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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욱"핵추진 잠수함 추진 검토 중"...한미원자력협정이 걸림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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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욱"핵추진 잠수함 추진 검토 중"...한미원자력협정이 걸림돌

서욱 국방장관은 12일 핵추진 잠수함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우리해군은 현재 1200t급 장보고급 9척, 1800t 급 손원일급 9척,3200t 급 도산안창호함 1척 등 19척의 디젤전기식 재래식 잠수함을 보유하고 있을 뿐이다. 핵추진잠수함은 식량 보급이 아니라면 핵연료가 있는 한 무한정 수중에서 작전을 펼칠 수 있는 데다 수중에서 시속 30노트 이상으로 잠항할 수 있어 공격과 방어에 유리하다.

10일 진수된 3200t급 도산안창호급 잠수함 2번함 안무함.사진=해군이미지 확대보기
10일 진수된 3200t급 도산안창호급 잠수함 2번함 안무함.사진=해군

서 장관은 이날 오후 국회 국방위원회에 출석해 무소속 홍준표 의원의 경항공모함 관련 질의에 답하는 과정에서 "경항공모함은 찬반 논란이 있긴 한데 미래 전력에 대비하기 위해 준비하고 있다. 핵추진 잠수함 역시 추진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 장관의 발언은 장보고-Ⅲ 배치(Batch)- 2번함인 '안무함' 진수식 축사와 같은 맥락이다. 그는 축사에서 "머지않은 미래 우리 해군은 핵심전력인 경항모와 함께 한국형 차기 구축함, 4000t급 잠수함 등을 갖춘 선진 대양해군으로 거듭날 것"이라고 말했다.

서 장관의 이 발언은 장보고-III 배치 3형인 4000t급 잠수함 건조 계획이 사실상 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SLBM)을 탑재한 핵추진 잠수함을 의미하는 것이란 해석을 가능하게 한다.

핵추진 잠수함은 기관용 산소가 필요하지 않으므로 연료 우려 없이 장기간, 고속으로 잠항 항해할 수 있다. 전기추진 잠수함은 주동력인 축전지 충전과 함 내 환기를 위해 보통 하루에 1~2회 이상 스노클 항해(수면 노출 항해)를 해야 한다. 잠망경과 스노클마스트를 해상에 노출해야 하는 만큼 적 레이더에 탐지돼 피격될 가능성이 있다.

배수량 4000t 안팎으로 핵추진을 하는 잠수함 사례는 있다. 영국의 퇴역한 밸리언트급 잠수함과 프랑스의 현역 루비급 잠수함이 좋은 예이다. 밸리언트급은 길이 87m, 너비 10.13m, 흘수 8.2m로 수상 4500t, 수중배수량 5000t이다. 국방부가 구상하는 잠수함에 비해 그리 크지 않다. 루비급은 1983년부터 1993년까지 6척이 취역했다. 현재도 운용되고 있다. 수상 배수량 2400t, 수중 배수량2600t이다. 길이 73.6m, 너비 7.6m, 흘수 6.4m다. 여기에 소형 가압경수로 1기를 탑재해 시속 25노트(46km)의 잠항 속도를 낸다.

우리 군은 2003년 '363사업'이라는 이름으로 비밀리에 핵추진 잠수함 사업을 벌여 원자력 추진 잠수함용 원자로 기본 설계를 2004년에 완료했다. 우리나라는 2년 안에 원자로를 제작해 잠수함에 장착할 수 있는 능력을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북한이 SLBM을 탑재할 수 있는 4000~5000t 급 잠수함을 건조하고 있는 등 해군력 강화와 주변국의 해군력 증강 등을 고려하면 핵잠수함을 도입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그럼에도 넘어야 할 산이 한둘이 아니다. 척당 수조 원에 이르는 획득비뿐만 아니라 막대한 수명주기 운영비용, 주변국을 포함한 국제사회의 동의는 물론 연료확보는 여전히 풀어야 할 숙제다.

한미원자력협정이 군사적 목적의 핵물질 사용을 금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이 핵을 연료로 하는 잠수함을 운용하는 것은 현실적인 제약이 있다는 지적도 있다

핵추진 잠수함을 보유하고 운용 중인 국가는 미국과 러시아,영국, 프랑스, 중국, 인도 뿐인데 한국이 핵잠수함 운용국 반열에 오를지에 관심이 집중된다.


박희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jacklondon@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