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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치킨 전쟁'에 가맹점주 등만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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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치킨 전쟁'에 가맹점주 등만 터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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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희진 유통경제부 기자
치킨 프랜차이즈 '넘버2'를 다투는 BBQ와 bhc의 갈등이 끊이지 않으면서 가맹점주의 피해가 우려된다.

최근 ‘BBQ 죽이기’에 박현종 bhc 회장이 관여했다는 의혹이 언론을 통해 보도되면서 업체간 진흙탕 싸움이 계속되고 있다. 지난 2018년 윤홍근 BBQ 회장은 회삿돈으로 자녀 유학비를 사용했다는 언론보도 이후 경찰 수사가 이어지면서 급격하게 이미지가 추락했다. 그런데 해당 보도와 경찰 수사 배후에 경쟁업체인 bhc가 개입해있다는 정황이 드러난 것이다. 두 회사는 현재 언론을 통해 반박의 반박을 거듭하고 있다.
BBQ와 bhc의 갈등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2013년 BBQ의 품에서 나온 bhc는 이듬해 주식매매계약에 따라 BBQ가 넘겨준 가맹점 수 등을 허위기재했다며 국제중재재판소(ICC)에 중재를 신청했다. 이후 두 회사는 수년간 민·형사 소송을 벌이고 있다.

두 회사의 잦은 법정 다툼, 언론과의 소송전 등이 치킨 프랜차이즈 전체에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평가다. 치킨업계는 유난히 경쟁이 치열하다. 수요와 공급도 많아, 오너 리스크라도 발생하면 소비자는 바로 다른 업체로 대체할 수 있다. 갑질 논란, 횡령 의혹 등에 휩싸였던 BBQ는 한때 치킨업계 1위였지만 지난해 기준 교촌치킨, bhc에 밀려 매출 3위로 떨어졌다. 여기에는 2018년 전후로 브랜드 이미지가 망가지면서 선호도가 떨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 제너시스 비비큐(BBQ)의 2018년 매출액은 2300억 원으로 2017년 대비 2.2%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182억 원으로 10.8% 줄었다.

이번 ‘치킨 전쟁’의 결말이 어떻게 나오든 계속되는 소송전으로 한 회사의 이미지 추락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큰 피해를 보는 곳은 가맹점이다. BBQ와 bhc의 가맹점 수는 2019년 기준 각각 1600여 곳, 1400여 곳이다. 수많은 가맹점주들이 브랜드 이미지를 믿고 가맹수수료를 납부하며 생계 목적으로 가맹점을 영위하고 있다. 매출 책임은 가맹점이 지고 있지만, 본사의 이미지 훼손으로 피해를 보게 될 상황이다. 경기 불황으로 프랜차이즈 본사와 가맹점의 상생이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진 지금, 가맹점주를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이 시급하다.


연희진 글로벌이코노믹 기자 miro@g-enews.com