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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30주년에 살펴본 구동독지역 유망산업과 투자환경(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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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일 30주년에 살펴본 구동독지역 유망산업과 투자환경(2)

- 경제 변천사로 알아보는 지역별 유망산업과 투자환경 -

- 미국 테슬라, 중국 CATL 등 글로벌 기업 최신 투자동향과 우리 기업 진출현황 엿보기 -



앞선 1편에서는 통일 이후의 구동독지역 경제 상황을 다각도로 살펴봤다. 2편에서는 동서로 나뉘었던 베를린 및 순수 구동독지역 5개주*의 경제사 변천사를 들여다보면서 각 지역의 산업을 이해하고 미국 테슬라 등 글로벌 기업과 우리 기업들이 구동독지역의 문을 두드리는 이유를 살펴보자.
주*: 브란덴부르크주(Brandenburg), 작센주(Sachsen), 작센-안할트주(Sachsen-Anhalt), 튀링엔주(Thüringen) 및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Mecklenburg-Vorpommern)

경제 변천사로 엿보는 구동독지역 유망산업과 투자환경


1. 베를린 및 브란덴부르크주

독일 수도 베를린은 20세기 초까지만 해도 튼튼한 제조업 기반을 바탕으로 유럽에서 손꼽히는 산업 도시로 성장하는 중이었다. 1837년 증기기관차 제조기업 보르지히(Borsig), 1847년 오늘날의 글로벌 전기전자기업 지멘스(Siemens, 당시 사명은 Siemens & Halske), 1883년 가전기업 아에게(AEG) 등 유수의 제조기업이 베를린에 설립됐으며 1926년에는 현재 유럽 최대 항공사인 루프트한자(Lufthansa)도 베를린에 둥지를 틀었다.

베를린에서 창업한 주요 기업 로고

자료: 각 기업 홈페이지

하지만 양차 세계대전과 그 사이 독일 경제를 휩쓴 1920년대 하이퍼 인플레이션, 1930년대 세계 경제 대공황으로 베를린의 제조 기반이 급속도로 약화됐다. 2차 대전 종전 후에는 독일이 분단되고 수도 베를린을 둘러싼 정치적 불안정이 극도로 고조되는 가운데 1949년 4월 지멘스가 제1본사를 바이에른주(Bayern) 뮌헨으로 이전하는 등 주요 기업이 하나둘 떠나가면서 베를린은 산업 도시로서의 위상을 점차 잃어갔다. 1961년 8월부터 베를린 장벽이 세워지면서 동독에 둘러쌓인 `육지의 섬` 서베를린의 고립은 심화됐고 타 서독지역으로 이전하려는 서베를린 기업들의 움직임도 더욱 가속화됐다. 이는 서베를린 경제의 서독 정부 보조금에 대한 의존도를 높였을 뿐만 아니라 노동시장에서도 공공부문의 비중이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결과를 낳았다. 동베를린의 경우, 동독 정부의 수도로서 산업 거점 역할을 계속 수행했으나 계획경제 하에서 설비 노후화와 원자재 및 외환 부족으로 경쟁력을 잃게 됐다.

하지만 1990년 통일 후 대대적인 산업구조 변화에 직면한 베를린은 금융산업과 IT산업 등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다시금 성장가도를 밟고 있다. 통일 직후인 1991년 베를린의 부가가치 창출액 중 서비스업의 점유율은 약 74%에서 2019년 약 86%로 상승했으며, 베를린의 경제는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 연속으로 독일 전체 평균을 웃도는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

독일 전체 및 베를린의 전년대비 GDP 성장률 추이(2009~2019)
(단위: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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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베를린 경제진흥청(Berlin Partners)

한편, 지리적으로 수도 베를린을 둘러싼 브란덴부르크주는 역사적으로도 베를린과 함께 프로이센 왕국(1701~1918), 독일 제국(1871~1918) 시대에 정치 중심지 역할을 수행했다. 브란덴부르크주의 경제 또한 1900년대 초반 베를린의 산업 발전과 함께 성장하기 시작했는데 전기전자산업, 화학산업 및 의약산업 등에서 두각을 나타냈다. 독일 분단 이후에는 프리드리히 엥겔스 국영 화학섬유회사(VEB Chemiefaserwerk Friedrich Engels), 오라닌부르크 국영 특수안료회사(VEB Spezialfarben Oranienburg, 현 Orafol Europe GmbH) 등 화학산업, IFA 콤비나트 국영 자동차회사(VEB IFA Kombinat) 등 자동차산업이 브란덴부르크주의 주력산업으로 떠올랐다. 또한 동독 산업자동화의 중심지로서 텔토브 국영 공학기기 회사(VEB Geräte- und Reglerwerke Teltow) 등 전자∙기계공학 관련 기업도 포진했다.

통일 이후 브란덴부르크주는 베를린과의 수도권 광역 네트워크 구축을 통한 지역 발전을 꾀하고 있다. 1996년 베를린과 브란덴부르크주간 행정구역 통합이 주민투표 부결로 무산됐지만 브란덴부르크주는 1997년 발표된 `베를린-브란덴부르크 공동 개발 프로그램(Gemeinsames Landesentwicklungsprogramm der Länder Berlin und Brandenburg)`을 기초로 베를린과 함께 주거환경 및 교통인프라 개선, 지역 경제기반 강화, 여가∙문화시설 확대 등을 통한 균형있고 지속가능한 수도권 네트워크로 성장 중이다.


베를린-브란덴부르크 광역네트워크 개발 계획도


주: 베를린은 빨간색으로 표시한 지역
자료: 베를린-브란덴부르크주 공동 개발프로그램 운영처

특히, 베를린-브란덴부르크주 수도권 네트워크는 2020년 10월 31일(토) 개장한 베를린-브란덴부르크 빌리 브란트 신공항(BER)으로 새로운 전기를 맞이할 전망이다. 베를린-브란덴부르크 신공항은 독일 분단 이후 서베를린 시장을 역임했으며, 동방 정책(Ostpolitik)으로 독일 통일의 초석을 놓은 빌리 브란트(Willy Brandt) 전 총리의 이름을 따서 지어졌다. 인구 규모*에 비해 공항 인프라가 매우 열악했던 베를린과 브란덴부르크주에 신공항 건설은 오랜 숙원사업이었으나 총체적인 설계 결함으로 신공항 개장이 기존의 2011년 11월에서 약 9년이나 지연됐다. 하지만 축구장 2000개 면적에 준하는 1470헥타르(1470만㎡)의 신공항은 이제 베를린과 브란덴부르크주에 투자입지로서의 매력을 더할 전망이다. 브란덴부르크주 경제부에 따르면 이미 2013년 이후 2020년 현재까지 신공항 부지 인근에 약 870여건의 투자프로젝트가 실행됐으며, 약 3만 9000여 개의 신규 일자리가 창출됐다. 독일 경제계는 신공항이 베를린-브란덴부르크주뿐만 아니라 더 나아가 구동독지역 경제 전반에 활력을 불어넣길 기대하고 있다.
주*: 2019년 12월 31일 기준으로 베를린 인구는 약 367만 명(인구 기준 독일 최대 도시), 브란덴부르크 인구는 약 252만 명에 이름.

베를린-브란덴부르크 신공항(BER)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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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베를린-브란덴부르크 방송(rbb)

면적 기준 독일 5대 공항과 기존의 베를린 공항의 비교(2020)
(단위: 헥타르(h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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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베를린 테겔 공항은 2020년 11월 8일 폐쇄, 베를린 쇠네펠트 공항은 2020년 10월 25일부로 베를린-브란덴부르크 신공항 제5터미널로 명칭 변경돼 운영 중
자료: 각 공항 공식 홈페이지


(1) 유망산업(분야)

스타트업 분야
베를린은 서비스업을 통한 산업고도화와 독일 정부의 적극적인 스타트업 육성 정책이 맞물려 독일 및 유럽의 스타트업 허브로 부상했다. 글로벌 스타트업 생태계 분석기관 ‘스타트업 게놈(Startup Genome)’에 따르면 2019년 베를린은 런던(세계 3위), 파리(세계 9위)에 이어 유럽 3위, 세계 10위 스타트업 생태계로 이름을 올렸다.

2020년 베를린은 스타트업 평가에서는 세계 16위로 하락했으나 베를린 특유의 외국인 친화적인 환경을 바탕으로 성장을 거듭하고 있다. 독일 스타트업협회가 2020년 9월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베를린 스타트업 창업자 중 외국인 비율은 2020년 기준 20.8%로 독일 내 다른 스타트업 거점도시인 뮌헨(11.5%), 함부르크(7.1%)보다 월등히 높다. 스타트업 종사자 중 외국인의 비율 또한 베를린은 42.7%를 기록해 뮌헨(36.1%) 및 함부르크(26.8%)와 큰 격차를 보이고 있다.

