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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노조 몽니에 GM 본사 '한국 철수' 카드 만지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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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지엠 노조 몽니에 GM 본사 '한국 철수' 카드 만지작

연이은 파업에 말문 연 GM 수석부사장
"문제 지속한다면 장기적 영향 미칠 것"
7년 연속 적자 예상…노조는 "총력투쟁"

한국지엠 직원이 인천 부평구 한국지엠 부평공장 서문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한국지엠 직원이 인천 부평구 한국지엠 부평공장 서문 앞을 지나고 있다. 사진=뉴시스
한국지엠 노동조합이 한 달 가까이 쟁의를 벌여 생산 차질이 극심해지자 미국 제너럴모터스(GM) 본사가 철수 가능성 카드를 꺼냈다.

18일(한국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스티브 키퍼(Steve Kiefer) GM 수석부사장 겸 해외사업부문 대표는 "향후 몇 주 안에 노사 간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면 장기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밝혔다.
키퍼 수석부사장은 또한 "생산 부족으로 단기적으로 재정에 중대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라며 "(노조 파업은) GM이 한국에 더 투자하거나 신제품을 배정하는 것을 불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GM 본사 고위 임원의 이러한 발언은 최근 한국지엠 임금·단체협상(임단협)이 진전되지 않으면서 노조가 연일 잔업·특근 거부와 부분파업을 벌이는 상황을 겨냥한 것이다.

특히 '장기적인 영향(long-term effects)'과 관련해 "노사분규는 한국을 경쟁력이 떨어지는 나라로 만들고 있다"고 말했다. 우회적으로 한국 사업장 철수 가능성을 내비친 셈이다.

전국금속노동조합 한국지엠지부는 지난 7월부터 회사 측과 진행한 임단협이 결렬되자 지난달 23일 잔업과 특근을 거부했다. 이후 11월 들어 거의 매일 오전 근무자와 오후 근무자 각 4시간씩 부분파업을 해왔다.

올해 초 출시한 소형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트레일블레이저가 미국에서 큰 인기를 얻으며 주문이 밀린 상황이지만 노조파업으로 출고가 제때 되지 않는 실정이다.

키퍼 수석부사장은 "1만 7000대 생산 차질이 발생했으며 이번 주말까지 파업이 지속하면 그 규모가 2만 대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설명했다.
공장이 제대로 돌아가지 않으면서 올해 한국지엠은 7연 연속 적자가 불가피하다. 한국지엠에 따르면 올해 생산량은 지난해보다 20%가량 떨어진 30만 대 초반 수준까지 밀려날 전망이다.

그러나 노조는 오는 20일까지는 부분파업을 이어간다는 방침이다.

노조는 지난 13일 교섭으류 재개했으나 회사가 제시한 △2020년 기본급 동결 △2020~2021년 일시급 800만원 지급 △임직원 차량 구매 특별 할인 등 수정안을 거부했다.

노조는 16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총력투쟁을 결의한 상태여서 노사 갈등이 장기전으로 접어들지 모른다는 우려도 나온다.


성상영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s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