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업계 등에 따르면 애플은 내년 1월 1일부터 연간 매출 100만 달러를 이하인 개발사에 인앱결제 수수료를 15%만 부과하겠다고 밝혔다.
신종 코로나바아러스 감염증(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 속에 어려움을 겪는 중소 개발사 지원을 위해 수수료 인하를 결정했다는 게 애플 측의 설명이다. 애플은 앱스토어 내 2800만명의 개발자 중 대다수가 혜택을 받을 것으로 전망했다.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중소 개발자들이 양질의 앱을 개발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해 이번 프로그램을 출시한다”라고 말했다.
올해 ‘포트나이트’ 개발사인 에픽게임즈가 애플을 상대로 반독점 소송을 제기하면서 애플의 앱스토어 갈등 문제가 글로벌 이슈로 부상했고, 유럽에서도 유사한 소송이 진행 중이어서 반대 여론을 상쇄시키기 위한 애플의 조치로 풀이되고 있다. 하지만 애플이 수수료 인하 방침으로 앱마켓 양대 산맥인 구글과 차별화를 꾀할 수 있게 됐다는 평가다.
애플의 제한적인 수수료 인하 조치지만 대부분의 중소 개발사들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인앱결제 강제와 모든 앱에 대한 30%수수료를 적용키로 한 구글 정책에 대한 비판 여론은 더욱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구글은 수수료 인상 정책을 신규 앱을 대상으로 내년 1월 20일부터 적용한다. 기존 앱은 내년 10월부터다.
국회에서는 구글 통행세 인상 방침에 강력히 반발하며 이른바 ‘구글 방지법’을 앞다퉈 발의했지만 여야간 합의를 이루지 못하고 있다. 야당이 신중론을 펴고 있어서다.
그러면서 “전세계적으로 인앱결제를 금지한 나라가 없다”며 “법안에 관련해서는 우리도 반대입장이 아니다. 다만 국제적으로 우려되는 통상문제와 글로벌 시장 진출을 추진하는 중소 앱 개발사들의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는 지적을 무겁게 판단해 좀 더 시간을 갖고 검토하자는 것”이라고 했다.
여당이 구글의 정책 시행 이전에 관련 법을 처리를 요구하고 있는 상황에서 애플의 수수료 인하 발표가 여야간 입장차를 좁히는 계기로 작용할 것으로 업계는 관측하고 있다. 정부도 구글의 ‘인앱결제’ 강제와 ‘30%수수료 부과’에 대한 위법성을 살펴보고 있는 데다 애플로 인한 반대 여론 확산으로 구글을 향한 압박 수위는 더욱 높아질 것으로 보인다.
업계 한 관계자는 “애플의 수수료 인하 방침이 애플 내부의 이해관계를 떠나 비난의 화살이 구글로 쏠리게 된 상황”이라며 “구글이 기존 방침을 강행할 경우 지금보다 더 큰 글로벌 저항을 초래할 수 있다”고 말했다.
민철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c0716@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