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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칼럼] 도봉산에서는 도봉산 전체 모습을 보지 못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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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칭칼럼] 도봉산에서는 도봉산 전체 모습을 보지 못한다

류호택 (사)한국코칭연구원 원장
류호택 (사)한국코칭연구원 원장
도봉산에서는 도봉산 모습 전체를 보지 못하지만, 조금 떨어진 수락산에서는 도봉산 모습 전체를 볼 수 있다. 나는 내 모습 전체를 보지 못하지만 다른 사람은 내 모습 전체를 본다. 그것도 사람마다 다르게 보기도 하지만 비슷하게 보기도 한다. 이것이 평판이다. 평판은 권력이 만들기도 하고 명예를 가져다주기도 하지만 때로는 추락의 길로 안내하기도 한다. 주위의 평판을 들어보거나 자신을 되돌아보면서 자신을 성찰하고 겸손하게 다른 사람 말을 경청해야 할 할 필요가 여기에 있다.

'조적조' '추적추'라는 말이 있다. 조국 전 장관의 적은 조국이라는 말이고 추미애 장관의 적은 추미애라는 말을 이렇게 표현한 것이다. 과거에 한 말이나 행동이 자신의 지금 행동과 태도가 다르다는 것을 비꼰 말이다.
어느 사람도 이런 상황이 자신에게 일어나리라 예측하고 행동하긴 힘들다. 어쩌다 보니 직위가 올라간 사람도 있을 것이고 어쩌다 보니 명성을 얻은 사람도 있을 것이다. 갑작스럽게 당황스러운 상황이 자신에게 발생할 수도 있다. 사람은 당황스러운 일을 갑자기 마주하면 지능지수가 급격히 떨어지고 머리가 하얘져 판단력이나 변별력이 떨어짐은 물론 평상시와 다른 행동을 하게 된다. 이런 일은 누구에게나 발생할 수 있다.

그렇다면 이런 상황이 발생했을 때 어떻게 대처하면 좋을까? 이런 일이 발생하지 않기 위해 어떻게 하면 좋을까?

그 해답 중 하나를 최근의 혜민 스님이 제시해 주셨다. '멈추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로 베스트셀러 작가가 된 그는 대중 앞에 많은 통찰과 영감을 준 영향력 있는 사람이다. 최근에 한 방송에 나간 그의 사생활이 논란이 되었다. 무소유를 주장하던 그가 남산이 잘 바라다보이는 삼청동 이층집에서 최신형인 듯한 노트북으로 일을 하고 명상하는 모습이 화제가 되었다. 가뜩이나 집 사기 어렵다는 지금 이런 방송이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린 것이다. 이에 대해 하버드대 선배인 현각 스님은 그를 향해 "속지마! 연예인일 뿐이다. 석가모니의 가르침을 모르는 도둑놈일 뿐이야, 부처님의 가르침을 팔아먹는 기생충일 뿐이야…."라고 비판했다.

이런 비판을 받은 혜민 스님은 즉시 "이번 일로 상처받고 실망하신 모든 분께 참회합니다. 저는 오늘부로 모든 활동을 내려놓고 초심으로 돌아가서 부족했던 저의 모습을 돌아보고 수행자의 본질인 마음공부를 다시 하기로 했습니다."라고 밝혔다. 이런 발표가 있자 곧바로 현각 스님은 혜민스님과 대화를 통해 그의 마음을 잘 이해했고 그의 순수한 마음을 존경한다고 밝히면서 이에 대한 논란은 일단락됐다. 이처럼 자신의 잘못을 될 수 있으면 빨리 솔직히 인정하면 논란을 잠재울 수 있다. 물론 이런 행동 뒤에는 반드시 실천이 뒤따라야 한다.

둘째, 처음부터 높은 지위나 높은 뜻을 이룬 사람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다. 지금처럼 어려운 상황에서 사업을 막 시작해서 올해 매출액 30억 원을 올린 사장을 얼마 전 만났다. 천년기업 리더십 과정에 참여하기도 했던 그는 사업 초기임에도 천년기업가의 입장에서 좋은 회사를 만들겠다고 다짐하면서 기업을 운영하고 있었다. 이처럼 사업을 시작하면서부터 큰 꿈을 이룬 것처럼 생각하고 행동하는 것이 도움이 될 수 있다. 직장을 다니는 사람이라면 자신의 분야에서 최고의 지위에 이미 올랐다고 생각하고 행동하면 된다. 기업이 작거나 자신의 지위가 낮다고 해서 철학까지 작을 필요는 없다. 작은 회사나 낮은 지위일지라도 철학은 세계적인 기업처럼, 큰 사람이 된 것처럼 만들고 행동할 수 있다. 그래야 흔들림 없이 일관성 있는 행동을 하게 된다.

물론, 정치는 다르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정치하는 사람은 철길을 달리는 기차처럼 한번 발을 잘못 들여놓으면 방향을 바꾸거나 원점으로 되돌아가기가 어려우므로 그 길을 달릴 수밖에 없다고 생각할지도 모른다. 하지만 정치도 사람과의 관계이다. 길을 잘못 들어선 기차도 다음 역에서 다시 돌아와서 설정한 목적지를 다시 갈 수 있다는 것 말이다. 특히 정치인이라면 두 명의 전직 대통령이 감옥에 가 있다는 엄연한 사실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어떻든 차분히 자신을 되돌아보거나 다른 사람 말을 경청하고 겸허히 수용하는 자세는 직위나 명성과 관계없이 누구에게나 필요하다. 이런 과정에서 뭔가를 배우고 깨닫고 행동해야 하지 않을까?


류호택 (사)한국코칭연구원 원장('지속가능한 천년기업의 비밀'의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