닫기

글로벌이코노믹

수제맥주, '편맥' 시장에 한 획을 긋다

공유
0

수제맥주, '편맥' 시장에 한 획을 긋다

수제맥주 매출, 3년 만 국산맥주 매출의 10% 돌파
GS25는 '와인25플러스'로 모바일 주류 판매 '열일'
CU·세븐일레븐, 프리미엄 수제맥주 출시에 '박차'

CU 역삼점에서 한 고객이 수제맥주를 고르고 있다. 사진=CU이미지 확대보기
CU 역삼점에서 한 고객이 수제맥주를 고르고 있다. 사진=CU
수제맥주가 국내 편의점 맥주 시장의 판을 흔들고 있다.

CU에 따르면 지난 28일 편의점 업계 사상 처음으로 수제맥주의 매출 비중이 국산맥주 매출의 10%를 돌파했다. 이는 수제맥주가 편의점에 등장한 지 약 3년 만에 이룬 성과다.
편의점 맥주 시장은 수입맥주가 처음으로 국산맥주의 매출을 넘어선 2017년 이후 전체 시장의 최대 60%까지 수입맥주에 자리를 내줬다. 당시 40% 남짓의 국산맥주 매출에서 수제맥주가 차지하는 비중은 1.9%에 그쳤다.

수입맥주의 ‘삼년천하’가 끝난 것은 지난해 시작된 일본 불매운동 때문이다. 수입맥주 매출의 대부분을 차지하던 일본맥주 매출이 뚝 떨어지면서 수입맥주의 성장세가 단번에 꺾였다.

수입맥주 대신 편맥족의 선택을 받은 것이 국산 수제맥주였다. 선호하는 맥주 맛과 향이 분명한 젊은 층이 대형 제조사 맥주가 아닌 소규모 브루어리(양조장)의 수제맥주로 눈을 돌린 것이다.

실제로 CU의 수제맥주 매출신장률은 일본 불매 운동이 시작된 지난해 7월 급증하기 시작해 지난해 말까지 전년 동기 대비 241.5%나 늘었다. 지난달에는 업계 처음으로 수제맥주(말표 흑맥주)가 오비맥주, 칭다오맥주 등 대형 제조사 상품 및 수입맥주를 제치고 맥주 매출 4위에 오르기도 했다.

코로나19로 외출이 자제되면서 홈술‧홈파티 문화가 확산한 것도 수제맥주의 인기에 한몫했다.

대형 제조사 맥주는 ‘테슬라(테라+참이슬)’, ‘카스처럼(카스+처음처럼)’ 등 소맥 폭탄주로 소비되는 경향이 강했는데, 최근 회식이나 모임 등 폭탄주를 마시는 자리가 사라지면서 개성 있는 맛과 향을 즐길 수 있는 수제맥주가 강세를 보인 것이다.
CU에 따르면, 올해 1~10월 국산맥주 중 대형 제조사 맥주의 매출은 지난해 대비 26.5% 신장했다. 반면 같은 기간 국산 수제맥주 매출은 546.0%나 껑충 뛰었다. 전체 맥주 매출 중 수제맥주가 차지하는 비중도 6%까지 올라왔다.

맥주 시장의 판도 변화에 맞춰 편의점들은 수제맥주 키우기에 주력하고 있다.

GS25는 모바일 앱 ‘더 팝’의 ‘와인25플러스’를 이용해 전국 6개 크래프트 브루어리에서 생산하는 수제맥주 15종을 판매(서울 소재 3000여 점포 한정)하고 있다. 와인25플러스에서 오전 11시까지 주문하면 당일 오후 6시부터 점포에서 찾아갈 수 있다.

CU는 11월 기준 업계 최대 규모인 20여 종의 수제맥주를 판매하고 있으며 이 중 15개 상품을 업계 단독으로 선보이고 있다. 특히 올해 선보인 ‘곰표 밀맥주’ ‘말표 흑맥주’는 한정된 생산 물량에도 불구하고 누적 판매량 100만 개 돌파를 단기간에 이뤄내기도 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 11월 초 수제맥주인 유동골뱅이 맥주를 출시했다. 사진=세븐일레븐이미지 확대보기
세븐일레븐은 지난 11월 초 수제맥주인 유동골뱅이 맥주를 출시했다. 사진=세븐일레븐


세븐일레븐은 11월 초 국내 골뱅이 가공캔 1등 브랜드인 ‘유동골뱅이’와 손잡고 프리미엄 수제맥주 ‘유동골뱅이 맥주’를 출시했다.

유동골뱅이맥주는 골뱅이무침이 맥주 안주로 인기가 높은 점에 착안해 맥주와 잘 어울리는 푸드페어링 콘셉트로 개발된 상품이다. 매운맛과 잘 어울리는 달고 고소한 맛을 강조한 비엔나라거 스타일 맥주로 은은한 캐러멜 향을 느낄 수 있는 상품이다.

CU는 지난 12일 업계 최초로 브루어리 플레이그라운드와 협업해 ‘수퍼스윙라거’와 ‘빅슬라이드 IPA’를 단독 출시했다. 슈퍼스윙라거는 편의점 최초로 출시되는 인디아페일라거(IPL)로 독특한 귤 향과 청량감을 느낄 수 있으며, 빅슬라이드 IPA는 열대과일향과 부드러운 목 넘김이 특징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개성 있는 맛과 향을 가진 수제맥주가 수입맥주에서 이탈한 편맥족들을 사로잡으면서 대형 제조사 상품 못지않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고 말했다.


손민지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njizzang@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