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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중국 전기차 시장 규모 커지는데, 일본은 왜 지지부진할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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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로벌-Biz 24] 중국 전기차 시장 규모 커지는데, 일본은 왜 지지부진할까

중국은 전기차 산업 발전이 두드러진데 비해 일본은 저조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사진=뉴스위크이미지 확대보기
중국은 전기차 산업 발전이 두드러진데 비해 일본은 저조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사진=뉴스위크
스가 요시히데 일본 총리는 2050년까지 일본의 온실가스 배출을 제로로 만들겠다고 발표했다. 중국은 2060년까지, EU도 2050년까지 배출 제로를 실현한다고 선언했다. 미국 바이든 정권까지 가세하면 세계적으로 이산화탄소의 배출 저감 정책이 탄력을 받게 된다.

목표 실현을 위한 수단으로 전기차(EV)가 주목받고 있다. 내연 자동차에서 EV로의 전환은 탄소제로 실현을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 그런데 중국의 경우 EV 산업과 시장이 급속도로 활성화되는 반면 일본은 지지부진하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뉴스위크가 그 원인을 분석해 보도했다.
EV는 구조가 간단해 모터·축전지·제어장치를 기반으로 만들 수 있다. 이러한 부품은 모듈화돼 시장에서 팔리게 된다. 모듈을 사 와 조합해 차를 만들 수 있게 되므로 소기업도 EV 생산에 나설 수 있다. 대기업에 의한 과점화된 자동차 산업의 구조가 뒤집혀 다수의 소메이커가 EV를 만드는 시대가 올 것이다.

중국 EV업계에서도 소기업 시대가 도래하고 있다. 최대 공신은 미국의 테슬라다. 미·중 무역전쟁의 와중에도 상하이에 단독 출자해 기가팩토리를 세워 2019년 11월부터 생산을 시작했다.

생산을 시작한 시기는 중국의 EV 시장의 침체기였다. 친환경 차량 구매에 대한 보조금이 삭감되면서 2019년 후반부터 신에너지 차량 판매가 마이너스 성장을 거듭했다. 2020년에는 코로나19까지 더해져, 지난 2월에는 중국에서의 신에너지차 판매 대수는 전년 동월 대비 70%나 감소했다. ‘신에너지차’란 전기자동차, 플러그인·하이브리드차, 연료전지차를 가리키지만 현재는 대부분 EV다.

중국에서는 2014년부터 많은 벤처가 EV생산에 나서 왔다. 전성기에는 수백 개의 기업들이 출범했으나 상당수는 철수했다. 그러나 여전히 40개 정도의 EV벤처가 살아남아 운영되고 있다.

그 중 주목되는 회사는 니오(NIO)다. 원래 자동차 판매 사이트를 운영하다가 텐센트, 샤오미, 징둥닷컴 등 인터넷 대기업과 협력해 2015년에 창업했다. 대당 8500만 원에 달하는 고급차 노선을 고수하며 벤츠, BMW, 아우디 등이 경쟁자라고 호언한다. 자동차 배터리를 렌탈로 운영한다. 배터리가 소진되면 충전된 것으로 교체해 주는 BaaS(Battery as a service)라는 비즈니스 모델을 특징으로 한다. 차는 자체 제작하지 않고 다른 자동차회사에 생산 위탁한다. IT업계 출신 경영자답다는 평가다.

그러나 니오는 창사 이래 계속 적자를 기록해 2019년 말까지 누적손실이 4조7000억 원이 넘고 차량 발화 사고가 나는 등 기업 존속이 위태로워졌다. 2020년 정부 출자와 6개 국유은행으로부터의 융자로 약 3조 원의 자금을 획득해 위기를 넘겼다. 2020년 1~10월에는 작년 동기의 2배 이상인 3만1430대를 판매해 신흥 EV 메이커 중에서는 톱이다.
니오는 지난 2018년 뉴욕증권거래소에 주식을 상장했다. 신흥업체 중에서 플러그인 하이브리드카 업체인 아이디얼 오토모바일(이상기차)이 지난 7월 나스닥에 상장됐고, 8월에는 EV업체인 샤오펑자동차(XPeng)가 뉴욕에 상장했다.

샤오미 오토모바일의 창업자는 알리바바의 전 사원으로, 2014년에 창업해 알리바바와 샤오미로부터 출자를 받았다. 회사는 스마트 EV를 표방하며 AI를 이용해 자율주행차를 개발하고 있다. 2020년 상반기에 자동차 생산 허가를 얻어 광둥성에 공장을 세웠다. 2020년 1~10월의 판매 대수는 1만6057대다.

대당 가격이 600만 원 수준으로까지 낮아지고 있어 중국의 전기차 시장은 가히 춘추전국 시대를 맞고 있다. 경승용차의 대표격인 ‘홍광 미니’는 500만 원의 저가 2도어 모델로 2열 시트를 세우면 4명이 탈 수 있다. 완충 거리는 120㎞지만 최고 시속은 100㎞다. 이 차는 출시되자 마자 선풍적인 인기를 끌면서 월 2만대를 돌파했고 테슬라의 모델3을 제치고 전기차 판매량 면에서 1등으로 뛰어올랐다.

중국에서 소기업들이 약진하는 가운데 일본에서는 미쓰비시가 2009년 세계 최초로 양산한 EV 아이-미브 생산이 2020년 종료된다고 밝혔다. 아이-미브의 누계 판매 대수는 2만3000대였다. ‘홍광 미니’의 한 달 판매 분량이다.

EV 구입 보조금은 일본과 중국 공통이지만 중국에서는 가솔린차의 구입과 이용에 대해 제한이 있다. 베이징에선 추첨에 당첨돼야 휘발유 차량 번호판을 구할 수 있다. 상하이에선 번호판을 경매에 부쳐야 한다. 휘발유 차량은 통행할 수 있는 도로를 제한받거나 요일을 제한받는다. EV 번호판은 우선 발급되고 통행 제한도 적다. 중국에서는 가솔린차의 구입과 이용을 제한함으로써 EV 수요를 창출했다.

일본에서 아이-미브가 실패한 것은 결국 일본에서는 정책적인 지원도 미흡했지만 EV전문 메이커도 없고, EV에 사운을 거는 자동차 메이커도 없었기 때문이다. 일본의 자동차 메이커는 EV를 리스크 헤지 수단으로만 취급하고 있다.


조민성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sch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