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CEO스코어가 분석한 국민연금공단의 국민연금 가입자수에 따르면, 쿠팡과 물류센터를 운영하는 쿠팡풀필먼트서비스는 지난 3분기 말 기준 4만 3171명을 고용하고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 2월 이후 9월까지 1만 3744명의 신규 일자리를 만들어 냈다. 같은 기간 2위인 한화솔루션(3025명), 3위 삼성전자(2895명)를 합친 것의 2배가 넘는다.
쿠팡은 구조적으로 퇴사율이 높을 수밖에 없다. 배송직원이 다수인 만큼 진입장벽이 낮아, 단기간에 돈을 벌고자 하는 사람들의 지원이 많다. 택배 사업을 시작하기 위해 시험 단계로도 많이 근무한다. 개인사업자는 자차로 유류비 등을 개인 부담으로 해야 하는 것과 달리 쿠팡은 쿠팡카, 유류비, 자동차보험료 등을 회사에서 지급하고 있기 때문이다.
2년 이상 근무 시 정규직 전환이 가능한데, 2년 이상 근무하는 사람이 많지 않은 것은 크게 두 이유다. 앞서 언급했듯 단기간에 돈을 벌기 위해 근무하는 사람이 많고, 채용을 급격하게 늘리고 있기 때문에 직원 증가 속도가 빨라 2년 이상 근무자의 비율이 전체 직원 비중에서 작아질 수밖에 없다.
쿠팡 관계자는 “회사 입장에선 근무 숙련도와 안정적 인력 운영 등을 고려하면 오래 근무한 직원이 많을수록 좋다”면서 “정규직 전환을 적극적으로 권유하고 퇴사율을 낮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업계에서 쿠팡은 택배기사 노동 환경 개선을 위해 힘쓰는 업체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 대통령 직속 일자리위원회는 택배기사 주 5일 근무제를 실시하는 쿠팡을 택배기사 문제를 해결한 모범사례로 꼽기도 했다. 최근 택배사업에 다시 도전하면서 더욱 주목받는 상황이다.
쿠팡은 배송직원인 쿠팡친구(쿠친)를 직접 고용하고 있다. 쿠친은 주 5일 52시간 근무와 15일 연차와 퇴직금이 보장된다. 쿠친은 산재보험 등 4대 보험 가입과 함께 내시경, 초음파검사 등이 포함된 종합건강검진도 매년 받고 있다. 택배기사의 과로 핵심인 분류 업무도 이를 위한 전담 인력이 따로 있어 정해진 시간에 배송에만 집중하면 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언택트 사업이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지만 고용 시장은 아직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면서 “대기업이 이끌던 고용 시장의 판도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라고 말했다.
연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ro@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