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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大전환 ⑫ 홈플러스] 온오프 결합 새 유통모델 '풀필먼트'로 재도약 나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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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大전환 ⑫ 홈플러스] 온오프 결합 새 유통모델 '풀필먼트'로 재도약 나선다

2021년까지 전국 140개 전 점포에 '온라인 물류 기능' 도입 척척
기존 점포 자산 활용해 배송시간·비용절약 '고객 밀착형 센터'로
올해만 네 번째 자산 유동화… 임원들 월급 반납 등 위기탈출 앞장

'코로나19' 직격탄을 맞은 유통업계는 기업생존을 위한 변화의 전환점을 맞았다. ‘언택트’라는 신조어가 등장하며 온라인 쇼핑 수요도 급증하면서, 전통적인 유통기업들도 앞다퉈 온라인 마케팅 강화에 나서고 있다. ‘코로나大전환’ 시리즈를 통해 유통업계의 ‘포스트 코로나’ 시대 생존전략과 장기 성장 방향을 짚어본다. <편집자 주>

홈플러스는 오는 2021년까지 전국 140개 모든 점포를 지역별 '고객 밀착형 온라인 물류센터'로 탈바꿈 해 단기간에 온라인 사업을 성장시킨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사진=홈플러스이미지 확대보기
홈플러스는 오는 2021년까지 전국 140개 모든 점포를 지역별 '고객 밀착형 온라인 물류센터'로 탈바꿈 해 단기간에 온라인 사업을 성장시킨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사진=홈플러스

국내 대형마트 2위 기업인 홈플러스는 1999년 영국 테스코와 삼성물산의 합작으로 탄생했으며 10일 기준 전국 140개 점포(홈플러스스토어즈 32개 포함)를 운영하고 있다.

2015년 사모펀드인 MBK파트너스가 영국 테스코로부터 회사를 인수한 이후 홈플러스는 실적 면에서 지지부진한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홈플러스 매출은 2016년 7조 9334억 원에서 2019년 7조 3002억 원으로 떨어졌고 영업이익은 2016년 3209억 원에서 2019년 1602억 원으로 내려앉았다.

홈플러스는 올해에도 오프라인 유통업의 불황과 코로나19 확산에 따른 급격한 매출 감소 등 불확실한 사업환경 속에서 고군분투했다. 창사 이래 최악의 성적표를 낸 2019 회계연도 영업실적에 부문장 이상 임원들은 지난 6월부터 3개월간 급여의 20%를 자진 반납했다.

홈플러스는 안정적인 사업 운영과 유동성 확보를 위해 자산 유동화를 택했다. 올해 7월 안산점과 대전 탄방점, 9월 대전 둔산점의 영업 종료 계획을 발표한 데 이어 10월 대구점의 자산 유동화를 결정했다. 노조의 반발에 회사 측은 영업 종료 이후에도 해당 점포 직원들의 고용을 보장하고, 쇼핑몰 입점 점주와도 충분한 기간을 갖고 보상절차를 협의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 점포 기반의 온·오프라인 통합 가속화

홈플러스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새로운 유통모델인 풀필먼트센터를 총 3곳에 두고 있다. 오는 2021년까지 풀필먼트센터를 총 10개 점포로 확대할 예정이다. 사진=홈플러스이미지 확대보기
홈플러스는 온라인과 오프라인을 결합한 새로운 유통모델인 풀필먼트센터를 총 3곳에 두고 있다. 오는 2021년까지 풀필먼트센터를 총 10개 점포로 확대할 예정이다. 사진=홈플러스

임일순 사장은 온·오프라인을 결합한 새로운 유통모델로 홈플러스의 실적을 개선하고 시장의 변화에 대응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인다.
여타 대형마트가 별도의 온라인 물류센터를 가동하는 것과 달리, 홈플러스는 기존 점포 내 창고와 물류 차량 입출차 공간이 넉넉한 것을 강점으로 내세운다. 실제로 홈플러스는 오는 2021년까지 전국 140개 모든 점포를 지역별 ‘고객 밀착형 온라인 물류센터’로 탈바꿈 해 단기간에 온라인 사업을 성장시킨다는 큰 그림을 그리고 있다.

