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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유정준 SK 부회장 승진...파이낸셜스토리 추진 가속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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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정호·유정준 SK 부회장 승진...파이낸셜스토리 추진 가속화

수펙스추구협의회 내 거버넌스위원회 신설…여성 임원 7명 신규 선임
'3연임' 조대식....그룹의 파이낸셜 스토리 실행 주도

SK그룹이 '파이낸셜스토리'를 가속화한다.

파이낸셜스토리는 SK그룹 각 계열사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을 기반으로 고객·투자자·시장 등 이해관계자에게 미래 비전과 성장 전략을 제시하고 신뢰와 공감을 쌓는 경영전략을 말한다. 파이낸셜스토리는 최태원 그룹 회장이 강조하는 기업 성장 포트폴리오 가운데 핵심 화두다.
SK그룹은 3일 2021년 임원인사와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또한 기업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기 위해 그룹 최고의사결정기구 '수펙스추구협의회(이하 수펙스)'에 거버넌스위원회도 신설했다.

SK그룹은 이날 오전 수펙스를 열고 각 관계사 이사회를 통해 결정된 임원 인사와 조직 개편 사항을 최종 협의했다고 밝혔다.

주력 관계사 CEO들이 유임하는 가운데, 조대식 SK 수펙스 의장이 의장직을 세번 연임해 SK그룹이 ESG라는 경영 화두 아래 안정적인 전문경영인 체제를 통한 실행력 강화를 선택한 것으로 풀이된다.

수펙스 의장은 이미 직급이 아닌 직책 체계가 보편화된 SK에서는 회장을 보좌하는 최고 자리로 직위 승진 대상이 아니라는 게 SK 관계자 설명이다.

조 SK수펙스 의장은 3연임에 성공해 사장단을 대표하고 회장을 보좌하는 그룹 2인자의 입지를 굳혔다는 평가도 나온다.
조 의장은 지주회사 SK를 투자형 지주회사로 탈바꿈 시켰으며 그룹 차원의 활발한 인수합병과 투자를 통해 바이오와 반도체 소재 등 그룹 미래 성장동력을 발굴하고 성장시켜온 성과를 인정받았다.

이에 따라 향후에도 SK그룹이 ESG 경영을 기반으로 파이낸셜스토리를 본격 추진하는 데 있어 조 의장을 중심으로 한 행보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SK그룹은 SK텔레콤 사장과 유정준 SK E&S 사장을 부회장으로 각각 승진 임명하고 최 회장이 강조해 온 ‘파이낸셜 스토리’ 추진을 본격화하기로 했다.

박정호 SK텔레콤 대표 겸 SK하이닉스 부회장. 사진=sk이미지 확대보기
박정호 SK텔레콤 대표 겸 SK하이닉스 부회장. 사진=sk

이날 인사에서는 두 명의 부회장 승진을 비롯한 사장단 인사가 이뤄졌다. 박정호 SK텔레콤 사장은 SK하이닉스 부회장직을 겸하게 됐다. 이에 따라 정보통신기술(ICT) 전문가 박정호 부회장과 인텔 출신 반도체 전문가 이석희 SK하이닉스 사장의 시너지 경영이 주목된다.

여기에 유정준 SK E&S 사장도 부회장으로 승진했다. 유 부회장은 업계에서 풍부한 경험과 글로벌 감각을 바탕으로 신재생에너지, 에너지솔루션 등 성장 사업을 글로벌 무대에서 마음껏 펼칠 것으로 보인다.

유정준 SK E&S 부회장. 사진= SK
유정준 SK E&S 부회장. 사진= SK

에너지 주력업체 SK E&S는 추형욱 SK주식회사 투자1센터장을 사장으로 선임했다. 1974년생인 추 사장은 소재·에너지 사업 확장 등에 크게 기여한 것으로 알려졌으며 유 부회장과 함께 SK E&S 공동대표를 맡게 된다. 추 사장은 임원에 선임된 지 만 3년 만에 사장 자리에 오르게 됐다. 이는 연공과 무관하게 능력과 성과를 중시하는 SK의 인사 철학이 반영됐다는 평가다.

추형욱 SK E&S 신임 사장 사진=SK그룹 이미지 확대보기
추형욱 SK E&S 신임 사장 사진=SK그룹

SK그룹은 지난해 상무, 전무 등 임원 직급을 폐지하는 등 임원관리제도를 혁신한 바 있다.

이와 함께 염용섭 SK경영경제연구소 소장이 사장으로 승진했다. 염 사장은 지난 2017년부터 경영경제연구소를 이끌어 왔다. 행복경영, 딥 체인지 등 SK의 최근 변화에 밑거름 역할을 해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염용섭 SK경영경제연구소 소장 사진=SK
염용섭 SK경영경제연구소 소장 사진=SK

관계사 CEO들로 구성된 협의체인 수펙스추구협의회에도 변화가 있다.

지배구조 투명성을 높이고 관계사 이사회 중심 경영을 가속화하기 위해 거버넌스위원회를 신설했다. 수펙스추구협의회 자율·책임경영지원단장과 법무지원팀장을 맡고 있는 윤진원 사장이 거버넌스위원장을 맡았다. 또 기존 에너지·화학위원회를 없애고 환경 관련 어젠다를 본격적으로 다룰 환경사업위원회를 신설했다. 환경사업위원장으로는 김준 SK이노베이션 사장이 선임됐다. ICT위원회 위원장은 박정호 부회장이 맡는다.
윤진원 수펙스추구협의회 거버넌스위원장 사진=SK
윤진원 수펙스추구협의회 거버넌스위원장 사진=SK

이밖에 바이오소위원회, 인공지능(AI)소위원회, 디지털 트랜스포메이션(DT)소위원회를 관련 위원회 산하에 운영하며 ESG 문제를 선도해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동시에 바이오, AI, DT 등 미래 먹거리 개발에 박차를 가한다는 방침이다.

이번 인사에서는 신규 선임 103명, 부회장·사장 승진 4명 등 총 107명에 대한 승진 인사가 이뤄졌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등 경영 환경을 고려해 예년보다 신규 선임 규모는 소폭 감소했다. 그러나 바이오와 소재, 배터리 등 신규 성장사업에는 능력 있는 인재를 과감하게 발탁했다고 SK그룹 측은 설명했다.

여성 인재 발탁 기조도 유지했다. 예년과 같은 7명이 신규 선임될 예정이어서 그룹 전체 여성임원 규모 또한 34명으로 늘어난다.

SK그룹 관계자는 “내년 경영환경이 녹록지 않지만 이번 인사가 그간 준비해 온 파이낸셜 스토리를 본격 추진하면서 한 단계 더 도약하기 위한 발판이 되기를 기대한다”며 “SK그룹은 앞으로도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ESG의 세계적인 모범이 되는 글로벌 기업으로 지속 성장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한현주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kamsa0912@g-e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