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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판가름 난 '뷰티 빅2'…향후 전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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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서 판가름 난 '뷰티 빅2'…향후 전략은

LG생활건강, 럭셔리 라인 상품 주력 이어가고 온라인 채널 집중
아모레퍼시픽, 전사적 디지털화·이커머스 채널 확대로 명성 회복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왼쪽)과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이사. 사진=각사 제공이미지 확대보기
차석용 LG생활건강 부회장(왼쪽)과 서경배 아모레퍼시픽그룹 대표이사. 사진=각사 제공
올해도 LG생활건강은 웃고,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울었다.

LG생활건강은 2020년 3분기 매출액은 전년 같은 기간 대비 5.4% 증가한 2조 706억 원, 영업이익은 5.1% 증가한 3276억 원을 기록했다. 당기순이익은 6.7% 증가한 2317억 원이다. 매출은 분기 최대 매출을 기록했으며, 영업이익도 증가세를 이어갔다.
반면, 아모레퍼시픽그룹은 올해 여느 뷰티 업체가 그렇듯 고전을 면치 못했다. 아모레퍼시픽그룹의 2020년 3분기 매출액은 1조 2086억 원, 영업이익은 610억 원이다.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매출은 23%, 영업이익은 49% 감소한 수치다.

3일 업계 관계자에 따르면 최근 몇 년 동안 벌어진 LG생활건강과 아모레퍼시픽의 실적 차이는 중국 시장의 전략에서 기인된 것으로 분석했다. 중국 시장 진출 당시 LG생활건강은 처음부터 럭셔리 브랜드를 내세웠다. 대표 럭셔리 브랜드인 ‘후’는 중국인들이 선호하는 화려한 패키지와 금색·붉은색 등을 활용해 고스러움을 강조했다. 2017년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 이후 중국인 관광객 발길이 끊기자, 늘어난 보따리상 ‘다이궁’의 수요를 빠르게 파악해 이들을 공략했다.

아모레퍼시픽은 중국 시장에서 럭셔리 라인보다는 중저가 브랜드인 이니스프리가 중점에 있었다. 초기에는 ‘자연주의’ 화장품으로 인기를 얻었으나 시간이 지나면서 비슷한 한국 화장품의 진출이 잦아지며 이니스프리의 고유 콘셉트라기보다는 ‘한국 화장품’의 콘셉트로 인식되는 경향이 있었다.

LG생활건강은 '후'의 선전을 이어나가면서 코로나19가 진정세를 찾고 있는 중국에서 온라인 채널 확대에 집중할 예정이다. 중국 온라인 쇼핑몰 티몰에서 시작된 광군제 예약 판매에서 후는 예약판매 시작 11분 만에 지난해 광군제 행사 거래액을 초과 달성했다. 인기제품인 ‘천기단 화현’ 세트는 올해 광군제에는 뷰티품목에서 최초로 억 단위를 돌파한 제품이 됐다.

아모레퍼시픽은 전사적 디지털화와 함께 새로운 콘셉트의 혁신 제품을 내놓는다는 계획이다. 라이브커머스 진행, 온라인 채널과의 협업 확대 등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올해 네이버, 11번가, 무신사, 알리바바 등 디지털 플랫폼과의 협력을 강화하며 성장성 확보에 주력했다. 최근 MZ세대 트렌드를 반영한 라네즈의 ‘네오쿠션’이 돌풍을 일으키며 출시 2달 만에 12만 개 이상을 판매하기도 했다.

아모레퍼시픽은 글로벌 시장 역시 온라인 채널 중심으로 공략할 예정이다. 중국 온라인 시장에서 설화수 등이 선전한 것을 고려해 이에 주력하며, ‘나이카’ ‘쇼피’ 등 해외 이커머스 채널 입점을 계속해서 추진할 계획이다.
나은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아모레퍼시픽은 수익성 높은 면세점 회복이 실적 반등의 핵심이다”면서 “순수 내수에서 뚜렷한 히트 브랜드가 없고 중국 사업에서 설화수는 매출 규모가 럭셔리 브랜드 중 아직 작은데 매출 규모에 비하면 성장률이 폭발적이라고 보기는 어려워 면세와 중국 모두 설화수 고성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연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r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