2019년 독일 스타트업의 총 투자유치액은 전년대비 36% 증가한 62억 유로를 기록해 2018년에 이어 신기록 행진을 이어가고 있는데 이 중 약 60%는 베를린에 소재한 스타트업에 투자됐다. 또한 독일 스타트업의 총 투자유치건수 역시 전년대비 10% 이상 증가한 681건을 기록했는데 베를린 소재 스타트업이 전체의 약 40%에 육박하는 262건의 투자를 유치했다. 투자 분야별로 살펴봤을 때는 소프트웨어 개발·분석, 전자상거래(E-Commerce), 헬스케어, 핀테크, 모빌리티 등이 유망한 것으로 나타났다.

2019년 독일의 지역별 스타트업 투자유치 현황
(단위: 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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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Ernst & Young

② IT·게임산업

베를린에 소재한 약 9000개의 IT 기업은 연간 약 136억 유로에 달하는 매출을 기록 중이며, 업계 종사자는 11만 명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독일 내 최대 규모의 IT 전문가들이 모인 베를린에는 도이치텔레콤(Deutsche Telekom), SAP 등 독일 IT∙통신 분야 대기업뿐만 아니라 Microsoft, IBM, Oracle, eBay 등 미국계 글로벌 IT기업도 베를린에 진출했다. Oracle 독일 법인의 위르겐 쿤츠(Jürgen Kunz) 대표는 “베를린과 브란덴부르크주 포츠담시는 뛰어난 IT산업 인프라를 보유하고 있으며 고객과 협력사뿐만 아니라 정책입안자와의 접근성이 높다”고 평가했다.

정책적으로도 지역 내 IT산업 육성에 심혈을 기울이는 베를린과 브란덴부르크주는 2019년 1월 공동으로 '이노BB 2025(innoBB 2025) 전략'을 발표해 유럽 내 IT·통신산업 혁신 지역으로서의 위상 강화를 꾀하고 있다. 해당 전략의 핵심목표 5가지는 ① 비(非)기술 분야 혁신을 병행한 기술 분야 혁신 가속화, ② IT·통신산업 클러스터간 협력 강화, ③ 소비자 수요 맞춤형 오픈이노베이션 활성화, ④ 친환경 등 사회적 가치를 고려한 지속가능 성장모델 구축, ⑤ 전방위적 국제협력 강화를 통한 IT·통신산업 경쟁력 강화로 요약할 수 있다.

베를린의 게임산업 또한 지역의 발전된 IT산업과 스타트업 생태계를 자양분으로 쑥쑥 성장하고 있다. 유럽 1위, 세계 5위의 게임 소비국인 독일의 게임산업을 이끌어나가는 베를린에는 약 200개의 게임산업 관련기업들이 연간 2억5000만 유로의 매출을 기록 중이다. 현재 베를린에는 게임 두엘(Game Duell), 우가(Wooga), 빅포인트(Bigpoint) 등 독일 대표 게임회사들의 본사나 지사가 모여 있으며 유비소프트(Ubisoft, 프랑스), 에픽 게임스(Epic Games, 미국), 라이엇 게임스(Riot Games, 미국) 등 글로벌 게임회사들도 베를린에 집중 진출했다.

의료·바이오산업
베를린은 브란덴부르크주와 함께 독일 의료·바이오산업 발전에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베를린 투자진흥청(Berlin Partners)에 따르면 베를린과 브란덴부르크주의 의료·바이오산업 관련기업은 약 2만 1800여 개사로 37만여 명의 근로자가 연간 270억 유로의 매출액을 창출하고 있다. 330여 개의 의료기술 기업(종사자수 약 1만 4400명), 250여 개의 생명과학 기업(종사자수 약 6200명), 30여 개의 제약회사(종사자수 약 1만 1000명)가 그 중추를 이루며, 130여 개의 병원은 약 3만 5000병상을 운영 중이다. 또한 베를린과 브란덴부르크주에는 8개의 생명공학 단지와 24개의 연구센터가 자리잡고 있다.
대표적인 의료기관으로 유럽 대표 대학병원인 샤리테 의과대학병원(die Charité Universitätsmedizin Berlin)을 꼽을 수 있다. 샤리테 의대병원은 2011년부터 유럽 최대 병원 부설연구소인 라보어 베를린-차리테 비반테스(Labor Berlin Charité Viantes GmbH)를 운영하고 있다. 또한 샤리테 의대병원의 바이러스학 연구소는 현재 독일의 질병관리본부격인 로버트 코흐 연구소(Robert Koch-Institut, RKI)와 함께 독일의 코로나19 대응을 주도하고 있다.

(2) 한국의 역내 진출기업

베를린은 구동독지역 중 한국의 투자진출이 가장 활발한 지역으로 진출기업의 규모도 대기업부터 스타트업까지, 분야도 신재생에너지부터 푸드테크까지 스펙트럼이 다양하다. 2020년 11월 현재 베를린에 진출한 우리 기업 현황은 다음과 같다.

베를린 진출 우리기업 현황(202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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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각 기업 홈페이지, KOTRA 함부르크 무역관 보유자료 종합


(3) 최근 투자진출 관련 이슈: 미국 전기차 제조기업 테슬라의 기가팩토리 설립

현재 투자진출 관련 베를린과 브란덴부르크주의 최대 이슈로는 미국 전기차 제조기업 테슬라(Tesla)의 공장 설립을 꼽을 수 있다. 일론 머스크(Elon Musk) 테슬라 대표는 지난 2019년 11월 브란덴부르크주 그륀하이데(Grünheide)에 전기차 기가팩토리 설립 프로젝트를 발표했다. 또한 베를린에는 별도의 디자인센터를 운영할 계획을 밝힌 머스크가 유럽 거점으로 베를린과 브란덴부르크주를 꼽은 이유로는 크게 독일의 우수한 엔지니어링 기술, 베를린-브란덴부르크 신공항, A10번 고속도로 및 철도망 등 편리한 교통인프라를 꼽을 수 있다.

베를린에서 약 30km 거리에 있는 브란덴부르크 공장은 테슬라의 유럽 최초이자 중국 상하이에 이은 해외 두 번째 공장*이다. 2021년 3월 완공을 목표로 총 10억7000만 유로의 자금이 투입될 예정이며, 총 300헥타르(300만m²) 공장에서 1만 2000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기대되는 대형 신산업 프로젝트로 베를린과 브란덴부르크주 주정부가 적극적인 지원에 나서고 있다.
주*: 테슬라는 현재 미국 2곳(네바다주 및 뉴욕주), 중국 1곳(상하이)에 공장을 운영 중이며 독일 베를린에 이은 5번째 공장은 미국 텍사스에 들어설 예정임.

브란덴부르크 주정부의 테슬라 TF 회의 모습


자료: 브란덴부르크 주정부 홈페이지

2021년 7월부터 본격적으로 가동을 시작할 테슬라 브란덴부르크 공장은 모델Y를 시작으로 향후에는 모델3도 생산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 공장 운영 초기에 총 1만 2000명의 근로자가 3교대 근무를 통해 연간 50만 대를 제조할 계획이다. 브란덴부르크 주정부에 따르면 테슬라 브란덴부르크 공장은 생산 공정에 필요한 에너지를 최대한 지역의 신재생에너지원으로 충당할 것으로 전망되며, 테슬라 공장의 천장에는 태양광 발전설비가 설치된다.

테슬라의 2019년 글로벌 자동차 판매대수(약 37만 대)를 고려할 때 브란덴부르크 공장의 연간 50만 대 생산 계획은 매우 도전적인 목표로 평가된다. 그 바탕에는 글로벌 전기차 시장의 미래에 대한 머스크의 자신감이 깔려 있다. 머스크는 늦어도 2027년까지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연간 3000만 대 규모로 확대되고 이러한 시장의 성장세 속에서 테슬라가 2030년 이전에 연간 2000만 대를 판매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테슬라는 이를 위해 향후 몇 년 이내에 2만 5000달러의 보급형 전기차를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테슬라 브란덴부르크 공장 조성현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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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Handelsblatt, Imago images(Jochen Eckel)


테슬라 브란덴부르크 공장 조감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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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테슬라 홈페이지

독일 경제전문지 한델스블라트(Handelsblatt)에 따르면 테슬라의 브란덴부르크 공장은 추후 전기차 시장 성장에 발맞춰 총 3단계의 시나리오로 확장될 전망이다. 먼저 1단계에서는 브란덴부르크 공장의 생산량이 기존의 50만 대에서 100만 대로 2배 확대되며, 이에 따라 직원수도 1만 2000명에서 2만 4000명으로 늘어나게 된다.

또한 머스크가 예상한대로 글로벌 전기차 시장이 빠른 성장을 거듭한다면 브란덴부르크공장 또한 2단계 확장을 맞이할 전망이다. 이로써 브란덴부르크 공장은 4만 명의 임직원으로 연간 200만 대 생산 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마지막 3단계 확장은 전기차와 떼려야 뗄 수 없는 전기차 배터리 부문 증축이다. 전기차 특성상 배터리가 생산비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매우 높은데 독일의 자동차산업 전문가들은 테슬라가 브란덴부르크 공장에 배터리 생산 부문을 증축해 운송비를 절감하고 원스톱(One-Stop) 공정 시스템을 구축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3단계 확장 시나리오까지 실현된다면 테슬라 브란덴부르크 공장의 규모는 폭스바겐(VW)의 독일 내 주요 생산거점인 볼프스부르크(Wolfsburg) 공장, 다임러(Daimler)의 메르세데스-벤츠 슈투트가르트-진델핑엔(Stuttgart-Sindelfingen) 공장, 아우디(Audi)의 잉골슈타트(Ingolstadt) 공장과 규모면에서 어깨를 견줄 것으로 전망된다.

