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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가계대출 3분기에 2조 원 가까이 늘어…풍선효과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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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가계대출 3분기에 2조 원 가까이 늘어…풍선효과 우려

신용대출 수요가 나날이 급증하면서 금융당국이 대출 옥죄기에 나섰지만 여전히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을 중심으로 대출 잔액이 폭증하고 있다. 저축은행의 가계대출이 급증한 현상은 시중은행의 대출을 규제한 데 따른 풍선효과라는 관측도 나온다. 사진=뉴시스이미지 확대보기
신용대출 수요가 나날이 급증하면서 금융당국이 대출 옥죄기에 나섰지만 여전히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을 중심으로 대출 잔액이 폭증하고 있다. 저축은행의 가계대출이 급증한 현상은 시중은행의 대출을 규제한 데 따른 풍선효과라는 관측도 나온다. 사진=뉴시스
신용대출 수요가 나날이 급증하면서 금융당국이 대출 옥죄기에 나섰지만 여전히 저축은행 등 2금융권을 중심으로 대출 잔액이 폭증하고 있다. 저축은행의 가계대출이 급증한 현상은 시중은행의 대출을 규제한 데 따른 풍선효과라는 관측도 나온다.

29일 한국은행 자료 따르면 3분기 말 저축은행 가계대출 잔액은 29조 5913억 원으로 집계됐다. 전분기 대비 1조 8267억 원 증가한 수치다. 한은이 관련 통계를 공개한 지난 2003년 1분기 이후 가장 큰 증가폭을 나타냈다.
저축은행 가계대출이 한 분기에 1조 원 넘게 불어난 것은 지난 2017년 1분기 1조 1000억 원 증가 이후 3년 6개월 만이다. 증가액이 역대 처음으로 1조 원을 넘긴 것은 2015년 1분기였다. 당시 1조 239억 원이 늘어났다. 지난 2016년 1분기 1조 3000억 원이 증가하며 이후 5개 분기 연속 1조원 이상 늘어나던 저축은행 가계대출은 2017년 2분기 4000억 원이 증가하면서 줄곧 1조 원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증가했다.

국내 저축은행의 주담대 최저금리는 연 2%대까지 낮아졌다. 이달 기준 79개 저축은행이 취급 중인 31개 주담대 가운데 스타저축은행의 '6개월 변동금리 ART론'의 금리는 연 2.80%부터 연 5.30%까지다. 국내 저축은행들은 올해 3분기 기준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성장세를 이어갔다. 대출 증가로 이자수익이 늘어난 영향이다.

여기에 금융위원회가 현행 연 24%인 법정 최고금리를 연 20%로 낮추는 방안을 발표함에 따라 저축은행 대출 수요는 계속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금리가 높은 저축은행 대출이 증가, 이자상환 부담으로 인해 향후 가계 사정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시중은행들은 신용대출 최대한도 및 우대금리 축소 등을 통해 대출 옥죄기에 나서고 있다. 하지만 은행권의 신용대출은 되려 오르는 추세다. 국내 5대 은행인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은행의 개인신용대출 잔액은 지난 16일 기준 130조 5065억 원에 달했다. 이는 지난 10월 말(128조 8431억 원)보다 1조 6634억 원 증가한 수치다. 규제 발표 전인 지난달 같은 기간(10월 1~16일) 증가분 1조 3914억 원보다 증가 속도가 더 빠르다. 이에 따라 지난 7월 말 120조 원이었던 신용대출 잔액은 3개월여 만에 이달 130조 원을 뛰어넘었다.

이는 금융당국이 이달 30일부터 연소득 8000만 원을 넘는 고소득자의 신용대출 총액이 1억 원을 넘으면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이하(비은행권 60% 이하)' 규제 대상으로 관리하는 방안을 추진하는 데 따른 막차 수요라는 관측이 많다.

금융권 관계자는 "코로나19 상황이 장기화될 경우 차주들의 채무상환능력 악화로 금융회사 건전성이 저하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면서 "규제 시행 전에 대출을 빠르게 받으려는 고객 수요가 급증하는 것을 우려해, 은행들은 당초 기간보다 앞당겨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40% 기준 적용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이도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ohee194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