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현대차, '바이든 시대' 개막 따른 '아메리칸 드림' 이룰까

공유
0

현대차, '바이든 시대' 개막 따른 '아메리칸 드림' 이룰까

美 바이든 당선인 '두 가지 신호'
"기후협약 복귀"·"리쇼어링 지속"
수소트럭 '아메리칸 드림' 눈앞에
현대차, 현지 추가 투자 결단할까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한 대형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가 지난 7월 스위스로 향하기 위해 선적 중이다. 사진=현대차이미지 확대보기
현대자동차가 세계 최초로 양산을 시작한 대형 수소전기트럭 '엑시언트'가 지난 7월 스위스로 향하기 위해 선적 중이다. 사진=현대차
조 바이든(78) 미국 대통령 당선인은 친환경차 패권을 노리는 현대자동차에게도 숙제를 던졌다.

9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현대차는 바이든 민주당 후보 당선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바이든 시대'는 현대차에게 기회이면서 도전이기 때문이다.
바이든 당선인이 제조업에 던진 화두는 친환경과 리쇼어링(reshoring·해외 진출 기업의 본국 회귀)이다.

바이든 당선인은 미국 대통령 취임식이 열리는 내년 1월 20일 파리기후변화 협약에 재가입하겠다고 지난 4일 밝혔다. 트럼프 현 행정부는 지난 7월 파리기후협약에서 탈퇴했다. 파리기후협약은 지구온난화의 주범인 온실가스 배출량을 규제하는 내용을 골자로 하고 있다.

바이든 당선인은 강력한 온실가스 감축 대책을 예고했다. 이에 따라 그는 2050년까지 온실가스 순 배출량 '제로(0)' 달성을 목표로 향후 10년간 1조 7000억 달러(약 1900조 원)를 투입할 계획이다. 아울러 친환경차 보급에도 속도를 낼 것이라고 그는 강조했다.

오는 2025년 글로벌 '톱(Top)5' 전기차 업체로 도약을 꿈꾸는 현대차로서는 '21세기판 아메리칸 드림'을 실현할 절호의 기회다.

현대차는 수소전기차 분야에서 세계 최고 수준 기술과 양산 능력을 갖췄다. 특히 미국은 거대한 영토 때문에 육로를 활용한 장거리 운송이 많아 '수소트럭 블루오션(blue ocean:새로운 시장)'으로 불린다. 이에 따라 현대차가 지난 6월 스위스에 수출한 대형 수소트럭 '엑시언트'가 미국 대륙을 공략할 선봉에 설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리쇼어링은 바이든이 현대차에 제시한 도전 과제다. 바이든은 트럼프 행정부와 당색(黨色)은 달리 하지만 미국 제조업을 살릴 방안으로 자국 기업의 귀환을 강조한 점은 같다. 바이든 당선인의 친환경차 보급 확대 정책은 '미국에서 생산된'이라는 조건이 붙었기 때문이다.
이는 미국 기업 제너럴모터스(GM)나 포드뿐 아니라 미국에서 완성차를 판매하는 현대차, 폭스바겐 등 외국 기업에도 해당한다.

따라서 엑시언트 수소트럭 1만 2000대를 오는 2030년까지 미국에 수출한다는 현대차 전략도 일정 부분 수정될 가능성이 있다. 현대차는 수출 물량을 늘리거나 미국에 친환경차 생산 설비를 구축해야 한다.

현재로서는 둘 다 쉽지 않다는 분석이 나온다. 현지 판매 물량을 늘리려 해도 이를 전량 수출로 충당하면 구매 보조금 등 인센티브가 사라질 가능성이 있기 때문이다. 또한 현대차가 해외에 전기차 생산 시설을 새로 지으려면 노동조합 동의가 필요하다.

한편 현대차는 지난 2018년 3억 8800만 달러(약 4300억 원)를 미국 앨라배마주(州) 몽고메리 공장에 투자했다. 최근에는 현대차그룹 계열사 현대모비스가 앨라배마주 제퍼슨 카운티에 자동차 부품 공장 설립을 확정했다.


성상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