테슬라 브란덴부르크 공장 확장 시나리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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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Handelsblatt, 테슬라 홈페이지


2. 작센주(Sachsen)

작센주는 동서독으로 분단됐던 베를린을 제외한 순수 동독 지역으로서는 가장 큰 경제규모를 자랑한다. 특히, 제조업만 놓고 봤을 때 작센주는 베를린을 포함한 구동독지역 전체에서 최고의 산업기반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는 오랜 산업화의 역사 위에 통일 이후 첨단산업 육성정책이 성공적으로 진행된 결과물이다.

1814년 작센주 남서부에는 당시 산업혁명을 주도한 영국의 기술과 노하우를 전수받아 총 86개의 방직공장이 운영됐다. 점차 늘어나는 방직공장 건설과 이에 수반되는 공장 유지보수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기계산업도 함께 성장했으며, 1821년에는 루가우-욀스니처(Lugau-Oelsnitzer Revier) 광구에서 석탄이 발견돼 작센주 산업 발전의 마중물 역할을 했다. 더불어 1823년 독일 최초의 초콜릿 공장이 설립되고 1850년대부터는 주도(州都) 드레스덴을 중심으로 담배 제조업이 발달하는 등 소비재산업도 발전했다. 1839년에는 라이프치히-드레스덴 구간에서 독일 최초로 장거리 열차가 운행되는 등 교통인프라가 갖추어져 나가면서 작센주 산업은 발전을 거듭했다.

1900년대부터는 자동차산업이 태동해 오늘날의 자동차 브랜드 아우디(Audi)의 초석이 마련됐다. 메르세데스-벤츠(Mercedes-Benz) 설립자 칼 벤츠(Carl Benz)의 밑에서 일하던 아우구스트 호르히(August Horch)는 1899년 독일 북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쾰른에 자신의 이름을 딴 자동차회사 호르히(Horch)를 세운 후 1902년 작센주로 이전했다. 이후 호르히는 이사회와의 마찰로 회사를 떠나 작센주 츠비카우(Zwickau)에 새로운 자동차회사 아우디를 설립했다. 1932년 작센주 주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속에서 호르히의 아우디와 작센주의 다른 자동차회사 데카베(DKW), 호르히(Horch), 반더러(Wanderer) 등 4개사는 합병을 통해 아우토 우니온(Auto Union AG)을 설립해 당시 자동차 생산대수 기준 독일 내 업계 2위로 도약했다. 아우토 우니온은 오늘날의 아우디가 됐으며 4개사의 연합을 기념하는 뜻에서 4개의 고리를 회사 로고에 담았다.

1930년 후반부터는 나치 정권의 군수 경제정책에 따라 작센주의 산업도 자동차, 정밀기계, 석탄화학 위주로 재편됐고 항공기 제조업과 탄약 제조업이 발달했는데 이 과정에서 작센주가 전통적으로 강점을 보여온 소비재산업은 침체를 맞게 됐다. 2차 대전 후에는 산업시설 해체, 기업의 서독 이전 및 동독 정부의 기업 국유화로 작센주의 제조업 기반은 크게 약화됐다. 1945년 이후 약 2만 개의 작센 기업이 서독으로 이주한 것으로 추정되는데 지역 자동차산업 선도기업 아우디가 1949년 바이에른주 잉골슈타트(Ingolstadt)로 이전했던 것이 대표적인 사례이다.


이로써 작센주는 기업가, 엔지니어 등 전문인력뿐만 아니라 지역 대표 브랜드를 잃게 됐지만 여전히 동독의 산업 중심지였다. 특히, 작센주 드레스덴에서는 1961년 물리학자 베르너 하르트만(Werner Hartman)이 현재의 실리콘 작소니(Silicon Saxony)*의 토대가 된 분자전자공학(AME) 연구소를 설립하면서 초소형전자공학(Microelectronics)이 발달하게 됐다.
주*: 작소니(Saxony)는 작센(Sachsen)의 영어식 표기

하지만 글로벌 교류가 차단되고 원자재를 구입할 외화가 부족했던 동독의 여건 속에서 작센주의 산업 경쟁력도 약화됐다. 자동차산업의 경우, 아우디의 고향인 작센주 츠비카우에서 동독 시절을 대표하는 보급형 차량 트라반트 601(Trabant 601)이 생산됐지만 철강이 부족해 플라스틱 합성소재를 활용할 정도로 상황이 열악했다. 이러한 악조건 속에서 자동차산업계를 향한 정치적인 압박까지 계속됐고 신규 투자가 부진한 상황에서 작센주가 이끌어 나가던 동독의 자동차산업은 경쟁력을 상실했다. 특히, 동독 정부가 미래 산업 분야에서 희망을 걸고 투자를 아끼지 않던 초소형전자공학 분야 또한 1980년대 중반에 접어들어 글로벌 선도국과의 기술격차가 최소 4년 이상 벌어지게 됐다.

통일 무렵인 1988년부터는 변화의 움직임이 태동했다. 당시 서독의 완성차업체 폭스바겐(Volkswagen)은 동독 IFA 콤비나트 국영 자동차회사(VEB IFA Kombinat)와 작센주 츠비카우에 합작법인(JV)를 세워 협력과 기술교류에 물꼬를 틀었다. 통일 이후 폭스바겐, BMW, 포르쉐(Porsche) 등 자동차 기업들의 작센주 공장설립이 이어지면서 자동차산업은 다시금 작센주 산업의 근간이 됐다. 또한 1990년대부터 독일 연방정부와 작센주 주정부가 소위 `등대정책(Leuchtturmpolitik)`이라 불린 산업 클러스터 개발 계획을 성공적으로 추진한 결과, 작센주는 초소형 전자공학의 오랜 역사를 바탕으로 오늘날 유럽 최대 반도체 생산기지로 발돋움하게 됐다.


(1) 유망산업

자동차산업

현재 작센주의 최대 산업은 오랜 전통을 가진 자동차산업이다. 작센주에는 폭스바겐, BMW, 포르쉐 등 독일 주요 완성차 기업의 생산공장이 밀집돼 있을 뿐만 아니라 약 780여 개의 자동차 부품·서비스 공급업체가 자리잡고 있다. 2019년 기준 자동차산업은 작센주 제조업 매출액의 25%(약 170억 유로)를 담당하고 있으며, 약 9만5000명 이상이 업계에 종사 중이다.

작센주 츠비카우에 위치한 폭스바겐 공장은 Golf, Golf Variant 등 기존의 주력 차종과 더불어 전기차 주력모델인 ID.3와 ID.4를 생산하고 있다. 라이프치히의 BMW 제조공장은 BMW 1·2시리즈 및 전기차 i3, 플러그인-하이브리드 i8를 탄소소재와 융합해 생산 중이다. 라이프치히의 포르쉐 공장은 스포츠카 Panamera와 스포츠 SUV Macan Panamera Turbo S를 생산하고 있다.

작센주 자동차기업 분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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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작센주 투자진흥청

반도체 등 초소형전자산업 및 IT산업

작센주에는 주도 드레스덴에 위치한 유럽 최대이자 세계 5대 규모의 마이크로 전자공학-IT 클러스터인 실리콘 작센(Silicon Saxony)을 중심으로 초소형 나노 전자공학, 유기전자공학(Organic Electronics), 5G, 센서 및 자동화 기술을 보유한 기업체들이 밀집해 있다. 마이크로 전자산업은 작센주 연간 제조업 매출액의 약 12%(약 81억 유로)를 차지하며, 마이크로 전자산업과 IT산업 관련기업 약 2400여 개사에서 약 6만 4000명이 종사하고 있다.

특히 작센주는 유럽 반도체산업의 중심지로서 유럽에서 생산되는 반도체의 3분의 1이 작센주에서 제조된다. 이를 주도하는 작센주 반도체산업 트리오는 인피니온 테크놀러지스(Infineon Technologies), 로버트 보쉬(Robert Bosch)와 글로벌파운드리즈(GLOBALFOUNDRIES)다.

