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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진단] 바이든-트럼프 미국 대선 운명 가른 러스트벨트 (Rust Belt)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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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박사 진단] 바이든-트럼프 미국 대선 운명 가른 러스트벨트 (Rust Belt)의 비밀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 당선이 사실상 확정되어 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이미지 확대보기
미국 대선에서 바이든 당선이 사실상 확정되어 가고 있다. 사진=뉴시스
러스트 벨트가 미국 대선에서 또 한 번 위력을 발휘했다.

러스트 벨트에서 지지를 얻지 못하고서는 미국의 대권에 다가갈 수 없다는 속설이 진실이 됐다.
러스트벨트란 영어로 Rust Belt로 쓴다.

Rust는 녹의 영어 표현이다. 쇠에 녹이 쓴 것처럼 낙후된 지역이라는 뜻이다. 구체적으로는 미국의 중서부 지역과 북동부 지역에 있는 과거 산업들이 러스트 벨트로 불린다.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인 디트로이트와 철강 산업의 메카인 피츠버그, 그리고 필라델피아, 볼티모어, 멤피스 등이 러스트 벨트의 대표적 지역이다.

이 지역은 미국의 산업이 막 발흥하던 1870년대 제조업의 중심지였다. 오늘날 미국 경제를 만든 중추 도시들이라고 할 수 있다. 철강·석탄·방직 등이 모두 여기서 출발했다. 러스트벨트에는 자동차 산업의 중심지인 디트로이트를 비롯해 철강산업의 메카 피츠버그, 그 외 필라델피아·볼티모어·멤피스 등이 이에 속한다. 이 지역은 1870년대부터 100년 이상 미국의 경제를 주도해왔다.

러스트벨트는 미국의 오대호 를 끼고 발달했다. 오대호의 물이 유용한 산업용수 역할을 했다. 펜실베이니아, 오하이오, 미시간, 위스콘신, 일리노이, 인디애나, 아이오와, 업스테이트 뉴욕 등이 모두 여기에 포함된다.

20세기 미국은 제조업 국가 였다. 헨리 포드식 대량생산으로 세계을 이끌었다. 지금은 제조업의 사양으로 침체되어 있다. 높은 인건비와 노조의 강세로 1970년대 이후 제조업체들이 대거 이전하면서 불황을 맞았다. 러스트벨트의 지금 모습은 한때 잘나가던 쇠에 녹이 쓴 모습과 꼭 닮아있다. 러스트벨트는 이제 특정 지역의 호칭을 넘어 미국 제조업의 몰락을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말로 사용되고 있기도 하다.

러스트 벨트는 전통적으로 민주당의 표 밭이었다. 공장이 많았던 탓에 근로자 비율이 높다. 그 근로자들이 주로 민주당에 표를 주어왔다. 그 분위기를 트럼프가 바꿔놓았다. 트럼프 대통령은 4년전 대선 출마를 하면서 러스트벨트 부흥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석유 화학 철강 등 전통 산업을 부활시켜 일자리를 잃은 근로자들에게 새로운 기회를 주겠다고 약속하면서 이 지역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다.
그동안에도 많은 정치인들이 러스트벨트 부활을 공약으로 내세웠다. 그러나 대부분 말 뿐 이었다. 트럼프는 크게 달랐다. 상당히 파격적인 수단을 동원한 것이다. 그 대표젹인 것이 통상정책이다. 중국과 전면전을 벌이면서까지 철강과 석유화학, 가전 그리고 자동차의 미국 진출을 막았다. 한국에 대해서도 철강과 가전 그리고 자동차 등에서 관세폭탄의 칼을 날렸다. 미국 제조업 보호를 위한 이러한 공격적인 통상 정잭이 민주당 표 밭이었던 산업도시 러스트 벨트를 공화당의 아지트로 바꾼 것이다.

트럼프의 반 이민정책도 사실은 레스트벨트를 살리기 위한 것이다. 외국으로부터의 이민을 막아버림으로써 러스트벨트 근로자들이 더이상 이민지들에게 일자리를 빼앗기기 않도롤 해준 것이다. 세계화와 자유무역주의로 피해를 입은 러스트벨트 노동자들을 보호무역주의와 반이민 정책으로 도널드 트럼프가 다시 살린 것이다.친 이민 정책을 당의
정강으로 채택하고 있는 민주당으로서는 트럼프의 반이민정책을 따라 갈 수도 없었다.

바이든과 트럼프 중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러스트벨트는 미국 정치에서 앞으로 두고 두고 뜨거운 감자가 될 소지가 크다.


김대호 글로벌이코노믹 연구소장/ 경제학 박사 tiger8280@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