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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비스카라 대통령 탄핵과 이에 따른 경제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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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루, 비스카라 대통령 탄핵과 이에 따른 경제전망

- 주지사 시절 뇌물수수 혐의로 탄핵 -
- 여론 반발 및 경제적 후폭풍 예상 -





페루, 비스카라 대통령 탄핵과 이에 따른 경제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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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Pixabay

지난 11월 9일 월요일(현지 시각) 페루 의회에서는 비리혐의가 제기된 마르틴 비스카라 대통령의 탄핵안이 통과됐다. 이에 따라 마르틴 비스카라는 원래 임기인 2021년 7월 28일을 8개월 정도 남겨두고 대통령직에서 물러나게 됐다. 페루 의회의 이러한 결정이 최근 코로나19 위기로부터 회복세를 보이던 페루 경제에 어떠한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탄핵 사유



마르틴 비스카라 전 대통령은 2011년부터 2014년까지 페루 남부의 모케구아주의 주지사였는데, 임기 중 인프라 공사 계약을 대가로 기업들로부터 230만 솔(약 66만 달러)의 뇌물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돼 11월 2일 탄핵안이 발의됐다. 그리고 11월 9일 총 130표 중 찬성 105표, 반대 19표, 기권 4표로 가결 기준인 찬성 87표를 넘기면서 탄핵안이 최종 통과됐다. 사실 이는 비스카라에 대한 두 번째 탄핵 시도였는데 지난 9월에도 마르틴 비스카라 전 대통령이 한 가수와의 부적절한 계약에 관여했을 가능성을 시사하는 음성파일이 공개돼 탄핵안이 발의된 적이 있었다. 다만 당시에는 찬성이 32표에 그치며 불발됐는데 이 때문에 이번 탄핵 시도에서도 대부분의 언론 및 전문가들은 부결될 것으로 예상했었다. 그러나 비리 혐의와 관련한 정황이 추가로 나오고 대통령이 계속 거짓말을 하고 있다고 판단되면서 의회의 분위기는 찬성으로 기울었다.

지지율이 높아, 반발 여론 예상



비스카라 대통령은 여전히 자신이 혐의가 없음을 주장하고 있다. 또한 지난 10월 엘 코메르시오(El Comercio) 일간지와 시장조사 업체 입소스(Ipsos)가 진행한 조사에서 페루 국민들의 마르틴 비스카라 지지율은 78%에 달했음을 고려할 때 여론의 반발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비스카라 대통령은 일단 의회의 탄핵을 받아들이고 법적 대응을 하지 않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따라 페루 헌법에 의거, 마누엘 메리노(Manuel Merino) 국회의장이 2021년 7월 28일까지 대통령 권한 대행을 맡게 된다.

경제 전망


현지의 많은 경제 전문가들은 이러한 상황이 최근 구리, 아연 등 원자재 생산 호조로 회복세를 보이기 시작한 페루 경제에 찬물을 끼얹게 될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페루 산업협회(SNI) 회장인 리카르도 마르케스(Ricardo Márquez)는 현재 코로나19 사태로 전국 산업이 60% 정도만 가동 중인 상황에서 이러한 정치적인 불안정까지 겹칠 경우 기업들의 투자활동이 줄어들어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또한 많은 지방정부에서는 비스카라가 추진해온 많은 인프라 프로젝트가 지연되거나 중단될까 우려하고 있다. 페루 뉴딜과 같은 인프라 프로젝트들은 일자리 창출, 경제 활성화 등을 목적도 있었던 만큼 이것들이 지연될 경우 경제 회복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다.


다만, 일각에서는 2021년 4월 11일로 예정된 다음 총선 및 대선까지 5개월여 밖에 남지 않았기 때문에 혼란은 일시적일 것이며 다음 선거가 지나면 다시 안정 및 회복세를 되찾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증권사 Seminario SAB의 전문가 루이스 페르난도 알레그리아(Luís Fernando Alegría)는 현 상황이 금융경제 부분에는 확실히 불확실성을 안겨주겠지만 가계 및 기업 등의 실물경제까지 영향을 줄 지는 새로 권한대행이 된 마누엘 메리노 대통령의 정책에 달려있어 아직은 신중하게 지켜봐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사점



일부 전문가들의 예상처럼 페루 경제의 회복세가 주춤하게 될 경우 가계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쳐 최근 다시 살아나던 내구성 소비재 위주의 우리 제품에 대한 수요가 줄어들 수 있다. 또한 행정부 장관들이 바뀌면서 비스카라 정부가 추진해온 인프라 프로젝트들도 지연되거나 내용이 수정되면 경제회복시기가 더 미뤄질 수도 있다.


그러나 뉴딜 프로젝트 등 코로나19로 인한 경제위기 타개를 위해서는 기존에 추진되던 정책들을 가능한 그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으며, 다음 총선 및 대선까지 남은 기간이 길지 않아 혼란이 예상보다 오래가지 않을 가능성도 있다. 이에 따라 현재 페루 진출을 계획하고 있는 기업들은 앞으로의 상황을 주시하면서 성급히 판단을 내리기 보다는 여유를 가지고 접근하는 것이 필요하다.


자료: El Comercio 일간지, Gestión 일간지, RPP 일간지, KOTRA 리마 무역관 자료 종합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