인피니온 테크놀러지스는 1999년 지멘스의 반도체사업부가 분사해 설립된 시스템 반도체(비메모리 반도체) 제조 기업이다. 2020년 현재 전 세계에서 약 4만 6700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 중 2500명이 드레스덴에서 근무하고 있다. 동사와 작센주의 인연은 지멘스 반도체사업부 시절인 1993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지멘스는 1993년 12월 드레스덴에 반도체 공장을 설립하기로 결정한 후 1994년 소련의 병영 부지에 테크노파크를 조성하기 위해 20억 마르크(약 10억2000만 유로)*를 투자했다. 지멘스 반도체사업부는 1995년부터 드레스덴 공장에서 200mm 웨이퍼 반도체를 생산했으며, 이후 분사한 인피니온 테크놀러지스는 드레스덴에 2011년 세계 최초로 300mm 웨이퍼 반도체 대량생산 체계를 구축했다. 해당 사는 드레스덴에서 2018년 12월부터 자동차 전장 및 인공지능 분야 신규 R&D센터를 설립하는 등 미래 먹거리 창출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주*: 유로화 도입 당시 화폐 교환비율인 1 EUR = 1.95583DM(독일 마르크) 적용해 환산

또한 독일을 대표하는 자동차 부품 및 정밀기계 제조기업 로버트 보쉬(Robert Bosch)의 센서 전문 자회사 보쉬 센서텍(Bosch Sensortec)이 2013년 드레스덴의 실리콘 작센 클러스터에 입주했다. 또한 로버트 보쉬는 2017년 드레스덴에 최신식 반도체 생산공장을 건설하기 위해 해당 사 130년 역사상 최대 투자액인 약 10억 유로를 투입하기로 결정했다. 새로이 건설되는 드레스덴 공장은 바덴-뷔르템베르크주 로이틀링엔(Reutlingen)에 이은 로버트 보쉬의 독일 내 두 번째 반도체 공장으로 2021년말부터 약 700명의 임직원이 제품 생산을 시작할 예정이다.

글로벌 반도체 시장이 성장하고 작센주 지역 내 반도체 산업 가치사슬이 형성되면서 외국기업의 진출도 이뤄졌다. 미국 캘리포니아에 본사를 둔 세계 3대 파운드리(반도체 위탁 생산) 전문기업 글로벌파운드리즈(GLOBALFOUNDRIES, 이하 GF)가 그 예이다. 1996년 미국을 대표하는 반도체 기업 중 하나인 AMD는 드레스덴에 19억 달러를 투자해 `Fab 30`이라는 반도체 공장을 설립했으며, 2003년에는 25억 달러 신규 투자를 통해 `Fab 36` 공장을 건설했다. 독일 연방정부와 작센 주정부는 Fab 30 및 Fab 36 반도체 공장 설립 프로젝트에 각각 8억 마르크(약 4억1000만 유로)와 5억5000만 유로를 지원했다. 이후 AMD는 드레스덴 공장을 비롯한 반도체 웨이퍼 제조 사업부를 분리해 GF를 설립하고 아부다비 무바달라 국부펀드 산하 신기술 투자전문회사인 ATIC(Advanced Technology Investment Company)에 매각해 오늘에 이른다. GF의 드레스덴 공장(Fab1)에는 2020년 현재까지 총 120억 유로가 투자됐으며 3500여 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파운드리 시장점유율 추이(2017~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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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TrendForce, Statista

작센주 전자기업 분포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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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작센주 투자진흥청

(2) 한국의 역내 진출기업

작센주에 그린필드 투자 형태로 진출한 한국 기업은 없는 상태이나, 브라운필드 투자로 진출한 사례로 노발레드(Novaled)를 꼽을 수 있다. 2001년 작센주 드레스덴 공대(TU Dresden)에서 분사해 설립된 후 2003년 영업활동을 시작한 노발레드는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증착소재* 분야의 선도기업으로 고효율성과 장기수명을 모두 갖춘 OLED 구조와 관련해 핵심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2013년 8월 삼성그룹 계열사인 제일모직, 삼성전자와 삼성벤처투자가 노발레드를 인수했으며 오늘날에는 제일모직을 합병한 삼성SDI의 자회사이다.
주*: 전극 사이에 얇은 유기 막을 구성해 전기를 인가할 때 빛을 내는 소재

노발레드 회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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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노발레드 LinkedIn 홈페이지


(3) 최근 투자진출 관련 이슈: 독일 정부의 탈석탄정책

작센주의 향후 투자환경을 좌우할 최근 이슈로는 독일의 탈석탄정책(Kohlenausstieg) 추진을 꼽을 수 있다. 독일 의회는 지난 7월 3일(금) 2050년까지 온실가스 중립 목표(2030년까지 1990년 대비 55% 감축) 이행을 위해 2038년까지 발전부문의 완전한 탈석탄화 추진하기로 결정했다.

독일 연방정부는 탈석탄정책으로 피해가 우려되는 4개 탄광지역(작센주, 브란덴부르크주, 작센-안할트주 및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의 경제구조 전환을 위해 2038년까지 400억 유로를 투입할 계획이다. 이 중 260억 유로는 연방정부가 상기 지역의 교통 인프라 확장 등에 직접 투자하는데 쓰인다. 남은 140억 유로는 연방정부가 상기 피해지역의 산업구조 고도화를 위해 지원하며 주정부는 비즈니스, 교통·통신 인프라, 환경보호 등 다양한 분야의 경제 활성화 프로젝트에 투자할 수 있다.

140억 유로 중 작센주와 브란덴부르크주에 걸친 라우지처 석탄 광구(Lausitzer Revier)에 전체 금액의 43%인 60억2000만 유로,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의 라인 석탄 광구(Rheinisches Revier)에 37%인 51억8000만 유로, 작센∙작센-안할트주∙튀링엔주에 분포한 중부독일 석탄 광구(Mitteldeutsches Revier)에 나머지 20%인 28억 유로를 지원될 계획이다. 상기 독일 3대 탄광지역 중 2개에 걸쳐있는 작센주는 탈석탄화로 인한 탄광지역의 경제적인 피해에 대한 대처와 동시에 산업구조 고도화를 추진할 두 가지 숙제를 동시에 안게 됐다.

독일 주요 석탄 광구 현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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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독일 갈탄산업협회(DEBRIV)

한편 작센주 미하엘 크레취머 총리(Michael Kretschmer, CDU)는 탈석탄화로 작센주 경제 발전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으로 평가하면서 탄광지역의 산업구조를 성공적으로 전환하고 미래 유망산업 분야 일자리 창출 의지를 천명했다. 현재 작센주는 탄광지역에 철도 노선 건설과 폴란드로 이어지는 A4번 고속도로 증설 등 교통 인프라 확충 계획을 가지고 있다. 또한 독일 3대 연구기관 중 하나인 헬름홀츠(Helmholtz) 연구소, 독일 연방 경제수출관리청(BAFA) 분소 및 지난 2020년 8월 신설된 연방 사이버보안청(Agentur für Innovation in der Cybersicherheit) 등 각종 연구기관과 국가기관이 작센주 탄광지역에 입주할 예정이다.

3. 작센-안할트주(Sachsen-Anhalt)

작센-안할트주의 산업화는 사탕무와 함께 시작됐다. 1830년대부터 지역 내 사탕무를 이용한 제당산업이 본격적으로 발전했고 작센-안할트주의 주도 마그데부르크(Magdeburg)는 유럽 제당산업의 중심지가 됐다. 제당산업에 설비와 에너지를 공급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연관 산업도 함께 성장했다. 마그데부르크와 할레(Halle)를 중심으로 기계산업이 성장하고 제당공장 가동에 필요한 에너지 공급을 위해 지역 내 석탄 채굴이 활기를 띠게 된 것이다. 이런 가운데 철도를 기반으로 교통 인프라가 구축됐으며, 1850년대부터는 석탄 채굴뿐만 아니라 농업용 칼륨 비료 생산이 확대되면서 지역 화학산업 발전의 기틀이 마련됐다.

20세기 무렵부터는 엘베강 하류에 위치한 하항(River Port)인 함부르크항의 발전으로 이와 연결된 작센-안할트주의 내륙 항만도 성장했다. 나치 정권은 2차 대전 시기 작센-안할트주의 중화학공업도 군수 경제체제로 재편했고 마그데부르크의 폴테 베르케(Polte-Werke)는 독일 최대의 탄약 제조기업이 됐다. 2차 대전 패전 후 폴테 베르케를 비롯해 작센-안할트주의 산업시설은 해체 수순을 밝았으며, 동독 시절에는 1차 산업(갈탄, 암염, 칼륨 및 인공 비료 생산)이 활발한 가운데 마그데부르크 북부 지역에서 중장비 및 자동차 제조도 일부 이뤄졌다. 독일 통일 후 다수의 작센-안할트주 기업들은 노후 설비와 낮은 생산성으로 경쟁력을 유지할 수 없어 문을 닫게 된다.

하지만 정부의 지원 속에 작센-안할트주는 신재생에너지와 생명공학 분야를 육성하기 시작했다. 또한 작센-안할트주 남부 로이나(Leuna)와 비터펠트(Bitterfeld) 지역에는 최첨단 화학산업 단지가 세워졌으며, 자동차부품 산업과 및 기계산업 등도 계속해서 발전하고 있다. 더불어 함부르크항과 엘베강으로 연결된 내륙 수로, 중부유럽인 독일에서도 중앙부에 위치한 지리적 이점을 통해 물류산업도 활기를 띠고 있다.


