 정부 규제가 강화되면서 오히려 사업환경이 악화돼 존속할 수 없게 된다”고 지적했다.
최 회장은 “삼림보호, 이산화탄소 감축, 안전한 근로환경 조성과 같은 인류 편의를 돕는 방식으로 사회가 원하는 가치를 함께 만들어야 기업이 살 수 있는 시대가 됐다”면서 성장 일변도에서 벗어나 근본적 인식 전환을 촉구했다.
최 회장은 이와 더불어 사회가 원하는 가치를 추구할 때 세대, 지역, 성별, 국가, 인종 등에서 비롯되는 다양성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아마존 열대우림에 멸종생물이 늘어나면 먹이사슬이 무너지고 생태계 다양성도 사라져 결국 열대우림은 황폐한 사막으로 바뀌게 된다는 점을 상기시킨 뒤 “우리 사회 역시 건강하게 유지되기 위해 사회 모든 구성원들이 다양성을 포용하는 힘인 ‘공감’ 능력을 길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난 23일 폐막한 'SK그룹 CEO세미나'에서 “CEO들은 고객, 투자자, 시장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에 적합한 각 사의 성장스토리를 제시하고 신뢰와 공감을 이끌어내야 더 큰 성장을 이뤄낼 수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최 회장은 “기업도 이제는 사회 일원으로 다양성과 공감을 바탕으로 새로운 역할을 수행해 나가야 한다”면서 “저 역시 기업인으로 다양한 이해관계자를 대상으로 한 책임과 역할을 다하는 방법을 고민하는 것은 물론 기업에 주어진 새로운 책임과 역할을 적극 실천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한편 최 회장은 이날 초청 강연을 마친 뒤 경북 영주 소재 SK머티리얼즈 본사를 찾았다.
반도체 핵심 소재인 초고순도 불화수소 국산화에 성공한 SK머티리얼즈는 지난 2016년 SK그룹 편입 이후 매년 20% 이상 성장 중이며 올해 매출 역시 사상 최대치가 예상된다.
SK머티리얼즈 통합분석센터, 고순도 불화수소 공장 등을 순차적으로 둘러본 최 회장은 “올해 초고순도 불화수소 생산에 성공한 것은 SK뿐 아니라 국가경제를 위해서도 큰 일을 한 것”이라고 격려한 뒤 “SK머티리얼즈가 보유한 분석 기술과 인프라를 활용해 국내 반도체 소재 생태계 발전에 기여하고 협력사와의 동반성장에도 힘써 달라”고 당부했다.
오만학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h3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