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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행도 올해 프로야구 마케팅 ‘후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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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은행도 올해 프로야구 마케팅 ‘후끈’

롯데·KIA 성적 연계 상품 우대이자 팀 성적 저조해 ‘없던 일’
‘NC 우승’ 경남은행, 10억원대 지출에도 미소

지방은행들이 지역 연고 프로야구단과 손잡고 관련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지역 연고팀의 성적으로 우대금리 지급을 약속한 지방은행들은 표정이 엇갈렸다. 사진=BNK경남은행이미지 확대보기
지방은행들이 지역 연고 프로야구단과 손잡고 관련 마케팅에 나서고 있다. 지역 연고팀의 성적으로 우대금리 지급을 약속한 지방은행들은 표정이 엇갈렸다. 사진=BNK경남은행
3일 지방은행들에 따르면 올해 프로야구단과 손잡고 마케팅에 적극 나섰지만 지역 연고팀의 성적에 따라 은행들의 표정이 엇갈렸다.

지난해 KBO 리그는 코로나19의 여파로 당초보다 1개월여 지연된 지난해 5월 5일에 시작돼 지난달 24일 한국시리즈 종료로 6개월여의 대장정을 끝냈다.
지난해 KBO 리그는 NC 다이노스가 창단 후 처음으로 페넌트레이스와 한국시리즈를 모두 석권했다.

국내 은행권은 프로야구를 통해 우대금리 지급 상품 판매 등 각종 마케팅에 적극 나섰다. 야구 붐 조성, 각 은행의 브랜드 이미지 제고, 야구를 사랑하는 금융 소비자들의 자산 증식 등에 목적을 두고 마케팅 활동을 진행했다.

영업 지역 내에 프로야구단이 있는 부산은행, 경남은행, 광주은행 등 지방은행에서는 ‘야구 마케팅’이 줄을 이었다. 대구은행은 대구 연고팀 삼성 라이온즈 성적과 연동되는 특판 상품을 매년 판매했지만 지난해에는 팔지 않았다.

광주은행의 ‘KIA 타이거즈 우승기원 예금’은 열성적인 호남지역 KIA 팬들의 성원에 힘입어 출시 2개월 만에 판매 계좌 수가 1만 좌를 돌파했고 예금 판매 한도를 시즌 중 3000억 원으로 늘리며 흥행에 성공했다.

그러나 KIA가 올 시즌 6위에 머무르면서 고객들에게 우대금리가 돌아가는 일은 없었다. 당초 광주은행은 KIA 선수단 내 20승 투수가 나오면 0.1%포인트, 포스트시즌 진출 시 0.2%포인트, 한국시리즈 우승 시 0.2%포인트의 우대금리가 예고됐으나 모두 없던 일이 됐다.

‘한 지붕 두 가족’인 부산은행과 경남은행은 표정이 달랐다. 부산은행은 지난 2007부터 매년 꾸준히 부산 연고팀 롯데 자이언츠 성적을 금융 상품에 결합한 ‘가을야구 정기예금’을 내놨다. 지난해에도 4000억 원이 조기 완판됐고 3000억 원을 추가로 판매했다.
부산은행 가을야구 정기예금은 연 1.15%~1.3%의 기본 이율을 주고 롯데가 포스트시즌에 진출하면 0.1%포인트, 한국시리즈에 우승하면 0.1%포인트의 우대금리를 각각 더 줄 계획이었다. 그러나 롯데의 성적이 7위에 그치면서 이자 지급을 다음 기회로 미루게 됐다.

경남은행도 창원 연고팀 NC 다이노스의 성적과 연동하는 ‘2020 BNK 야구사랑 예·적금’을 내놨다. 기본 이율은 0.75%로 부산은행보다 적었지만 오히려 더 높고 세세한 우대이자 조건을 내걸었다.

포스트시즌 진출, 정규시즌 우승, 한국시리즈 우승 시마다 0.1%포인트의 우대금리를 약속했고 NC 선수가 개인 타이틀 순위에서 3위 안에 들 때 추가 금리 지급을 약속했다. 그 결과 나성범의 홈런 3위, 드류 루친스키의 다승 2위로 각각 0.2%포인트의 금리가 더 생겼다.

NC가 올 시즌 정규시즌 우승과 한국시리즈 우승을 동시 석권하면서 이 예금 고객의 최고 금리는 1.55%로 결정됐다. 예금보다 우대금리 조건이 더 높은 적금 가입자는 우대금리로만 1.7%의 이자를 받게 돼 3년제 적금 고객은 연 2.75%의 가외수입을 건지게 됐다.

경남은행은 이번 NC의 우승으로 10억 1580만 원을 이자로 지출하게 됐다. 지방은행의 여의치 않은 살림 사정을 고려한다면 결코 적은 금액이 아니다. 그러나 단순한 지출보다 브랜드 이미지 상승과 지역경제 활성화 기여 효과를 창출했다는 점을 높이 평가하고 있다.

경남은행 관계자는 “어려운 여건 속에서도 NC 야구단이 좋은 성적을 내면서 지역의 분위기가 한껏 살아났기에 지방 금융회사 입장에서는 뿌듯한 일”이라며 “내년에도 더 좋은 조건으로 지역 야구팬들을 공략할 수 있는 상품을 내놓겠다”고 말했다.


이도희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dohee1948@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