(1) 유망산업


① 신재생에너지 산업
작센-안할트주는 1990년대 후반부터 지역 내 신재생에너지 산업 육성에 심혈을 기울여왔다. 이러한 주정부의 노력을 잘 보여주는 사례가 작센-안할트주 비터펠트-볼펜(Bitterfeld-Wolfen)에 위치한 태양광 산업단지인 솔라밸리(Solar Valley)이다.

독일 대표 태양광 산업단지 솔라밸리는 2000년대 초반 전성기를 구가했다. 2010년대부터는 태양광 패널 생산단가 문제로 입주기업들의 중국 이전이 가속화되면서 현재는 한화큐셀과 칼릭소(Calyxo) 등 2개사만 남은 상황이지만 독일이 에너지전환 정책(Energiewende)에서 태양광은 중요한 재생에너지원으로 그 중심에는 여전히 솔라밸리가 자리 잡고 있다. 솔라밸리의 과거와 현재를 주요 연혁을 통해 살펴보자.

작센-안할트주 솔라밸리(Solar Valley) 주요 연혁

연도
주요 내용
1999년
(솔라밸리의 시작)
- 3명의 기술자 라이너 레모이네 (Reiner Lemoine), 홀거 파이스트(Holger Feist), 파울 그루노브 (Paul Grunow)와 사업가 안톤 밀너(Anton Milner)는 태양광 기업 큐셀(Q-Cells)의 설립을 계획

- 이를 위해 1200만유로 규모의 자금이 필요했으나 베를린 주정부는 이에 대한 지원을 최종적으로 거절

- 반면, 작센-안할트 주정부는 큐셀이 작센-안할트주 탈하임 비터펠트 지역에 향후에도 잔류하는 조건으로 지원을 약속해 큐셀이 현재의 솔라밸리에 입주
2001년
(생산 본격화)
- 큐셀은 2001년 7월에 최초로 태양광 셀을 생산했으며, 매 12개월마다 생산 용량을 2배로 늘려나감.

- 태양광 셀에 대한 높은 수요로 다른 국가들도 태양광 사업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으며, 특히 중국 기업들이 대량 생산을 시작
2005년
(성장 가속화)
- 큐셀의 선전 속에 탈하임 지역에 두 번째 태양광 기업인 소벨로(Sovello)가 설립되고 이후에도 칼릭소(Calyxo), 존토어(Sontor), CSG Solar, 솔리브로(Solibro) 등이 연이어 입주
2007년
(전성기)
- 큐셀은 사업 확장 속에 2300명의 직원을 고용했으며, 전 세계 최대 태양광 셀 생산업체로 거듭났고 큐셀 소재 지역은 미국 실리콘밸리의 명칭을 딴 솔라밸리(Solar Valley)로 명명
2009년
(위기의 시작)
- 중국의 대량 생산으로 태양광 셀 가격이 크게 하락하면서 큐셀은 처음으로 손실을 입지만 시장의 풍부한 수요로 위기 극복
2011년~2015년
(인수합병 가속화)
- 2011년 들어 큐셀은 3500만 유로의 적자를 기록했고 입주기업들의 파산과 아시아 이전이 본격화

- 결국 큐셀은 2012년 파산했지만 한화그룹이 이를 인수했고 자회사 관계에 있던 솔리브로(Solibro)를 중국에 매각

- 한화큐셀은 2015년 한화 SolarOne와 합병하고 탈하임에서 태양광 셀 생산을 중단 후 생산은 아시아로 위탁
2019년
(단지 위상 하락)
- 입주기업의 파산과 해외 이전이 이어진 결과 한화큐셀과 칼릭소(Calyxo)만 현재의 솔라밸리에 남게 됨.
자료: 중부독일방송(MDR), KOTRA 함부르크 무역관 정리

작센-안할트주의 신재생에너지산업 육성 의지는 에너지저장장치(ESS) 제조 기업 테스볼트(Tesvolt)에서도 확인할 수 있다. 2014년 작센-안할트주 비텐베르크(Wittenberg)에 설립된 테스볼트는 작센안할트 주정부 산하 VC가 투자한 기업으로, 2018년 215만 유로의 EU의 재정지원도 받았다. 삼성SDI의 리튬이온 전지를 기반으로 에너지저장장치를 생산하는 테스볼트는 2019년 5월 1기가와트시(GW·h) 생산용량(전기차 4만 대 용량) 확보를 위해 1만 2000m² 규모의 기가팩토리 증설하고 기존 60명 수준의 직원 수도 120명으로 2배 증원하기로 결정했다. 2020년 들어 코로나19 여파에도 불구하고 해당 사 ESS 시스템에 대한 수요가 크게 늘어남에 따라 지난 4월 가동을 시작했으며 최종적으로는 2만m² 규모의 공장을 갖춰 나갈 예정이다.

테스볼트 기가팩토리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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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테스볼트, Startup Mitteldeutschland


(2) 한국의 역내 진출기업: 한화큐셀(한화솔루션)

2012년 한화그룹은 독일의 태양광 선도기업 큐셀을 인수했다. 한화큐셀은 2015년 높은 인건비와 임대료 등 고정비로 작센-안할트주 솔라밸리 내 230MW 규모의 셀 공장과 130MW 규모의 모듈 공장을 폐쇄하는 대신 R&D 본부(기술혁신센터)로 활용하고 있다.
주*: 한화큐셀은 베를린에도 법인 운영 중

한국뿐만 아니라 미국, 독일, 영국, 일본 등 주요 태양광 시장에서 시장점유율 선두를 달리고 있는 한화큐셀은 독일의 태양광 전문 리서치 기관인 이유피디 리서치(EuPD Research)로부터 2020년까지 유럽에서 7년 연속, 호주에서 5년 연속 ‘태양광 톱 브랜드(Top Brand PV)’로 선정됐다. 또한 2020년 독일 생활소비재 어워드(Life & Living Awards 2020) 태양광 분야에서도 1위를 차지한 한화큐셀은 솔라밸리 기술혁신센터 인근 대도시인 라이프치히의 분데스리가 신흥강호 축구팀 RB라이프치히를 2017년부터 후원하는 등 브랜드 인지도 향상을 위한 스포츠 마케팅도 활발하게 진행 중이다.

한화큐셀의 지역 친화 스포츠 마케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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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한화큐셀 홈페이지

2020년 초 한화케미칼과의 통합으로 한화솔루션으로 이름을 바꾼 한화큐셀은 지난 7월 태양광 기술에서의 우위를 더욱 강화하기 위해 솔라밸리 기술혁신센터에 향후 3년간 1억 2500만 유로를 투자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해 아르민 셍크(Armin Schenk, CDU 소속) 비터펠트-볼펜 시장은 “한화큐셀의 투자를 매우 환영하며 솔라밸리 내 태양광 기술혁신이 이번 투자로 장기간 지속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나타냈다.


(3) 최근 투자진출 관련 이슈: 한국타이어 물류센터 건설

작센-안할트주의 투자진출 관련 이슈로 한국타이어의 물류센터 건설을 꼽을 수 있다. 루츠 트륌퍼(Lutz Trümper, SPD 소속) 마그데부르크 시장이 지난 9월 16일(수) 정범구 주독일 대사를 접견한 자리에서 공개된 이번 프로젝트로 한국타이어는 2021년 여름까지 마그데부르크 북부 로텐제(Rothensee)에 약 4만㎡의 물류센터를 확보하게 됐다.

한국타이어의 독일 신규 물류센터는 프랑스 보험그룹 악사(AXA)의 부동산 개발 분야 손자회사인 베이트리(Baytree)가 조성하는 산업물류단지에 입주할 예정이며, 삼성SDS가 스마트 솔루션을 바탕으로 물류센터 운영을 맡는다. 마그데부르크 시정부의 발표에 따르면 이번 프로젝트로 150명의 고용창출 효과가 기대되며, 연간 40피트 컨테이너 약 8000개 물량이 함부르크 항만과 엘베강으로 연결된 내륙 수로와 철로를 통해 한국타이어의 물류센터에 도착할 것으로 예상된다.

4. 튀링엔주(Thüringen)

튀링엔주의 산업화 역사는 곧 독일 광학산업의 역사이다. 오늘날의 자이스(Zeiss) 그룹을 있게 한 칼 자이스(Carl Zeiss, 1816~1888)는 1846년 튀링엔주 예나(Jena)에 광학과 정밀기계 공방을 세웠다. 설립 초기에는 혼자서 거울 유리 확대경 등 여러 기기를 제작했고 점차 사업이 순항하면서 직원을 채용하고 간이 현미경을 제조했다. 해당 사는 경쟁사 제품에 비해 품질과 가성비가 모두 높은 현미경을 바탕으로 본격적인 성공 궤도에 오르지만 당시의 현미경 제조기술에 만족하지 못했던 자이스는 혁신의 길을 택한다. 1866년 자이스는 예나 대학교 강사로 일하던 젊은 물리학자 에른스트 아베(Ernst Abbe, 1840~1905)를 초빙해 당대의 광학기술을 초월하는 현미경 개발에 몰두했다. 자이스와 아베는 큰 나이차에도 불구하고 광학기술 개발이란 공동의 비전을 향해 연구에 매진한 결과, 1872년 모든 경쟁사의 제품을 능가하는 현미경을 시장에 내놓았다. 회사는 급성장했지만 자이스 현미경에 대한 늘어나는 수요에 대응하기 위해서는 현미경 렌즈의 원재료인 특수 광학 유리를 안정적으로 확보해야 했다. 이러한 고민은 1879년 화학자 오토 쇼트(Otto Schott, 1851~1935)가 아베에게 새로운 광학 특성을 가진 리튬 유리 샘플을 보내주면서 해결됐다. 당시 독일 북서부 노르트라인-베스트팔렌주 비텐(Witten)에 살던 오토 쇼트는 예나로 이주해 자이스와 아베와 함께 오늘날 글로벌 특수유리 제조기업인 쇼트(SCHOTT)를 설립했다. 자이스와 쇼트 등 뛰어난 기술기업이 등장하면서 튀링엔주는 예나를 중심으로 독일 및 유럽의 광학산업 및 유리산업 선도지역으로 발전했다.

