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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네이버는 포트나이트 메타버스에 대비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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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칼럼] 네이버는 포트나이트 메타버스에 대비해야

김상균 강원대 교수
김상균 강원대 교수
1998년 1월 검색서비스를 시작한 이래 네이버의 확장과 성장은 멈추지 않고 있다. 국내 검색 시장의 3분의 2 정도를 점유하고 있으며, 2019년 국내 이커머스 시장규모가 135조 원이었는데 네이버는 그중 21조 원 정도를 차지하여 이커머스 분야에서도 1위를 차지했다. 또한, 뉴스, TV, 웹툰, 영화, 커뮤니티, 클라우드, 지도 등 끝없이 새로운 서비스를 내놓고 있다.

이런 네이버의 확장에 제동을 걸만한 해외 기업으로 필자는 에픽게임즈를 지목해본다. 에픽게임즈는 배틀로얄 형태의 게임인 포트나이트를 운영하고 있다. 네이버를 포트나이트라는 게임과 비교하는 접근이 의아해 보이겠으나 포트나이트의 최근 행보를 살펴보면 그리 이상한 비교도 아니다.
포트나이트는 3억5000만 명 정도의 사용자를 보유하고 있는데, 게임 공간 안에 게임 이외의 다양한 서비스를 계속 접목하고 있다. 올 4월에는 유명 래퍼 스캇의 3차원 콘서트를 열었고, 10월에는 BTS 뮤직 비디오를 공개했다. 스캇의 콘서트에는 1230만 명 정도가 참여했다. 나이키, 마블 등의 캐릭터 상품을 팔기도 한다. 모두 게임 안에서 벌어지는 일들이다. 그 외에도 사용자들은 다양한 문화 이벤트, 커뮤니티 활동을 게임 안에서 즐기고 있다. 동전 넣고 플레이를 시작해서, 승패를 가리고 헤어지는 게임이 아니다. 포트나이트 사용자들은 그 속에서 함께 놀고, 소통하고, 소비하며, 문화를 만들고 있다. 포트나이트에 뉴스, TV, 웹툰, 이커머스 기능 등이 들어가지 않으리란 보장이 없다.

이제 포트나이트류의 대형 게임들은 일상생활과 분리된 놀이 공간이 아니라, 다양한 일상의 활동을 이어가는 새로운 디지털 세계로 진화하고 있다. 이렇게 현실과는 다른 공간, 시대, 문화적 배경, 등장인물, 사회 제도 등을 디자인해 놓고, 그 속에서 살아가는 세계가 바로 메타버스 가상 세계이다.

포트나이트의 제작사인 에픽게임즈의 CEO 팀 스위니는 포트나이트를 게임 이상의 것으로 만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금은 포트나이트가 게임이지만, 앞으로는 무엇이 될지 모르겠다고 언급했다. 또한, 벤처투자자 매튜 볼은 포트나이트가 다양한 일상생활을 연결하여 담아내는 메타버스로 진화하리라 예측했다.

현대인은 컴퓨터, 태블릿, 랩톱, 스마트폰에 각각 수십 개 이상의 웹사이트 링크, 소프트웨어, 앱을 설치하고, 그 사이를 분주하게 오가며 디지털 환경에서 살아가고 있다. 메타버스화가 가속화되면 사람들은 하나의 메타버스에 접속해서 지금보다 더 오랜 시간을 보내고, 비즈니스, 학습, 일상생활, 놀이 등을 하나의 디지털 세계에서 해결할 것이다. 무언가를 하기 위해 매번 새로운 앱을 켜고, 다른 웹사이트에 접속해서 로그인하는 형태가 아니라, 자신의 아바타를 가지고 단일 메타버스에서 모든 것들을 일상의 삶처럼 단절 없이 이어갈 것이다. 현실 세계 속 삶의 방식이 디지털 세계, 메타버스로 그대로 옮겨지는 셈이다.

유발 하라리가 2015년도에 발표한 <사피엔스>에서 '호모 데우스'를 언급했다. 신이 되려는 인류는 영원한 삶을 살며, 끝없이 행복하고자 한다. 스스로 창조한 신세계에서 스스로 창조한 인공지능 캐릭터와 인간들은 함께 어울려서 지내려 한다. 메타버스라는 새로운 세계를 탐험하고 자신의 부캐로 사람들과 소통하며 현실과는 또 다른 성취감을 맛본다. 현실 정보를 더 편리하고 보기 좋게 옮겨놓은 거울 세계에서 자연스럽게 쇼핑하고 금융서비스를 이용한다.

소리 없는 무역, 경제, 소비 전쟁이 계속 되는 지구 위의 새로운 지구, 디지털 지구에는 아직 우리가 탐험하고 개척해야 할 영역들이 많이 남아있다. 검색, 이커머스, 미디어 등에 관련된 기업들이 메타버스에 주목해야할 이유가 여기에 있다.

김상균 강원대 교수(인지과학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