홈플러스는 지난 8월 지역 주민들이 직접 만들어 가는 쇼핑몰 ‘코너스’를 선보여 소기의 매출 향상을 이끌어냈다. 네이버와 제휴해 ‘장보기’ 서비스에 공식 입점하기도 했다. 장보기 서비스로 첫해에만 연간 160만 명의 온라인 고객을 모으고 10% 이상의 추가 매출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특히 이 회사는 온라인 배송 수요가 큰 지역에 점포 물류 기능과 규모를 강화한 ‘점포 풀필먼트센터’(Fulfilment Center, FC)를 구축했다. 신선도‧배송 속도‧운영 효율을 크게 높이고, 물류센터 시공에 드는 거액의 비용과 기간‧관리비용을 절감하도록 온‧오프라인의 경계를 허문 ‘올라인(Online+Offline)’ 모델을 선보인 것이다.

홈플러스는 2018년 홈플러스 인천 계산점에 이어 2019년 안양점, 수원 원천점 등 총 3곳의 매장에 풀필먼트센터를 구축했다. 홈플러스는 풀필먼트센터의 등장을 기점으로 온라인 배송 건수가 하루 1450건으로 7배가량 늘었고, 온라인 매출도 기존 대비 250%가량 늘어났다고 밝혔다. 풀필먼트센터는 오는 2021년까지 총 10개 점포로 확대될 예정이다.

◇ 시장 흐름을 읽고 잘 되는 사업에 집중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최근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익스프레스 전국 347개 점포에서는 오는 25일까지 '블랙버스터' 행사가 열린다. 사진=홈플러스이미지 확대보기
홈플러스 익스프레스는 최근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익스프레스 전국 347개 점포에서는 오는 25일까지 '블랙버스터' 행사가 열린다. 사진=홈플러스

코로나19로 고객들이 근거리에서 당일 요리할 신선상품이나 간편식 위주의 장보기를 선호함에 따라 홈플러스의 슈퍼마켓(SSM) 사업 부문인 ‘익스프레스’도 꾸준한 성장세를 띄고 있다.

익스프레스 점포의 직전년도 대비 매출신장률은 최근 3년간 1~2% 수준에 그쳤지만, 올해 1~10월의 경우 5% 이상의 성장세를 보였다. 특히 연평균 4.5% 수준이었던 객단가(고객당 1회 쇼핑 시 결제금액) 신장률은 10월 기준 10%에 육박했다.

홈플러스는 11월 현재 340여 개 익스프레스 매장을 운영 중이며, ‘신선·간편식 전문 매장’을 꾸준히 늘리고 있다. 2018년 말 옥수점을 시작으로 지난해 50여 개 매장을 연달아 개편해 선보였고, 현재 신선·간편식 전문 매장은 전국 92곳에 이른다. 홈플러스는 오는 12월까지 전국에 103개 익스프레스 매장을 신선·간편식 전문 매장으로 탈바꿈하겠다는 계획이다.

익스프레스는 오는 25일까지 전국 347개 점포에서 매주 700여 종의 상품을 최대 50% 할인 판매하는 '블랙버스터' 행사를 진행한다.

익스프레스 사업에 필요한 근무 인력도 보강한다. 홈플러스는 지난 6일 익스프레스 부문에서 근무할 초대졸 신입사원 공개채용을 한다고 밝혔다. 여기에서 선발된 70명 내외의 인원은 3개월간의 인턴 기간을 거친 후 최종 입사자로 뽑혀 정규직으로 전환될 계획이다.

◇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 ‘사람 중심’ 경영으로 혁신 가속화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57)은 최근 불확실한 사업환경 속에서도 온라인 사업과 익스프레스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그녀는 사람 중심 경영을 펼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진=홈플러스
임일순 홈플러스 사장(57)은 최근 불확실한 사업환경 속에서도 온라인 사업과 익스프레스 사업에 힘을 쏟고 있다. 그녀는 사람 중심 경영을 펼치는 것으로 유명하다. 사진=홈플러스

1964년생인 임일순 사장은 1987년 연세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98년 코스트코코리아 CFO(재무 부사장), 2006년 바이더웨이 CFO, 2010년 호주 엑스고그룹 CFO 등을 거쳐 2015년 홈플러스 CFO에 올랐다. 이후 2017년 홈플러스 경영지원부문장 수석부사장을 맡았으며 그해 2017년 홈플러스 대표(사장)에 취임해 현재까지 근무하고 있다.

그녀는 홈플러스를 온·오프라인을 넘나드는 올라인 플레이어로 변모시키는 데 집중하면서도 ‘사람만큼은 안고 간다’는 경영 철학을 유지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직원들을 다독이기 위해 자필로 쓴 손편지를 사내 게시판에 올렸으며, 최근에는 연이은 점포 구조조정에도 인력 구조조정은 시행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표명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