1900년대 무렵에는 발명가 하인리히 에르하르트(Heinrich Ehrhardt)가 튀링엔주 서부 아이제나흐(Eisenach)에 아이제나흐 자동차회사(Eisenach AG)를 설립하면서 자동차산업도 태동했다. 고틀립 다임러(Gottlieb)와 칼 벤츠(Carl)를 이어 독일에서 세 번째로 자동차를 생산한 에르하르트는 1904년부터 1929년까지 시그니처 모델인 딕시(Dixi)를 판매했으나 아이제나흐 자동차회사는 1929년 BMW에 인수됐다.

튀링엔주 역시 2차 대전 시기 군수 경제 체제로 전환됐으며, 특히 광학산업은 군수산업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2차 대전 패전 후, 미국과 소련이 진주하면서 다수 기업들이 서독으로 이전했고 산업시설도 해체 수순을 밟았다. 동독 시절에는 기업들의 국유화가 이뤄지는 가운데 지역 대표기업인 자이스도 동독의 칼 자이스 예나 국영회사(VEB Carl Zeiss Jena)와 서독 이주 기술자들이 세운 칼 자이스(Carl Zeiss)로 나뉘게 됐으며, 유리 제조기업 쇼트도 독일 중서부 라인란트-팔츠주( Rheinland-Pfalz) 주도 마인츠(Mainz)로 이전했다.

1990년 통일 이후에는 자이스와 쇼트 등 지역 대표기업들이 비록 본사는 서독 지역에 남겨두었지만 옛 동독 지역에 복귀하면서 다시금 지역의 광학 및 유리산업이 부활했다. 또한 아이제나흐 자동차회사가 있던 아이제나흐 지역에는 1990년 10월부터 오펠(Opel)이 자동차를 생산하고 있다. 현재 오펠의 대형 SUV 모델인 그랜드랜드X(Grandland X)를 생산하는 아이제나흐 공장은 2020년 10월 독일 통일과 함께 동독 진출 30주년을 맞이했다.


(1) 유망산업


① 광학산업
튀링엔주 경제진흥청에 따르면 현재 튀링엔주 광학산업은 연 매출액 기준 약 33억 유로 규모로, 매출액 중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 70%에 육박한다. 약 190개의 광학기업에서 1만 6200명이 종사하고 있으며 이 중 약 1600명이 대학 및 기타 연구센터에서 R&D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또한 약 2000명의 대학생이 튀링엔주에서 광학과 레이저 기술을 공부하고 있으며, 500명 이상이 독일식 도제교육인 아우스빌둥(Ausbildung)을 받고 있다.
튀링엔주 광학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으로는 자이스(Zeiss), 예놉틱(Jenoptik), 아날리틱 예나(Analytik Jena) 등을 꼽을 수 있다. 현재 독일 자이스 그룹은 반도체 제조 장비, 3차원 측정기, 현미경, 의료 기기, 안경 렌즈, 카메라 및 영화 촬영 렌즈, 쌍안경, 플라네타리움 기술 등을 개발해 제공하며 전 세계 50여 개국에서 약 3만 1000명의 직원을 보유하고 있다. 한국 투자진출의 역사도 30년이 넘는 자이스 코리아는 1986년 1월 서울에서 한국의 한일단조 주식회사와의 한독 합작법인(JV)으로 탄생, 2004년 7월에는 100% 독일 투자법인으로 전환해 국내 광학산업 발전에 기여하고 있다.
1991년에 설립된 예놉틱은 반도차 및 자동차용 레이저 광학기기에 강점을 보유하고 있으며, 2019년 기준 연매출액 8억6000만 유로를 기록하고 있다. 전 세계 80여 개국에서 약 4000명의 직원들이 근무하고 있는 예놉틱은 2009년 경기도 평택에 외투기업 예놉틱 코리아를 설립했으며, 독일 예놉틱 그룹 계열사인 홈멜(Hommel)은 2004년 한국 공장 자동화 설비 기업인 텔스타-홈멜(Telstar-Hommel)에도 투자한 바 있다.

아날리틱 예나는 1990년에 설립돼 측정분석기술, 생명과학 및 옵토일렉트로닉스 영역의 기기와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해당 사는 뛰어난 분석기술을 바탕으로 한 생명과학 분야의 바이오분석 응용에 필요한 시스템과 하이엔드 광학제품을 제공한다. 전 세계 10여 개국에 진출한 아날리틱 예나는 2015년 한국에 외투기업 어날리틱 예나 코리아를 설립했으며, 2016년에는 스위스 자동화 엔지니어링 전문기업인 엔드레스 하우저(Endress+Hauser)에 100% 완전 자회사로 편입됐다.

튀링엔주 대표 광학기업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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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각 기업 홈페이지


(2) 한국의 역내 진출기업: 두산 밥콕

2020년 현재 튀링엔주에 직접적으로 진출한 한국 기업은 없으나 한국 관련 기업으로 튀링엔주 란트스베르크(Landsberg)에 위치한 두산 밥콕 에너지(Doosan Babcock Energy Germany GmbH)가 있다. 밥콕 에너지(Bobcock Energy)는 원래 영국계 발전설비 전문 회사로 1995년 일본 미쓰이 E&S(Mitsui Engineering & Shipbuilding)에 매각돼 일본 미쓰이밥콕으로 사명이 변경됐으며 2006년 두산중공업이 이를 인수해 오늘날에 이른다.


(3) 최근 투자진출 관련 이슈: 중국 전기차 배터리 제조기업 CATL 대형 투자진출

투자진출 관련 튀링엔주의 최대 이슈로는 중국 전기차 배터리 기업 CATL(Contemporary Amperex Technology)의 전기차 배터리 기가팩토리 설립 프로젝트를 꼽을 수 있다. 중국 남동부 푸젠성 닝더시(Ningde)에 본사를 둔 해당 사는 2019년 글로벌 전기차 배터리 시장점유율 1위 기업으로, 2020년 1~9월 누적 점유율 기준으로는 LG화학(24.6%)에 밀려 2위를 기록(23.7%) 중이다.
주*: 3위 일본 파나소닉(19.5%) 4위 삼성전자(6.2%), 5위 중국 BYD(5.5%) 순

해당 사는 독일, 프랑스, 미국 등 총 3개국에서 4개 지사 운영 중인데 독일에서만 뮌헨과 튀링엔주 아른슈타트(Arnstadt)에서 복수의 지사를 운영 중이다. 2018년 7월 공식 발표된 70헥타르(70만㎡)전기차 배터리 기가팩토리 생산공장 프로젝트는 2019년부터 2024년까지 약 5년간 18억 유로의 재원이 투입되며, 신규 일자리 2000여 개가 창출될 전망이다. 생산용량도 초기 14기가와트시(GW·h)에서 2026년까지 지속 확대할 예정이다. 해당 사가 이렇게 튀링엔주에 공격적인 투자를 진행하는 이유는 크게 3가지를 꼽을 수 있다.

중국 CATL사 튀링엔 공장부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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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튀링엔주 투자진흥청, emobilserver.de

첫째, 급속도로 성장하는 유럽 전기차시장에서 고객을 확보하기 위해서이다. 해당 사는 2018년 3월 폭스바겐, 2018년 7월 BMW과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면서 사업을 급속도로 확장했으며 이번 투자로 튀링엔주에 생산 거점을 마련해 보쉬, 스웨덴 볼보 등 유럽 자동차산업계 고객사와의 협력을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또한 베를린-브란덴부르크주에 공장을 건설 중인 테슬라가 2020년초부터 CATL과의 협력을 강화하고 있어 향후 독일 내에서도 양사 간 공조가 강화될 가능성이 점쳐진다.

둘째, 지역 기반 산학협력을 통한 R&D 역량 강화를 꼽을 수 있다. 2011년 설립돼 10년 이하의 업력을 가진 동사는 중국 정부의 적극적인 지원을 바탕으로 한 공격적인 R&D로 성장했으며 향후 튀링엔주의 일메나우 공대(Technische Universität Ilmenau), 예나 대학교(Friedrich-Schiller-Universität Jena)와의 협력을 모색하고 있다. 2011년부터 일메나우 공대에 재직 중인 중국 광저우 출신의 재료물리학자 용 레이(Yong Lei) 교수는 전기차 시대로의 구조 변화 속에서 현재의 리튬 이온 배터리보다 저렴하며 단시간 내 충전이 가능한 고용량 나트륨 이온 배터리 연구를 진행 중이다.

튀링엔주의 일메나우 공대 용 레이(Yong Lei)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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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튀링엔주 경제부

마지막으로는 튀링엔주의 뛰어난 입지를 꼽을 수 있다. 튀링엔주는 중부유럽 독일에서도 중심부에 위치해 동서유럽을 잇는 교통의 요지로 화물차 운행기준 5시간 이내에 독일 내 모든 도시에 도달할 수 있으며 프랑스 파리로 연결되는 A4, 이탈리아와 스칸디나반도로 연결되는 A9, 벨기에 브뤼셀로 연결되는 A38 등 탄탄한 고속도로망을 갖추고 있다.


5.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Mecklenburg-Vorpommern)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는 구동독 5개주 중 유일하게 바다를 접해 전통적으로 수산업과 농림축산업 등 1차 산업과 조선·해운업이 발달한 지역이다. 발트해(Ostsee)를 끼고 있어 스칸디나비아 반도, 폴란드. 발트 3국 및 러시아와의 접근성이 높다.

1800년대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는 독일 내 다른 지역보다 높은 농업생산성을 자랑했으며 지역의 대농장 소유주들은 낙농장, 목재소, 설탕 공장을 세워나갔다. 이처럼 농업 중심의 경제구조 속에서도 조선업은 예외적으로 크게 발달했는데 그 중심에는 1850년에 설립된 넵튠 베르프트(Neptune Werft)가 있었다. 1900년대 초반 넵튠 베르프트에서 일하는 근로자수는 1000명이 넘는 등 지역 조선업이 활기를 띠었다.

나치 정권 시기에는 군수 경제 체제 하에서 조선업뿐만 아니라 항공기 제조업 등이 성장했으나 2차 대전 중 지역 내 대부분의 제조업 기반은 폭격으로 파괴됐고 남은 산업 시설마저 해체 수순을 밟았다. 동독 시절에 소련의 하청을 받아 선박 수리 및 건∙개조를 진행하면서 지역 조선산업이 다시금 발달하게 됐는데 로스토크(Rostock)에 위치한 기존의 넵튠 조선소 외에도 1946년 마티아스 테젠 베르프트(Mathias-Thesen Weft, 현재 MV Werft Wismar), 1948년 폴크스베르프트 슈트랄준트(Volkswerft Stralsund, 현재 MV Werften Stralsund)과 바르노우 베르프트(Warnow Werft)가 차례로 생겨났다.

통일 이후에 상기 조선소들은 사유화 과정을 거쳐 서독의 조선소와 차례로 합병됐다. 대표적인 예로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를 대표하는 넵튠 조선소는 1997년 구서독지역 니더작센주 파펜부르크(Papenburg)에 본사를 둔 마이어 베르프트(Meyer Werft)에 인수돼 오늘에 이른다.

(1) 유망산업

조선산업

독일 조선산업은 2019년 12월말 수주잔량 기준 약 177만CGT(표준화물선 환산 톤수)로 세계 6위*, 유럽 3위를 기록했다.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는 2019년 기준 니더작센주(51%), 슐레스비히-홀슈타인주(16%), 브레멘(15%)에 이어 독일 조선업 전체 매출액의 8%를 담당하고 있으며, 독일 조선업 전체 종사자 2만 355명 중 약 23%에 해당하는 4671명이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의 조선소에서 근무하고 있다.
주*: 중국(2709만CGT), 한국(2070만CGT), 일본(1202만CGT), 이탈리아(423만CGT), 프랑스(211만CGT) 순

현재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의 조선업 거점도시는 로스톡(Rostock), 슈트랄준트(Stralsund)와 비스마르(Wismar)이다. MV 베르프트(MV Werft)는 로스톡, 슈트랄준트 및 비스마르에 3개 조선소, 전통의 넵튠 베르프트(Neptune Werft)와 탐젠 마리팀(Tamsen Maritim)는 각각 로스톡에 1개 조선소를 운영하고 있다.

독일 조선업은 아시아 국가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부족한 화물선의 비율을 줄이고 고부가가치의 크루즈선을 중심으로 운영된다. 독일 조선업에서 크루즈선과 요트 등 레저용 선박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 선박 인도액 기준으로 90.5%에 이른다.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의 조선업 역시 크루즈선을 주력으로 하면서 선박의 디지털화와 친환경화를 위한 연구개발을 거듭하고 있다.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 대표 조선소 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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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각 기업 홈페이지

② 풍력산업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는 독일 풍력산업을 선도하는 연방주 중의 하나로, 전체 에너지 소비량 중 약 40%를 풍력에너지로 조달하고 있다. 육상풍력(Onshore)과 해상풍력(Off-Shore)를 합쳐 2019년 현재 약 4500MW 용량을 보유한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는 2018년 전체 발전량 중 풍력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중이 50%에 육박해 독일 내 압도적인 위치를 차지하고 있다. 독일 정부가 2011년부터 추진 중인 에너지 전환정책 중에서도 가장 핵심 역할을 수행함에 따라 향후 지역 내 풍력산업은 더욱 발전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역의 풍력산업을 대표하는 기업으로는 풍력발전 터빈 제조사 노르덱스(Nordex)를 꼽을 수 있다. 노르덱스는 2019년 육상(Onshore) 풍력발전 신규 설비용량 기준 글로벌 8위 업체로, 원래 1985년 덴마크 기브(Give)에서 출발한 회사이나 현재는 메클렌부르크-포메른주 로스톡과 함부르크에 본사를 두고 있다. 노르덱스의 주요 의사결정은 주로 함부르크 본사에서 이뤄지고 있지만 로스톡은 법인의 공식적인 본점 소재지이자 풍력발전기의 회전날개인 블레이드(Blade), 날개와 발전기 기둥을 잇는 너셀(Nacelle) 등 풍력발전기 주요 부품에 대한 연구개발과 생산을 담당한다. 1995년 세계 최초로 1MW 용량 풍력발전 터빈 대량생산 시스템을 구축한 노르덱스는 스페인, 미국, 브라질, 아르핸티나, 멕시코 및 인도에 생산공장을 두고 있으며 전 세계 25개국에서 약 8000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육상풍력발전 신규 설비용량 기준 풍력에너지 시장점유율(20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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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Bloomberg New Energy Finance, Statista

노르덱스 풍력발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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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노르덱스 홈페이지


(2) 한국의 역내 진출 기업

현재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에 투자 진출한 한국 기업은 없다.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는 베를린을 포함한 구동독지역 중 인구(2019년 기준 약 161만 명)가 가장 적고 인구밀도도 가장 낮다. 구동독지역 중에서도 산업기반에 약한 것으로 평가되는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는 연간 GDP도 2019년 기준 466억 유로로 구동독지역 중 가장 낮은 수치를 기록했다. 하지만 2018년 외국인투자유치액을 기준으로 베를린을 제외한 순수 구동독 5개 연방주 중 1위를 기록했으며, 1991년 이후로는 연평균 4.3%의 가파른 GDP 성장률을 보여주고 있어 향후 귀추가 주목된다.

2018년 구동독지역 외국인투자유치액(FDI) 현황
(단위: 백만 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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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 베를린을 제외한 순수 구동독지역 5개 연방주 기준
자료: 쾰른경제연구소 미디어 에이전트(IW Medien), deutschlandinzahlen.de

(3) 최근 투자진출 관련 이슈: 말레이시아계 홍콩 크루즈 기업 겐팅 홍콩과 코로나19

고부가가치 크루즈선을 주력으로 하는 독일 조선업은 코로나19 위기로 크루즈산업이 직격탄을 맞으면서 수주 부진 및 선사들의 선박 인수 지연이란 이중고에 시달리고 있다. 독일 조선해양기술협회(VSM)는 특단의 조치가 없다면 코로나19 위기로 올해 유럽지역의 조선업 수주량이 50~75%까지 감소할 수 있다고 전망했으며, 독일 기계산업협회(VDMA)는 독일 조선기자재 업체 40%가 매출 급감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독일 금속노조(IG Metall)가 독일 조선소 내 일자리 3분의 1이상이 사라질 수 있다고 내다보는 등 독일 조선업계 내 대량 실업 우려가 점차 커지고 있다.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의 MV 베르프트(MV Werft)가 그 대표적인 예이다. 2016년 홍콩에 본사를 둔 말레이시아계 크루즈 및 리조트 기업 겐팅 홍콩(Genting Hong Kong)에 인수된 MV 베르프트는 코로나19의 여파로 자사와 모기업이 동시에 경영난에 직면했다. 3100여 명이 근무 중인 MV 조선소는 2020년 8월 광범위한 구조조정을 통한 통해 경영 안정화를 도모하는 동시에 연방정부에 경제안정기금 5억7000만 유로 지원을 요청했다. 10월 현재 해당 사는 연방정부로부터 우선 2021년 3월까지의 운영비를 충당할 수 있는 경제안정기금 약 2억 유로를 지원받은 상태이다.

MV 베르프트 크루즈선 글로벌 드림(Global Dream) 건조 현장


자료: 북독일방송(NDR)

현재 독일 조선업계에서는 수주 급감에 따른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전함과 연구선 등 공공선박 발주에 요구가 이어지고 있으며, 2020년 6월 집권여당인 기민∙기사당 연합(CDU∙CSU)과 연정파트너인 사민당은 독일 조선소에 연구선 및 해군 전함을 발주해 조선소를 지원하자는 의견을 내놓는 등 관련 논의가 연방정부 차원에서 이뤄지고 있다. 또한 해운∙조선업 관련 환경규제 정책이 점차 강화되면서 선박의 친환경화를 위한 EU 차원의 기금 투입까지 논의 중이다. 이러한 공공발주 확대와 친환경 선박 건·개조는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의 조선업 활성화에 큰 영향을 끼칠 것으로 전망된다.


구동독지역 투자 인센티브 및 투자진흥청 현황



① 투자인센티브
독일은 외국인투자가 전용 우대제도를 두고 있지 않고 외국인은 내국인과 동등한 대우를 받는다. 독일 투자지원제도는 지방분권이 발달된 독일의 특성상 연방주별로, 또 동일한 1개 연방주 내에서도 도시별로 달라질 수 있어 투자진출 희망기업은 투자 예정지역 관할당국에 연락해 가장 정확한 정보를 제공받아야 한다. 다만, 독일 연방정부와 주정부는 KOTRA와 유사한 역할을 수행하는 투자진흥청을 운영하고 있어 해당지역 투자진흥청에 연락 시 투자 진출에 필요한 각종 서비스를 지원받을 수 있다.
투자자금 지원 측면에서는 외국인투자가나 내국인투자가 모두 독일 연방경제에너지부(BMWi)가 추진하는 `지역 경제구조 발전을 위한 공동과제(Gemeinschaftsaufgabe, GRW) 프로그램을 활용할 수 있다. GRW 프로그램은 EU 기준에 준해 각 지역별로 시행되는 현금지원 제도로, 독일 각 지역의 인구 및 경제구조 상태에 따라 여러 레벨로 구분하고 대중소기업 규모별로 차등 지원한다. 독일 각 지역별로 자금지원 인센티브의 최대 지급비율을 규정하고 있는데 높은 인센티브 비율이 적용되는 대부분의 지역은 서독에 비해 발전 수준이 낮은 동독 지역이다.

독일의 GRW 인센티브 지원지역 및 투자금 지원비율(2014~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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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료: 독일 연방경제에너지부(BMWi), 독일투자진흥청(GTAI), 북독일 투자가이드(KOTRA)

② 투자진흥청 현황

앞서 언급한 바와 같이 독일 연방정부와 주정부 모두 투자진흥청을 운영하고 있다. 이들은 입지 선정, 전문인력 구인, 자금조달, 관련분야 네트워킹 및 투자진출 시 필요한 인허가 등 투자 진출에 필요한 전반을 지원한다. 또한 KOTRA와도 협력 관계를 구축하고 있으므로 구동독지역 투자진출 희망 시 독일 연방정부 무역투자진흥청(GTAI) 한국사무소, 독일 주정부 투자진흥청 또는 KOTRA 함부르크 무역관에 연락하면 된다.

독일 연방정부 및 구동독지역 주정부 투자진흥청 내역
연번
기관명
대표 연락처
1
독일 무역투자진흥청
(GTAI, 한국사무소 운영)
ㅇ 전화 : +82 2 7977 443
ㅇ 이메일 : info@gtai.de
ㅇ 홈페이지 : www.gtai.de/gtai-en
2
베를린 투자진흥청
(Berlin Partners)
ㅇ 전화 : +49 30 46302-500
ㅇ 이메일 : info@berlin-partner.de
ㅇ 홈페이지: www.berlin-partner.de/en/
3
브란덴부르크 투자진흥청
(WFBB)
ㅇ 전화 : +49 331-73061-0
ㅇ 이메일 : info@wfbb.de
ㅇ 홈페이지 : www.wfbb.de/en
4
작센주 투자진흥청
(Wirtschaftsförderung Sachsen, WFS)
ㅇ 전화: +49-351-2138 0
ㅇ 이메일: info@wfs.saxony.de
ㅇ 홈페이지: www.business-saxony.com/en
5
작센-안할트주 투자진흥청
(IMG Sachsen-Anhalt)
ㅇ 전화: +49 391 568 99 0
ㅇ 이메일: welcome@img-sachsen-anhalt.de
ㅇ 홈페이지: www.invest-in-saxony-anhalt.com/
6
튀링엔주 투자진흥청
(LEG Thüringen)
ㅇ 전화: +49-361-5603-450
ㅇ 이메일: info@leg-thueringen.de
ㅇ 홈페이지: www.leg-thueringen.de
7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 투자진흥청
(Invest In MV)
ㅇ 전화: +49-385-592-2550
ㅇ 이메일: info@invest-in-mv.de
ㅇ 홈페이지: www.invest-in-mv.de
자료: 각 기관 홈페이지


시사점


독일 메르켈 총리는 10월 3일(목) 통일 30주년을 맞아 동서독이 함께 발전하는데 기여한 국민들에게 감사함을 표하면서도 "우리 사회 전체의 화합을 위해 앞으로도 용기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동서독 간의 격차가 많이 줄어들었음에도 여전히 경제적·사회적 차이가 존재하기에 지속적인 노력이 필요하다는 말이다.

통일 당시 동독 지역의 경제는 1인당 GDP 기준으로 서독의 32% 수준이었지만 2019년 75%까지 따라잡는 등 양적인 측면에서는 큰 성과를 거뒀다. 하지만 독일 주요 기업들의 본사가 대부분 서독 지역에 위치하고 기업의 R&D 역량도 아직은 서독 지역에 집중돼 있다는 점을 상기할 때 질적인 측면에서는 여전히 개선과 발전의 가능성이 모두 존재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한국은 삼성전자, 한화큐셀, 한국타이어 등 대기업뿐만 아니라 기술력을 보유한 중소중견기업, 스타트업들이 일찌감치 구동독 지역의 가능성을 보고 투자진출의 문을 두드려 왔다. 최근 몇 년간 독일과 유럽에서 적대적 M&A에 대한 경계심이 높아져 왔지만 그린필드 투자 등 지역 상생 모델의 투자는 언제나 환영을 받아왔으며, 특히 코로나19로 독일의 경제가 침체에 빠진 상황에서 각 주정부들도 외국기업의 투자진출 뉴스를 크게 다루고 있다. 최근 테슬라, CATL 등 글로벌 기업들의 대규모 투자가 활발해지는 시점에서 구동독 지역의 투자 매력을 다시 한번 되돌아보자.



자료: 벨트(Welt), dpa, 독일 연방통계청(DESTATIS), 독일 연방경제에너지부(BMWi), 독일 연방정부 통일연례보고서(2020), 독일 연방정부 정치연구센터(BPB), 독일 연방무역투자진흥청(GTAI), 독일 스타트업협회(Bundesverband Deutsche Startups), 독일 풍력에너지협회(BWE), 독일 갈탄산업협회(DEBRIV), 독일 조선해양기술협회(VSM), 쾰른경제연구소 소식지(IWD), 쾰른경제연구소 미디어 에이전트(IW Medien), 베를린 주정부, 베를린 투자진흥청(Berlin Partners), 베를린-브란덴부르크주 통계청(Amt für Statistik Berlin-Brandenburg), 베를린-브란덴부르크주 공동 개발프로그램 운영처(Gemeinsame Landesplanungsabteilung Berlin-Brandenburg), 브란덴부르크 주정부, 브란덴부르크 투자진흥청(WFBB), 작센 주정부, 작센주 투자진흥청(WFS), 작센주 문화재단(KDFS), 실리콘 작센 클러스터(Silicon Saxony), 작센-안할트 주정부, 마그데부르크 시정부, 작센-안할트주 투자진흥청(IMG Sachsen-Anhalt), 튀링엔 주정부, 튀링엔주 투자진흥청(LEG Thüringen),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 주정부,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 투자진흥청(Invest In MV), 메클렌부르크-포어포메른주 통계청(Statistisches Amt Mecklenburg-Vorpommern), 로스토크 상공회의소(IHK zu Rostock) 베를린-브란덴부르크방송(rbb), 중부독일방송(MDR), 북독일방송(NDR), emobilserver.de, deutschlandinzahlen.de, Electronics Weekly, SNE Research, Trendforce, Startup Mitteldeutschland, Märkische Allegemiene Zeitung, Wirtschaftswoche, Handelsblatt, Imago images, Ernst & Young, Statista, 각 기업 홈페이지, 해외 지역혁신 성공사례와 시사점(KOTRA), 북독일투자가이드(KOTRA) 및 KOTRA 함부르크 무역관 보유자료 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